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빅데이터'라는 말을 부쩍 많이 쓰고 있다. 해석이 모호해 다양하게 형용사처럼 활용되기도 하지만 규모와 속도, 분석 측면에서 많은 메시지를 던져준다. 전 세계 디지털 정보량은 2년마다 2배씩 증가하고 있다.

이 때문에 빅데이터는 스몰데이터 시대 때에 감당하지 못했던 수많은 데이터들을 활용, 분석하는 기술적 기반으로 발전하고 있는 추세다.

결과적으로 사회 구성원들이 쏟아내는 빅데이터를 분석하는 것은 도시교통, 세금, 강력범죄, 각종 재난대처 등 각 영역에서 정확한 정보를 토대로 예산집행의 효율성과 서비스의 질을 높이자는 데 있다. 기업의 경우는 고객들의 취향과 소비패턴, 경영환경 등을 분석해 이윤을 창출하는 데 활용된다.

반면 스몰데이터는 개인이나 연구기관들이 쏟아낸 연구 자료들로 총체적인 것을 말한다. 이는 우리 곁에 있는 수많은 요구(불만, 불편, 부족, 어려움, 상처 등)을 반영한 연구들이다.

최근 교단 내 연구기관들의 상생적 발전방안을 모색하는 월례발표회가 있었다. 그동안 교단의 연구기관들은 연구소의 고유분야를 연구하는 각개약진을 해왔다. 큰 틀의 연구과제 선정이나 조율이 거의 없었다는 표현이 맞다.

때문에 이번 월례발표는 연구기관들의 통섭적인 관점에서 관심을 받기에 충분했다. 스몰데이터에 바탕한 빅데이터시대로 전진하려는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발표회였다.

문제는 발표회에서 언급했듯이 교단 내 연구기관들을 총괄할 협의체가 없고, 연구실적과 활동을 공유할만한 장이 없다는 것이다. 또한 전문 연구원 발굴 및 양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고, 출가위주의 연구 인력은 한계에 봉착해 있다.

각개약진으로 인해 교단의 장·단기 정책을 공유하지 못했고, 교화현장의 문제점을 면밀히 분석하기에도 역부족이었다.

현재 교단의 연구기관은 정책연구소, 교화연구소와 교육기관 부설 원불교사상연구원(산하 마음인문학연구소, 한국종교문제연구소), 실천교학연구원, 선학연구원 등이 있다. 연구소 숫자와 연구원이 많은 것처럼 보이지만 내용을 들어다보면 고유 연구분야에 집중하는 데도 인력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이름만 있고, 상근연구자가 없는 곳도 있어 연구환경이 열악하다. 하지만 현실만 탓하기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번 논의를 계기로 연구기관들의 총괄협의체 구성 및 활성화와 연초 공동연구과제 선정, 협업의 방향을 모색해 교화발전에 이바지해야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인사와 협업에 있어서도 넘나드는 데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 빅데이터시대에 맞게 스몰데이터를 더욱 내실화하고, 큰 틀의 연구과제 선정과 질 높은 연구협력으로 교단발전을 이끌어 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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