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생과 봉사로 성직의 길 수행

여러분 반갑습니다!

"오늘 출가식을 하시는 여러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아울러 오늘 출가식에 함께 하셔서 아낌없이 축하를 해주실 경산 종법사님과 내외 귀빈 여러분, 재가 출가 여러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출가식을 거행하기까지 정신, 육신, 물질로 아낌없는 지도와 격려와 사랑을 주신 존경하는 부모님들과 추천해주시고 인도해주신 교무님들에게 더욱 감사의 마음을 올립니다.

우리 교단은 전무후무한 새 시대의 새종교입니다. 대종사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그대들이여! 시대가 비록 천만번 순환하나 이 같은 기회 만나기가 어렵거늘 그대들은 다행히 만났다"라고 하셨습니다.

우리는 다행히 만났습니다. 대종사님의 깨달음으로 새 하늘은 열렸습니다. 새 시대를 향도해 나아갈 인재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에서 오늘의 출가식은 더욱 의미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세상 사람들은 오직 자신과 가정만을 위하여 살아가는데 출가식을 하시는 교무님들은 대종사님의 개교의 이념인 '파란고해의 일체 생령을 광대무량한 낙원'으로 인도하기 위해 성스러운 출가식을 하고 있습니다.

출가(出家), 아무나 할 수 없습니다. 출가의 두 글자에는 평탄한 삶보다 나누는 사랑, 희생과 봉사, 인고와 아픔, 때론 외로움이라는 단어가 담겨 있습니다.

이 모든 상황을 달게 받으며 한길로 나아갈 때 여러분들의 삶은 성스러운 빛으로 거듭날 것입니다.

흔히 출가에는 세 가지 의미가 있다고 합니다. 첫째는 세속의 집을 나서는 것이요, 둘째는 색·수·상·행·식, 즉 오온(五蘊)의 집을 나서는 것이요, 셋째는 불과를 증득하는 것이니 삼계의 집을 나서는 것이라고 합니다.

오늘, 출가자들의 삶을 다시 한번 축하드리며 출가도 하지 못한 제가 여러분보다 이 법을 조금 더 일찍 만났다는 이유로 감히 몇 말씀 드리겠습니다.

하나, 마이웨이(My Way), 오직 한길로 나아가세요. 올바른 선택이라고 믿고 출가를 하셨으니, 이제 옆도 뒤도 돌아보지 마시고 순일한 마음으로 오직 앞만 보고 가십시오.

교무님들의 앞에는 기쁜 일도 많이 있지만 슬픔과 괴로움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이 많을 것입니다. 그들의 손을 잡아 주십시오,

일생동안 천수천안의 자비불이 되어주신다면 법신불사은의 가없는 축복이 항상 함께하시고 여러분들이 가시는 곳은 '한없이 맑고 청정한 세상(無量淸淨土) 연꽃처럼 아름다운 세상(蓮華藏世界)'이 될 것입니다. 행여, 주위에서 나를 유혹하는 부귀영화나 시비이해는 다 풀잎에 맺힌 아침 이슬입니다.

둘, 마음에 걸림 없이 멋지게 사시기 바랍니다. 여기까지 오셔서 세속적인 멋을 추구하는 건 허망한 일입니다. 자신이나 교단이나 사랑하는 부모님에게 너무나 슬픈 일입니다. 언제나 마음의 참 멋을 추구하며 진리를 탐구하며 그 가운데에서 천상락을 수용하시기 바랍니다.

진묵대사께서는 "하늘을 이불삼고, 땅을 자리삼고, 산을 베개 삼고 달을 촛불 삼고, 구름을 병풍삼아, 한바탕 일어나 춤을 추니 옷소매가 곤륜산에 걸릴까 걱정이로다" 라는 초연한 시가 있습니다.

'천금지석산위침(天衾地席山爲枕)월촉운병해작준(月燭雲屛海作樽) 대취거연잉기무(大醉居然仍起舞)각혐장수괘곤륜(却嫌長袖掛崑崙)'

교무님들, 오늘 출가식을 하기까지 어려움이 많았을 것입니다. 가족, 친지, 친구들이 찬성만 했겠습니까? 그래서 더 멋지게 살아야 한다는 겁니다.

셋, 혼자만의 고독을 즐길 줄 아시기 바랍니다.
참 고독은 즐길 줄 아는 사람은 참으로 멋진 삶을 사시는 겁니다. 참된 고독, 침묵 속에서는 향기로운 꽃이 피어납니다.

제가 경산 종법사님의 〈작은 창에 달빛 가득하니〉라는 산문집을 보니 '소창 다명 사아 구좌(小窓多明使我久坐)''작은 창에 밝음이 가득하니 나로 하여금 오래 앉아 있도록 한다' 라는 글을 읽었습니다. 이것이 수도인의 멋입니다. 거기에 앉아서 마음을 바라보고, 책을 읽고, 참회와 기도를 하고, 얼마나 멋진 수도인의 생활입니까? 저도 할 수 있다면 그렇게 살고 싶습니다.

여러분! 여러분들의 오늘은 여러분들과 부모님의 눈물이 이루어낸 산 역사입니다. 자녀들이 평범한 삶을 버리고 출가를 한다, 이건 본인에게도 쉬운 결단이 아니었고 부모님과 가족들에게는 안타까움이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오늘을 계기로 부모님들께서도 함께 마음의 출가를 하십시오. 그래서 자녀들 가는 길에 등불이 되어주시면 그 복은 무궁무진 할 것이며 자녀들에게 큰 힘이 될 것입니다.

"
오직 한길로 나아가는 삶

마음에 걸림 없는 삶

참 고독을 즐기는 멋진 삶

"


오늘 출가식을 하시는 여러분! 이제부터 아주 대단하신 성직자가 되시는 겁니다. 성직자는 아무나 되는 것이 아닙니다.

하늘에서 내려준 사람만이 가능합니다. 법신불사은께서 선택해주신 분들만 가능한 것입니다. 여러분들에게 오늘은 새로 태어나시는 날이고 제2의 인생이 시작되는 성스러운 날입니다.

제가 생각할 때, 성직자들은 인생의 계산법을 몰라야합니다. 계산법을 알면 이미 문제의 싹은 그 안에서 자라게 되고 때론 일생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습니다. 언제나 정체여여한 마음으로, 오직 교단을 믿고 스승님들을 믿고 바람이 되라시면 바람이 되고, 구름이 되라시면 구름이 되고, 돌이 되라시면 돌이 될 때 교무님들의 진가는 드러나고 스승님들과 부모님들에게 대효가 될 것입니다.

여러분! 이 거친 사바세계를 누가 구원하겠습니까? 바로 여러분들이십니다. 부디, 세계를 구원하시고, 교단과 스승님들에게 대보은하시고, 부모님들에게 효자 효녀가 되시길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다시 한 번 오늘 출가식을 진심으로 축하드리며 교무님들의 앞날에 법신불 사은님의 은혜와 축복이 무량하시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중앙교의회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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