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제국 원무 / 여수교당
나를 바라 볼 수 있음은 참 다행스런 일이다. 지난 시간 스승님과 동지, 고마운 인연들의 도움으로 이만큼 이라도 올바른 신앙길에 접어들 수 있었던 것은 큰 보람이라고 생각된다.

공직에서 남은 기간은 4년여다. 그 남은 공직에서의 생활을 공직 이후의 시간에 대한 준비 기간으로 삼겠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다.

원기91년 7월 배내청소년훈련원에서 좌산상사께서 주신 말씀을 회상해 봤다. 지금까지 실천의 힘이 부족했었다. 그런데 지금은 그 힘이 느껴진다.

다음 세 가지를 실천하면 무서운 힘이 길러진다 하셨다. '일과를 지키면 행동의 통제력이 생기고, 좌선을 잘하면 사고의 통제력이 생기며, 유념을 잘 기울여 나가면 일상생활의 역량이 달라진다.' 나의 나태함과 어리석음을 고치기 위해서 늘상 새기는 법문이다.

이제 주변에서 내가 원불교인이고 여수교당에서의 역할을 알아보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외부의 시선들이 엄청난 통제의 힘으로 느껴진다. 그만큼 공·사 생활에서 신앙인의 자세로 살아야 할 당위성이 커졌다. 많은 부담이 있음도 분명하지만 이것은 행복한 고민이라는 생각이다. 다소 부담스럽게 느껴지는 이런 통제가 기분 좋게 여겨 지고 실천해가는 기쁨도 있다.

그래서 지난 2월에 결혼한 큰아들의 결혼식에서 약속한 바가 있다. "떳떳한 아버지가 되겠으니, 자랑스런 아들이 되어다오"였다. 중요한 것은 내가 실천하지 않고서는 어느 누구도 설득할 수 없다는 점이다. 그것이 교화의 힘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외부시선과 지난 행적에 대한 평가에 따라서 나의 말과 행동에 대한 신뢰가 형성되는 것이다. 이것은 두려운 일이다. 나에 대한 신뢰가 없고서야 어찌 내가 보내는 편지 한 장, 내 말이 공감대가 형성되고 내가 '원불교의 창'으로서의 역할을 한다 할 수 있겠는가? 이것이 내 큰 고민이다.

원무로서 역할에 임한지 8년여가 되어간다. 그동안 엄청난 변화가 있었다. 가장 큰 변화는 바른 신앙길에 접어든 것이다. 그 변화로 인해 어설프게 살아왔던 내 생활에 신앙인으로서 기준이 생겼고 공직을 바르게 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서툴고 부족함 많은 사람이다. 늘 조심하면서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만나는 모든 인연과 모든 일에 정성을 다해 불공해야 하는 이유이다. 교당에서는 교무님의 보좌불이 되어 교화대불공의 결실이 맺어지도록 해야겠다. 나와 가족 그리고 모두에게 언제나 떳떳한 사람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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