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와 정전암송으로 '아 하!'

▲ 최우수상 / 반송교당 박여심 교도
석가모니 부처님은 '아함'으로 깨달음을 표현하셨고 우리 대종사님께서는 '아 하!'로 대각 일성을 하셨습니다. 저도 이렇게 대각을 하고 싶습니다. 저는 올해 유·무념을 상반기에는 '좌선'으로 정했고, 하반기에는 '새벽 기도'로 바뀌었습니다.

마음공부 중에 제일 어렵고 유독 안되는 게 있습니다. 바로 '새벽 좌선'입니다. 올해 우리 교당에서는 2월12일부터 50일간 천도기도를 결제했습니다. 새벽에 한 번, 저녁에 한 번, 하루 2번씩 100번을 하기로 정했습니다.

이번 기회에 제대로 좌선을 해보아야겠다는 생각으로 새벽기도를 나갔습니다. 처음 며칠은 비몽사몽간에 일어나 갔고, 일주일이 되니 죽을 지경이었습니다. 기도만 하는 게 아니고 108배까지 하는데, 하루 종일 피곤해서 어디에 가서 눕고 싶고, 자고 싶은 마음뿐…. 괜히 시작했구나, 포기해 버릴까 하다가, 여기서 그만두면 앞으로 어떤 일도 쉽게 놓아버릴 것 같아 용케 버텨서 100번을 무사히 마쳤습니다.

이렇게 50일, 100번을 마치고 나니, 마음에 있어 망념을 쉬고 진성을 나타내는 공부이며, 몸에 있어 화기를 내리게 하고 수기를 오르게 하는 방법이라는 '좌선의 요지'가 딱 맞는 것이었습니다. 몸과 마음이 다 수양되니 아! 이래서 좌선을 강조하는구나, 이래 좋은 것을 왜 진작 안했던가! 천도기도 50일 잡아준 교무님이 고마울 뿐이었습니다.

그러다 4월14일부터는 '100년 성업과 반송교당 신축을 위한 1000일 기도'를 또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당연히 새벽기도 가야 되겠지요? 이제는 50일이 아니고 천 일 동안 기도를 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저는 잠이 참 많은 사람입니다. '잠의 여왕'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을 정도인데 50일 기도후로는 자연히 새벽에 눈이 떠지게 되었습니다. 저는 새벽 4시에 일어나 머리감고 출근 준비를 해서 첫 버스를 타고 교당에 갑니다. 교무님께서는 먼저 좌선을 하고 계십니다. 40분간 좌선을 하고 영주 21독, 기원문, 일원상 서원문, 반야심경, 청정주 21독을 하고 천도법문도 합니다. 그리고 기원문결어, 대적공실, 정전봉독, 마지막으로 아침기도 노래로 끝이 납니다. 마음공부의 종합세트가 바로 새벽기도인 것입니다.

기도 마치고 회사에 도착하면 일등 출근이 됩니다. 그 시간 사무실 참 고요합니다. 뒤에 오는 동료들을 위해 차 마실 준비를 해 놓고 정전공부를 하는데 하루 중 가장 편안하고 행복한 시간입니다.

새벽기도로 시작하는 하루는 충만한 하루가 됩니다. 성취감과 또 무슨 일이나 다 잘 될 것 같은 예감이 드니 짜증이나 화나는 일이 없습니다. 설사 그런 일이 있어도 마음 공부하는 내가 참아야지 하고 지나갑니다.
새벽 기도에 나가면 염불 좌선이 당연히 되고, '신·분·의·성'이 석벽의 외면이 됩니다. '삼학팔조'가 다 포함된 이 새벽기도를 유·무념으로 삼으면 마음공부가 다 되고, 그것도 한꺼번에 되니, 새벽 기도만 꽉 잡아도 성불은 될 것 같아 새벽기도를 유·무념으로 바꾸게 되었습니다.

새벽 기도는 저에게 많은 것을 느끼게 하고 생각하게 해 주었습니다. 작년에 제가 정전을 다 외우겠다고 서원을 세웠습니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무시선과 좌선을 제외하고는 거의 외웠는데 중간에 쉬었더니 전혀 기억이 나지 않고 마구 헷갈렸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다시 시작했습니다. 총서편, 교의편, 수행편을 각각 외워서 검사 받은 것은 쉽게 할 수 있는데, 정전 전체를 한 번에 외우는 것은 무척 힘들지만, 이제 거의 마무리가 돼 가고 있습니다.

정전을 외우면서 크게 깨달은 것이 하나 있습니다. 처음에는 저 혼자 먼저 견성 성불제중 해야지 하면서 정전 외우기를 시작했는데, 새벽기도를 나가면서 좀 늦더라도 함께 공부하며 더불어 많은 사람이 함께해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공부임을 깨달았습니다.

저는 그동안 마음공부가 바빴습니다. 여태까지 가족을 제외하고는 다른 분들을 교화하지 못했습니다. 본인이 마음공부도 안 돼 있고, 교법도 잘 알지 못하고, 깨닫지도 않고 하는 교화가 과연 제대로 되고 뿌리가 내려지겠습니까? 제가 열심히 배우고 부지런히 농사지어서 수확이 많아야만 저를 따르지 않겠습니까?

지금까지 제가 공부한 것들이 원기100년 안에 제 주위의 많은 분들을 대종사님 수첩에 올리는데 큰 밑바탕이 될 것이라 믿으면서, 대정진·대적공하겠습니다.

제목의 '아 하!'는 저의 서원입니다. 감사합니다. 성불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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