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곽정은 교도 / 궁동교당
다사다난했던 2013년 계사년의 한 해가 가고 2014년 갑오년이 시작되었다. 언제나 그렇듯 뒤돌아보면 아쉬움과 후회가 남게 되는데 그래서 새롭게 맞이하는 한 해는 더 잘살아보겠노라고 다짐을 한다.

2014년 계사년은 십간(十干)의 하나인 '갑' 은 푸른색을, 십이지(十二支)의 하나인 '오' 는 말을 뜻하므로 '푸른 말', 즉 청마(靑馬)의 해이다. 예로부터 동물은 사람과 더불어 살아가는 친근한 존재로 여겨져 왔는데 특히 말은 온 몸을 다 내어 주는 동물이다. 살아있을 때는 승마와 역마 등의 교통과 통신, 전마와 기마 등의 군사 및 농경과 수렵 등에 이용됐으며, 죽어서는 말갈기는 갓으로, 또는 여성들의 가방을 만들 때 사용되며 말가죽은 신발과 주머니로, 말 힘줄은 활로, 말똥은 마분지의 원료와 땔감과 거름으로, 말고기는 식량으로 사용됨으로써 제 몸을 내어 준다.

이렇듯 우리들에게 온 몸을 내어주는 말의 특성을 살펴보면 다른 동물과 달리 행동이 적극적이며 진취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성격이 온순한 편이지만 때에 따라선 매우 활발한 성질을 갖고 있다. 말 중에서도 청마는 서양에서는 행운을 가져다 주는 유니콘으로, 동양에서는 목의 기운을 가지고 있는데 말은 12지의 일곱 번째 동물로서 경오(庚午), 임오(壬午), 갑오(甲午) , 병오(丙午), 무오(戊午) 등으로 순행하며, 시각으로 오전 11시에서 오후 1시, 방향으로는 정남(正南), 달로는 음력 5월에 해당한다. 그래서 투자자들은 갑오년 '청말띠 해'에 증권시장의 상승 질주를 간절히 기대한다고 한다.

2014년 갑오에는 사람과의 교감을 잘해 의사소통이 원활한 말처럼 우리 모두가 긍정적인 교감으로 개인적, 사회적으로 특히 종교적으로 진취적이고 발전을 가져올 수 있는 한 해가 되어야겠다. 은혜로운 기운으로 세상을 비춰야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허용범위 안에서 개방적이고 때로는 앞서나가야 한다. 몸과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공간을 필요로 하는 현대인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종교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깊이 고민해야 한다. 우리 교단의 아쉬운 점이라고도 말할 수 있는데 때로는 주위를 돌아보며 현실을 직시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근래 들어 어느 사찰을 가든 맘 놓고 들어가 차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고 쉴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된 곳이 많아지고 있다. 이는 사찰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은 아니다. 이처럼 종교계에 무인 찻집이 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요즘은 일반인들도 무인 찻집을 운영하는 사람들이 생겨나고 있다고 하는데 제주도의 한 무인카페는 그 고장사람들 뿐 아니라 관광객들까지도 찾는 명소가 되고 있다는 소식을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통해 알고 있을 것이다. 이 뿐이 아니다. 종교의 틀 안에서 다양한 문화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일반인들과 소통하고 있다. 문제는 어렵다고 생각하는데 있다고 보는데 교당에서부터 시작한다면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다. 교화가 어렵다고 생각할 게 아니라 자연스레 녹아드는 그런 교화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종교의 역할은 우리 삶을 풍요롭고 아름답고 따뜻하게 가꾸는 문화를 만들어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모든 인연이 상생의 인연이 되도록 해야 하며, 타인에 의지하는 삶을 영위하려한다거나 나로 인해 괴로움을 당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또한 자신에 대한 자신감과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 한 분야에서 큰 꿈을 가지고 매진할 때 좋은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구체적인 삶의 로드맵(road map)을 작성하고 나아가 수시로 점검하고 수정해 나가야 한다. 개인의 행복한 삶은 우리 사회를 행복한 사회로 만들 것이며 은혜로운 사회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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