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은 갑오년, 말의 해다.

말은 기마문화의 중심에 있는 동물이다. 옛날에는 말이 전투에서 탱크와 같은 역할을 했다. 장수나 임금 등 중요인물만 탈 수 있었다. 몽고민족이 대표적 사례다.

옛날 박혁거세의 탄생 신화에서 백마가 알을 수호하고 있었다는 것도 좋은 예다. 이야기에 등장하는 의마총도 같은 의미를 담고 있다.

임진왜란때 주인 장수가 죽자 주검을 물고 집까지 데려왔다. 그 공로로 그 말이 죽자 말 무덤을 만들어 '의마총'이라 했다. 캄캄한 밤 중 길을 헤맬 때 늙은 말을 앞세우면 방향을 제대로 찾는다는 것이다.

속담에 '말 고리에 붙은 파리 천리를 간다', '말꼬리에 붙은 파리다', '천리마'란 말도 있다. 멀리 잘 달린다는 뜻도 있지만 독려의 뜻을 지닌 강행군의 독려 구호로도 쓰인다.

말이 잡귀를 쫓아낼 수 있는 벽사능력을 지니고 있어 마을의 수호신 대접도 받았다. 고구려 대무신왕 때 '거루'라는 말이 도망쳤다가 1백 마리의 말을 데리고 온 일이 있어 '거루신마'라는 기록도 남겼다.

어쨌든 내년은 말의 해다. 빨리 달리는 말처럼 서둘기보단 의미를 지닌 풍요로움이 가득한 해로 만들자.

인생은 새옹지마라 했다. '시작이 반이다', '시작이 좋아야 끝도 좋다' 또 '끝이 좋아야 시작도 좋다' 매사에 '유종의 미'를 강조한 경구다. 좋은 일은 서둘러 시행하고 궂은 일은 말자. 특히 포상은 서둘고 징계는 늦추자.

계사년 마지막 달이다. 반성하고 새해의 꿈도 세우자. 변화 없는 삶이란 허망하다. 시간과 세월은 쓰기에 따라 속도가 다르다. 충만하고 흥미로운 삶은 시간에 무게와 폭과 부피를 준다고 한다.

중국 상나라 탕왕은 청동 세숫대야에 '일일신 우일신' 매일 세수할 때마다 이 글귀로 마음을 새롭게 했다고 한다.

일상에 큰 획을 그어주는 새해가 없다면 어제처럼 또 허망하게 가고 말 것이다.

<신마산교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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