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채바다 교도성산교당/고대해양탐험가·시인
새해 첫날 여명의 아침을 맞이한다. 어머니 옷고름 같은 수평선 바라보며, 붉어지는 하늘과 구름은 소년의 상기된 얼굴과 같다. 저 구름 사이로 하늘을 호위하는 붉은 햇살은 기도와 소망으로 비친다. 일년을 돌아보고 내일의 꿈과 희망을 투망한다.

저 불기둥으로 솟아오르는 태양이여!

엄동설한 봄을 기다리는 풀꽃과 벌레들, 산짐승들, 창공을 날으는 새들. 비상을 꿈꾸듯이 청마의 해이다. 청마의 기상으로 온 세계로 뻗어 가게 하소서. 가슴으로 가슴으로 차오르는 여명의 아침 되게 하소서.

두 손 모아 간절히 기도하나니, 이 나라의 어둠들을 걷어가게 하소서. 웃음으로 넘쳐나는 나라가 되게 하소서. 분단된 나라 하나 되게 하여 주소서. 저 한강과 대동강의 물줄기 만나서 얼싸 안고 두 손잡아 줄기차게 함께 흐르게 하소서.

대한민국에서 태어남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게 하소서. 그 자부심과 긍지를 갖게 하소서. 저 드넓은 대양과 대륙으로 약진하는 도약의 주역되게 하소서. 자랑스런 대한민국 태극기를 힘차게 휘날리게 하소서.

단군의 자손답게 홍익인간 세계를 함께 열어가는 이 나라 주인으로 살아가게 비추어 주소서. 만주벌판을 호령하던 고구려 광개토태왕의 후예답게 용맹스런 기상으로 부활하는 겨레 되게 하소서.

우리는 누구이며 어디서 왔으며 어디로 가야 하는지를 일깨워 주소서. 칠흑 같은 폭풍의 바다에서 더 이상 표류하지 않고 난파선이 되지 않게 하여 주소서. 희망봉 향하여 돛을 올려 희망의 나라를 찾게하여 주소서. 존엄을 짓밟는 말장난들로 상처입는 일이 없도록 하여 주소서.

까뮈는 말한다. "사랑받지 못하는 것은 한갓 불운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사랑하지 않는것은 불행이다." 이 사랑의 잠언을 한번 되돌아보게 하소서.

내 형제들을 사랑으로 손잡게 하여 주소서. 차가움보다 따뜻함으로 감싸는 베품의 이웃이 되게 하소서,

어제와 또 어제들은 부끄럽지 않게 살았는지, 내일과 또 내일을 향해서 서로가 서로에게 믿음과 배려하는 마음들을 낳게 하소서. 거짓으로 물들지 않고 정의가 짓밟히지 않도록 하소서. 정의를 불의로 불의를 정의로 억지를 부리지 않는지. 비겁한 승자보다 당당한 패자가 되어도 부끄럽지 않토록 하여 주소서. 나의 존재와 가치를 알면 상대의 존재와 가치도 존중하고 헤아릴 수 있는 능력 있는 우리 되게 하소서.

굳센 의지와 신념들로 박차 오르게 하소서. 가슴을 열고 살맛 나는 신뢰의 세상에서 살아가게 하소서. 부족함이 있으면 서로 채워주고 고마움과 감사로 충만하게 하소서.

우리 모두의 행복을 보살피고 지켜 주소서. 약자의 손을 잡고 힘차게 함께 걸을 수 있게 하소서. 일이 잘못 되어 남의 탓으로 돌리는 것 보다 내 탓으로 끌어안는 아량 있는 여유로움으로 살아 가게 하소서.

사소한 일로 상대에게 어려움을 주지는 않았는지, 다정한 말로 위로는 해 보았는지, 서로를 비난하고 흠집내고 헐뜯는 목소리는 내지 않았는지, 힘을 북돋아주는 일에 얼마나 앞장 섰는지, 칭찬은 얼마나 하면서 살았는지, 믿음을 가지고 용기을 갖게 하였는지 생각하는 여명의 아침 되게 하소서.

바보짓을 하더라도 주눅들지 않게 하소서. 위기에서 기회를 만들어 가게 하소서. 끼로서 뚝심으로서 무에서 유를 만들어 가는 창의력을 발휘하게 하소서. 서로 멘토가 되고 멘티가 되어 상대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삶의 자세로 살아가게 하소서.

빠르게 변하는 세상 그 변화에서 낙오가 되지 않게 하소서. 울림으로 감동으로 넘치는 신명나는 나라 되게 하소서. 겨레되게 하소서. 이웃 되게 하소서. 형제 되게 하소서. 함께 마음 열어 공존 공영 공생의 횃불 들고 동방의 아침나라 주역들이 다 함께 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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