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성 교정원장
기성종단과 차별성 제시해야

국정원의 대선개입과 관련한 현 정치상황에 대한 이웃종교들의 시국선언이 잇따르는 가운데 원불교 사회개벽교무단에서도 11월29일 중앙총부 정문에서 시국선언을 한 바 있다.

이에 따라 2일 남궁성 교정원장은 중앙총부 임직원 아침조회 시 사회개벽교무단의 시국선언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남궁 교정원장은 발표문 형식을 통해 "시국선언과 관련하여 600여명 교무들의 서명은 사실과 다르다"고 전제한 뒤 "우리나라는 대종사님과 정산종사님 등 새부처님이 다녀가신 복조있는 나라이다. 그러니 중도를 잡아야 한다. 영생을 두고 하는 일이니 길게 잡고 가자"는 대산종사의 법문을 인용해 말문을 열었다.

그는 "사회참여의 정당성은 필요에 따라 할 수 있으나, 그 방법은 원만해야 하며 두루두루 다양한 계층과 집단의 목소리를 포함해야 한다"며 사회개벽교무단의 시국선언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수행자요 신앙인인 만큼 세상과 사회를 향한 기도는 진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임의단체인 사회개벽교무단의 시국선언은 교단의 공식적인 입장이 아님을 분명히 하고 만약 교무단들의 입장이 교단의 입장인 것처럼 전달된다면 시정되어야 할 책임도 있다"고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또한 그는 "교도 중에는 진보·보수, 여·야당 지지가 다른 만큼 종교지도자는 언제나 중도를 잡아야 한다"고 전제하고 "시국을 바라 볼 때에도 사실에 대한 정확한 알림과 교리에 바탕한 사회참여의 내용을 담아내는 것이 종교의 역할이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정치와 종교는 엄부(嚴父)와 자모(慈母)의 관계로 그 역할과 실천양식에도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남궁 교정원장은 "교단은 현실적으로 사회 참여의 방향을 기성종단과 차별성을 가지고 주체적으로 정의와 평등사회 구현을 위한 새로운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는 신중론을 내비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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