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산종사가 원기66년 5월에 말한 어릴 적 일화이다.

"어려서 서당에 갈 때 있었던 일을 선 법사님(정산 종사) 계실 때 사뢰어 볼 것인데 못 사뢰어 봤다. 낮에 밥을 먹으러 가는데 어떤 스님 한 분이 바랑을 짊어지고 오니까 50명의 애들이 떼를 지어 '중중 까까중, 칠월에 번개중'이라고 했다. 그러다가 한 놈이 와서 이러면 바랑을 졌으니 달음질할 수 있겠느냐! 그놈 잡으려면 저놈이 와서 또 '중중 까까중' 그러면 다시 저리 쫓아가면 또 이놈이 그러고 50여 명이 그러니 50여 명을 어쩔 것이냐.

그 이튿날 밥을 먹고 일찍 서당에 가자 어제 한나절 사방에서 애들이 집적거려 혼이 났던 스님이 서당에 오더니 '어제 날 혼낸 놈이 어디 있냐!'고 하며 막 하는데 절하는 스님만 보다가 무서운 스님을 봐서 나는 그냥 변소로 들어가서 문을 딱 닫고 있었다. 그 스님이 내가 들어간 줄은 모르지.

한참을 혼내는데 애들이 오다 보니 그 스님이 와서 야단하니 다 도망가 버리거든. 그래서 나중에는 스님도 저렇게 고준한 스님도 계시는가 보다 느꼈었다.

우리 할머니가 불경을 많이 보기 때문에 할머니한테 그 얘기를 했더니 "옳지 야! 도인인가 보다. 도인 같으면 산도 옮기고 물도 옮기고 바다도 가를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하셨다. 그래서 스님도 저렇게 고준한 스님이 있는가 보다고 느꼈다.

생불님 만나러 만덕암으로

비단장수하는 삼타원 최도화가 대산종사(영호)의 집에 자주 드나들며 영호의 할머니인 현타원 노덕송옥에게 생불님을 뵈러가자고 하자, 영호가 궁금해 물었다.

"아지마씨, 생불님은 어떤 분잉겨?"
"부처님은 천만 사람들이 바라는 소원을 다 들어주시는 어른이제."
"그라요? 그럼 지 소원도 들어 주겠네요?"
"들어 주다마다!"

"지는요, 다른 것보다도 이 세상이 싸우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만일 싸우는 나라가 있으면 싸우지 못하도록 꽝하고 쏠 대포를 만들었으면 쓰겠어요."

그러자 비단장수가 깜짝 반가워하며 영호 손을 잡았다.

영호는 할머니를 따라 만덕산 산제당에 가서 대종사를 만났으나 대포 만드는 기술에 대하여 여쭈어 보지 못했다. 그 후 사람들이 영호를 보면 '김 대포'라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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