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전신결핵으로 생사를 넘나드는 수많은 고비를 넘기신 이법은 강원교구장과 4개월 여 만에 통화가 가능해졌다.

날마다 문답감정을 하며 살다가 문답이 끊기니 참으로 답답하기 그지없다가 가뭄에 단비를 맞은 것만큼이나 속이 후련해짐을 느낀다.

가끔은 평생을 공가만 알고 사가에 대해 관심없다고 불평을 하곤 했었는데 아마도 공사에 전념한 공덕으로 다시 새 생명을 얻으신 것 같아 감개가 무량하다. 그런데 이제 퇴임을 앞두고 보니 그동안 내가 무슨 복으로 그 큰 은혜 속에서 교구장 역할을 해냈는지 지금 생각해도 아슬아슬 하기만 하다며 이야기를 풀어내신다.

당신은 아는 것도 별로 없고, 돈이 많은 것도 아니고, 인물이 좋은 것도 아니며 덕이 많은 것도 아닌 사람이 어느날 갑자기 교구장으로 발령을 받고 보니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숨어버리고 싶은 심정이셨단다. 그래서 교구장을 안하려고 백방으로 노력을 해봤지만 그 또한 방법이 없어서 진리의 뜻으로 받아들이기로 마음을 정하고서 비록 내가 갖춘 것도 없고, 보잘 것도 없고, 초라하기 그지없고 부족하기 그지없는 사람이지만 이 모든 것을 100% 신앙(인정)하고 우리 교법정신에 바탕해서 살아간다면 못 살 것도 없겠다는 똥배짱이 생기면서 몇 일 간 심사숙고해서 내린 결론이 '성리의 심법으로 살아보자, 하나 자리에 바탕한 심법으로 살아봐야겠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하신다.

그래서 '강원교구를 하나로 보는 성리적 심법으로 살아보자. 강원교구 33인 교무들을 하나로 대하는 심법으로 살아보자. 춘천교당 교도님들을 하나로 바라보는 심법을 써보자. 춘천교당 교무님들을 하나로 생각하는 심법을 쓰자' 이렇게 마음을 결정하니 자신도 모르게 힘이 확 생기며 사람을 대할 때마다, 일을 대할 때마다, 경계를 대할 때마다 이 마음을 챙기고 또 챙기며 산 세월이 어느덧 4년이 흘렀고 그렇게도 힘들게, 그렇게도 어렵게 생각했던 많은 일과 사람과 경계가 이 심법에 바탕해서 70~80%가 온전하게 해결되며 모든 것이 하나로 다 통해지는 걸 절절하게 느끼면서 부족하고 모자란 것들이 이 교구, 저 교구, 이 교무님들, 저 교무님들, 이 교도님들, 저 교도님들이 다 도와주고, 보태주고, 채워주고 , 떼워 주고 메꿔 주는 천록(예화: 말로 전함)이 내려 그 어려운 교구에서 항상 넉넉하고 푸짐하고 훈훈한 가운데 광대무량한 낙원생활을 체험했다고 말씀하신다.

나는 이 이야기를 받들며 큰 감동을 받았고 큰 교훈과 큰 소득을 얻었다.
나도 모르게 마음이 온통 은혜로 가득 차오름을 느끼며 내 마음에도 커다란 힘이 확 생기는 듯 하다.

그래서 이 감동과 이 교훈과 이 소득을 오래 오래 간직하고 체 받기위해 이 흐름을 놓치지 않으려고 일기를 기재하며 '내가 그동안 교리공부를 머리로 입으로 논리로 많이 했구나. 바로 마음과 심법으로 교법을 활용하면 되는데'라고 하는 깨달음과 동시에 그동안 나눠보고 갈라보고 조각냈던 마음들을 얼른 알아차려서 하나의 심법, 성리의 심법을 활용할 수 있도록 유무념 공부 건 수에 추가 시켜 활용해 보기로 크게 결정하고 크게 공부 삼으려 한다.

<상인교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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