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도순 교도 / 원남교당
원불교를 다니는 청년들과 다니지 않는 청년들이 뭐가 다른가? 청년 교화에 대해 고민을 하면서 들었던 생각이다. 마치 몸 만들고 살 빼러 가는 헬스장에서 실제로 변화한 사람이 없는 광경을 보는 것 같았다. 왜 이럴까 생각을 해보니, 교화를 어렵게 하는 시대적 요인들도 있지만, 우리들 자신에 더 큰 요인들이 보였다. 청년 교화는 쉽게 한 방에 해결할 수 없는 것이지만, 우리가 바꿀 수 있는 것들 위주로 생각을 집중해보았다.

가장 먼저는 제생의세의 근본정신을 청년회에서 찾아보기가 힘들었다. 원불교는 무엇을 하는 곳이냐 물어보면 몇 명이나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있을까? 각자의 삶을 변화시키고 우리가 몸담은 사회를 발전시키는 노력을 하는 부처의 삶이 우리 원불교의 본질이 아닐까? 지금 대다수의 청년들의 목표는 마음의 위안 그 이상으로 넘어가지 않고 있다.

그 이상을 제시해주는 사람이 없다. 공부와 수행을 통한 새로운 삶을 몸소 보여주는 청년이 드물고, 교당에서도 이런 방향으로 사람들을 이끌어가지 않고 있다. 그래서 변화가 필요하다. 마음이 편안해지는 청년회를 만들면 몇 년이 지나도 그저 마음이 편안하고 싶은 사람들이 모인다. 삶에 도움이 되고 변화를 주는 청년회를 만들면 자신의 삶을 변화시키고 싶은 사람들이 모인다. 왜 이렇게 더 가능성 있는 사람들이 흥미를 잃게 하는 교화를 하는가? 당장 청년들이 오지 않을까봐 두려워 말고 이 소극적인 모습을 과감히 탈피해야 한다. 청년과 교무 모두가 몸소 보여주기로 결심해야 한다.

공부를 통해 실제 변화가 일어나는 청년회를 만들면 더 이상 바쁘면 결석하는 취미생활 같은 법회가 아니라 내가 더 성공하고 더 사회에서 환영받는 인재가 되기 위해 없는 시간도 만들어서 오는 법회가 될 것이다.

앞의 내용이 방향과 분위기 전환의 이야기였다면 다음은 청년회에서 실행했으면 하는 몇 가지를 이야기하고 싶다.

첫째는 자기가 나름 공부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청년들은 먼저 자신을 객관적으로 살펴보고, 내가 어디 쯤 와 있는지 봐야 한다. 법위등급에 대조해보면 나는 특신급인가, 아니면 다른 사람들과 별반 다를 게 없는가? 그리고는 앞으로 갈 방향을 생각해본다.

나를 살리고 세상을 살리는 제생의세의 일꾼이 될 것인가, 아니면 즐거운 것만 찾으며 계속 사은의 은혜를 받기만 하는 중생의 삶을 살 것인가? 지금까지의 나와 미래의 나를 머릿속에 그려보았으면 이제는 몇 달, 몇 년 안에 공부로써 내 능력을 얼마큼 키우고, 어떤 일을 해서 꿈을 이루어 갈 것인지 마음을 정(定)하고 실천으로 옮기자. 청년회장이라면 이것으로부터 교화력이 나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두 번째는 정기 훈련이다. 최소 2박 3일 이상의 심도 있는 훈련을 통해 나의 사고방식과 생활을 개조하는 작업을 매년 한두 번씩 해야 한다.

훈련과 수행은 출가자만 하라고 만들어 놓은 것이 아니라 모두가 이를 통해 변화를 하라고 만들어 놓은 것이다. 나는 정기 훈련을 통해 세상에 대한 인식과 내 습관에 많은 변화를 이루었다.

마지막으로는 교화를 할 때에 과거 모든 스승들과 마음을 함께 하는 것이다. 대종사, 정산종사, 대산종사와 같은 큰 부처님의 뜻을 계승 받아서 실행한다는 마음가짐은 내게 항상 표준이 될 뿐만 아니라 혼자가 아니라는 큰 힘이 되어준다.

이렇게 근본이 탄탄한 자신교화와 청년회 교화가 원기100년까지 하나의 물꼬를 트기를 간절히 염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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