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한국사업단 학술대회
원광대·강원대·전남대 연합

▲ 전남대 최유준 교수가 감정자본주의와 사랑노래의 논문을 발표하고 있다.
'마음·치유·사랑'을 주제로한 인문한국사업단 연합학술대회가 원광대학교에서 열려 인문학적인 지평을 넓히는 계기를 마련했다.

6일 숭산기념관에서 진행된 제5회 원광대, 강원대, 전남대 인문한국사업단 연합학술대회는 3개 연구소 공동연구 기반을 위한 간담회와 공동연구 주제탐색, 연구자 교류 방안을 모색하는 동시에 대학별 연구주제에 맞게 논문이 발표됐다.

전남대 호남학연구원의 최유준(사진) 교수는 '감정자본주의와 사랑노래'를 주제로, 감정의 여러 범주 가운데서 사랑에 초점을 맞췄고, 이어 한국의 대중음악의 영역에서 사랑이 다뤄지는 방식에 주목했다.

최 교수는 에바 일루즈의 '감정 자본주의'를 토대로 한국의 대중음악을 분석하면서 '차가운 친밀성'을 부각시켰다. 일루즈의 감정 자본주의는 여러 감정 문화들을 재배치하면서, 한편으로는 경제적 자아를 감정적으로 만들었고, 다른 한편으로 감정들을 좀 더 도구적 행위에 종속되게 만든다는 이론이다.

최 교수는 거대한 전환-1990년대 이후 한국 대중음악의 물적 토대 변화와 박진영, 싸이, 그리고 걸그룹-섹스 혁명과 상상력의 제도화의 소주제로 '차가운 친밀성'을 들이댔다.

그는 "감정 자본주의에서 상상력으로 무장한 문화는 인간이 무엇을 어떻게 요구해야 하는지 일종의 원본을 제시하며 우리로 하여금 이를 따르라고 강요한다"며 "상상력의 제도화에 대한 저항은 욕망에 충실한 자유라는 가치가 심리학적 조건에 갇혀있지 않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도가의 수양론과 마음치유'를 주제로 발표한 원광대 마음인문학연구소의 박승현 교수는 "도가의 수양과 실천은 '자기극복'에서 출발한다"고 말한 뒤 "노자는 천지가 온전함을 오래 보전할 수 있는 것은 스스로만을 위하여 살려고 하지않는 '불자생(不自生)'하기 때문이다. 도의 실천공부는 바로 '비움(損)'에서 시작된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도가철학의 궁극적인 목적은 '자유로운 삶'을 획득하는데 두고, 이에 대한 추구는 유한하고 제한된 인간의 삶 속에서 어떻게 완전한 자유를 확보해 내느냐의 문제"라며 "이런 자유에 도달하기 위해 '무위자연'의 개념을 내세운다. 도가가 제기하는 '무위자연'의 관념은 구체적인 역사적 배경과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고 말했다. 무위의 개념이 불합리한 현실에 대한 심각한 반성과 강력한 현실비판을 토대로 제기된 개념이라고 덧붙였다.

강원대 인문과학연구소의 최병욱 교수는 '동아시아 전통사회의 마음건강과 인문치유' 논문에서 "동아시아 전통시대의 마음건강의 표준은 이상적인 인격이 완성된 인간의 모습"이라며 "이런 표준을 현재에서 그대로 따르는 것이 올바른 마음건강의 모습이라고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최 교수는 "동아시아 전통문화는 사람과 사람, 사람과 사회의 관계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개인의 독립된 인격이나 주체성을 소홀히 하는 경향이 있다"며 "개인의 문화가 없고, 나는 '사회의 나'이고 '타인의 나'이다. 지나치게 사회 및 타인에 비추어 자기를 평가했다. 전통사회에서 마음건강의 근본은 관계의 조화에 있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런 관계의 조화는 개인 주체성의 희생으로 이뤄졌다고 덧붙였다.

마음건강을 위해서는 인생의 전반기는 전통사회의 관계에 초점을 맞추고, 후반기에는 개인의 문제에 초점을 맞춰 인문학적인 접근을 해야 한다고 최 교수는 강조했다.

이밖에 원광대 김미령 교수의 '심신관계론과 마음치유', 강원대 유건상 교수의 '예이츠의 사랑시에 나타난 절망과 치유', 전남대 정명중 교수의 '사랑과 공동체'가 발표돼 관심을 끌었다.

연구발표에 앞서 이성전 원광대 부총장의 환영사가 있었고, 한창민 마음인문학연구소장과 김남연 인문과학연구소장, 김신중 호남학연구원장이 각 연구소를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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