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님이 있어 참 행복합니다'

▲ 호성교당 교도들이 바자회에서 잠깐 시간을 내어 촬영에 임했다.
전주 완산주차장에서 전북교구 바자가 열린 19일. 호성교당 교도들도 보리밥을 지어 바자 품목을 내 놓았다. 갖가지 나물과 잘 퍼진 보리밥에 빨간 고추장을 올린 점심 식사를 제공하느라 여념이 없다.
교도들 중 유난히 활동이 돋보이는 허재천(76) 교도. 여자 교도들의 바쁜 손놀림에 맞춰 허 교도 역시 보리밥을 배달하며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다.

바쁜 점심시간 후 허 교도와 교화단 마음공부와 상시·정기일기 기재, 유무념 대조 공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주변 인연들에게 늘 강조하는 말이 있다"며 "주머니 속 몇 푼 안 되는 돈은 자주 세어 보면서 내 마음이 들고 나는 것은 방치하느냐는 것과 가계부는 기재면서 왜 마음일기는 쓰지 않느냐'는 것이다. 한 가지 더 강조하는 것은 가계부를 쓰면 돈이 절약되듯이 유무념 대조하고 일기 쓰면 내 귀중한 마음보따리가 새어 나가지도 않고 사주팔자 뜯어고치는 계문공부도 저절로 되지 않겠느냐"고 소개했다.

교도 공동 유무념공부 '칭찬하기'

허 교도가 신명나게 공부 분위기를 조성해서였을까. 요즘 호성교당 교도들은 공동 유무념공부를 시작했다. '칭찬하기'다. 즉 '당신이 있어 참 행복합니다'는 말을 해 보자는 것이다. 아내는 남편에게, 남편은 아내에게, 가까운 이웃에게, 함께 사는 가족에게, 교도들간 이 말을 해 보는 것이다.

권세원 교무는 "처음에는 교도들이 '그런 말을 어떻게 하느냐'며 부끄러움을 많이 드러냈다. 그러나 지금은 용기를 내 한 번 해 보니 반응이 좋아 자꾸 자꾸 하게 된다는 말을 한다"며 "나도 덕무님이 '교무님과 함께 살아 참 행복합니다'는 말을 들으니 진심이 느껴졌다. 말로 들을 때와 안 들을 때의 마음이 달랐다"는 체험을 이야기 했다.

교도들 역시도 "남편에게는 이러한 말을 전달하기엔 조금 부끄러움이 생긴다. 하지만 손자에게는 잘 된다"며 "용기를 내 이 말로 칭찬을 하니 집안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는 사례를 밝혔다. 유무념 대조 공부를 어렵게 생각하면 그 어떤 변화도 가져올 수 없다.

권 교무는 "올해는 깊이 있는 공부보다는 '유무념 대조를 하니 좋구나'하는 느낌을 알게 하는 단계이다"며 "가족적인 분위기에서 '칭찬하기'로 각자가 변화를 느끼고 있다. 점차적으로 깊이 있는 공부 분위기를 조성해 나가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법회 후 호성교당 교도들은 자연스럽게 회화를 이어간다. 권 교무는 "우리 교당은 6급지라서 살림이 넉넉하지는 않다. 그런 가운데 다과를 늘 준비한다"며 "다과를 하다 보면 공부하는 이야기로 연결이 된다. 경계를 당해 마음을 돌린 이야기, 유무념 대조를 하는 중 의심나는 사항 등 교도들간 공부이야기가 펼쳐지고 있다. 아마도 허 교도가 상시와 정기일기를 기재하면서 매 순간을 공부심으로 살고 있는 사례를 아낌없이 해 주고 있기 때문이기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 호성교당 허재천 교도와 권세원 교무. 서로 공부이야기를 하며 행복한 교화를 실현해 가는 중이다.
한 사람 공부의 힘

허 교도는 우아교당에 법회 출석을 하다 올해 6월부터 호성교당을 다니고 있다. 그는 교당을 옮긴 이유에 대해 "교리 중 사은이 있다. 처음 교리를 접할 때 사은이 있듯이 나도 평생 네 교당을 다니면서 은혜를 베풀며 작은 힘이라도 교화 활동에 보태질 수 있도록 해야겠다"는 서원을 세운 것이다. 그래서 안천교당 입교 후 인후교당과 우아교당을 거쳐 지금은 호성교당에 출석하고 있다. 인후교당과 우아교당 역시 초창기 교도로 열심히 교화 활동을 한 후 그나마 지역에서 자력을 갖춘 교당이 되자 호성교당으로 옮겨 교화에 힘을 주고 있다. 하지만 그는 교당을 옮겼어도 '계란판 줍기' 봉사활동으로 꾸준히 우아교당을 돕고 있다.

그는 "우리 교당은 몇 안 되는 교도가 법회를 보고 있지만 매주가 교화단의 날이다"며 "법회도 10명 내외, 행사에 참석할 때도 10명으로 가족적인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고 자랑했다. 교당 및 각종 행사에 교도들이 90% 이상 적극적인 활동을 하는 격이다.

경강 준비도 스스로 하는 그는 "교무님이 법회 때 설교를 마친 후 약간의 시간을 내어 감상담 및 경강을 하고 있다"며 "평생기도를 서원하고 진행하고 있다. 기도하며 '무저단하(無抵端下)'의 심법을 연마하고 있다"고 공부 내용을 밝혔다. 교도들 간 가족적인 분위기이기에 한 사람의 공부 열기가 더 빨리 교도들에게 번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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