▲ 김대룡 교도 / 금정교당
나는 원기54년 고등학교 2학년 때 서면교당에서 입교했다. 입교할 때의 마음은 그냥 친구 따라 강남간다는 기분이었다. 그런데 학생회를 나가 보니 남녀 학생 100여 명이 모여 학생법회를 보는 것이었다. 더구나 부산교구에서는 큰 교당마다 각각 100여 명씩 학생회 조직이 있었다.

그당시 사회 여건은 남녀 이성교제가 어려울 때라, 남녀학생이 한자리에서 법회를 보고, 교제를 한다는 것이 한편으로는 호기심을, 한편으로는 당시 여자 부교무에게 상당한 호감과 존경을 가짐으로써 교당을 자주 나오고는 하였다. 한마디로 학생들의 놀이 마당이 없을 때였다.

그러나, 지금의 교당은 학생회가 없는 교당이 많아졌다. 학생회가 운영되고 있는 교당도 명맥만 유지하는 경우도 많다. 학생회를 조직하려하여도 협력자가 없는 것이 교화의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

부교무가 배치되어 1년간 열심히 교화한다하더라도, 어린이는 물론 학생 한명 교화하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왜 이럴까 생각하면 모두가 대학 입시가 우선이라 교당을 다닐 수 없단다.

그러나 기독교는 학생 수가 상당히 있다는 것이다. 환경이 다르기 때문이다. 학생을 유입하기 위한 투자와 노력이 부족하다. 학생들이 교당에 와서 공부하고 놀만 한 시설들이 없다는 것이다. 한 마디로 유인책이 없다는 것이다.

교무 혼자 일반법회를 볼려고 하니, 학생들에게 마음이 가겠는가. 더구나 교당 살림이 학생들에게 지원할 형편이 안되지 않는가. 나는 항상 이러한 것을 생각하면 아쉽고 우리들의 노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낀다.

부모들 입장에서 보더라도, 공부할 시간에 교당에 가는 것을 시간 낭비로 보는 견해가 대부분이다.

교도 자녀가 중학교에 들어가면 교당과 멀어지는 것이다. 대학 들어갈 때까지 당분간이라는 구실로 그러나 요즈음 특히 외국어가 차지하는 비중은 학교 생활 중 으뜸으로 생각될 것이다.

여기에서 나는 이렇게 제안하고 싶다. 우리 원불교는 이미 세계주의를 표방하고 세계 여러 나라 각국에 교당을 내고 있다. 이미 글로벌 시대로서의 인프라가 구축된 것이다.

학생이 어학공부를 하기 위해서 어학연수를 간다든가, 배낭여행을 간다든가 하여, 외국인과 직접 접촉하고 그 나라 문화를 배우려고 부단히 노력한다. 더구나 많은 돈을 들여서도 가려고 한다.

방법은 각국 교당과 커뮤니케이션을 만들자는 것이다. 어학공부를 위해서 특히 일요일이나 학생 법회 날에 세계 어느 나라든지 화상을 통하여 친구를 사귀고 문화를 습득하는 청소년의 장을 만들자. 서로 간에 직접 대화하고, 동시에 많은 나라 친구들과 대화가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시차도 있겠지만, 가능하면 시차가 비슷한 나라별로 섹션화시켜 교당에 오면 별도의 학원갈 필요 없이 어학 공부도 겸할 수 있는 놀이 문화를 만들어 주자. 작은 도서관도 겸하여 만들어 주면 더욱 좋고, 원음방송이나, 총부 전산실에서는 이 모습을 항상 녹화하여, 참석 못한 일자의 대화는 언제든지 다시 볼 수 있도록 지원하자는 것이다.

그리고 배낭여행을 가고자할 때에는 해외 교당을 연결시켜 어느 나라에 가더라도, 여행안내나 행정지원, 숙박지원을 실비로 제공하여 원불교만이 가질 수 있는 네트워크를 만들자는 것이다.

아직 내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지 못하지만 전문가가 다시 이것을 연구하여 본다면 좋은 작품이 나오지 않을까 한다. 원불교만이 가질수 있는 좋은 프로그램이 만들어 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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