喜 怒 哀 樂 1

일체가 다 마음의 작용이라 하기도 하고, 삼계가 오직 한 마음에서 비롯되는 것이라 말하기도 한다. 이처럼 마음은 온 천하의 사물들과도 짝할 수 있는 것이다. 그 중 이 마음에서 나오는 첫째의 것이 성질이며 성능이라는 것이다.

그래서성품 '성(性)'이라는 말도 마음에서 나오는 성질, 또는 성능이라고 말할 수 있기 때문에 '심(心)'에서 나오는 것 날'생(生)'이라 붙여 마음이 바탕이며 이 바탕에서 우러나오는 것이라는 뜻으로 쓰고 있는 것이 부처님의 가르침이다.

그러나 똑같이 '심'과 '생'을 붙여 마음이 나오는 근본자리를 '성(性)'이라 하여 오히려 성이 먼저요, 그 성에서 선심이니 악심이니 하는 마음이 나온다고 보는 것이 대체로 유교적인 입장이 된다. 그러니 유교에서는 성이 먼저이며, 심이 그 다음이라 여겼다.

그러나 여기에서는 "일체가 오직 마음이 지어 만든 것(一切唯心造)"이라는 부처님의 법에 따라 마음을 모든 것의 근본이라는 점을 따라 이야기를 풀어 보기로 한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性'이란 본디 천연적인 순결한 마음에서 나오는 성질을 말한다.

게다가 그런 성질에서 울어져 나오는 것을 일러 우리는 '정(情)'이라 하여 '성'과 '정'을 함께 합쳐 '성정'이라는 말을 자주 쓴다. 그렇다면 성과 정은 어떻게 다른 것인가? '정'이란 것도 '심'에서 나오는 것만은 틀림이 없다.

그래서 '심'에 '청(靑)'을 합친 것이 '정(情)'이다. 여기에서 푸를'청(靑)'이란 무슨 뜻인가? 다름이 아니라 '단(丹)'에 날'생(生)'을 붙여 만든 글자가 바로 '청(靑)'이니 갱굴 깊숙이 든 수은과 같은 귀중한 광물을 안에서 밖으로 캐내어 이를 가열하면 푸른색이 나기로 '청이라 하였다.

그렇기로 마음속 깊이 박혀 있던 '성질'을 꺼내어 이를 가열시키면 반드시 나오는 것이 바로 '정'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똑같은 마음에서 나오는 것이 '성'도 되도 '정'도 되는 것이기 때문에 '심'을 연구함에 있어서는 반드시 '심성정'을 합쳐 연구하는 것이 일반적인 상례다.

즉 '심'과 '성'과 '정'을 한데 묶어 논하면 '심'은 '성정'을 거느리는 바탕이며, '성'은 '심'에서 울어 나오는 성질을 말하며, '정'이란 '성'에서 갈라져 나온 것이라, 본디에는 긍정도 부정도 없는 마음 바탕에서 삶을 살다보면 긍정적인 성질로도 부정적인 성질로도 바꿔지는 것이다. 그리고 긍정적인 성질로 길이 든 사람들은 똑같은 사물을 대해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함과 동시에 밝은 감정으로 대하고, 부정적인 성질로 길들여진 사람들은 대개의 경우 부정적인 평가를 함과 동시에 사물을 대하는 태도 또한 어두운 감정으로 받아 드리기 마련이다.

왜 긍정적인 태도와 부정적인 태도로 달라지는 것인가? 그것은 대개 내 마음이 주로 어떤 바탕의 사물을 대하느냐에 따라 서로 긍정과 부정으로 달라지는 것이다.

가령 사람이 살아가는 동안에 장애를 많이 겪게 되면 자연히 부정적으로 될 수 있고, 순탄한 길을 걸어온 사람은 그 사람의 경험이 순탄하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길들어 갈 따름이다.

<문역연구회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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