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육관응 교무·신현교당(논설위원)
우리들 주위를 살펴보면 유난히 편한 얼굴을 가진 사람들을 종종 보게 된다.
나이가 지긋한데도 불구하고 피부가 맑다.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한참을 옆에서 쳐다보게 된다. 자신의 얼굴과 비교를 하게 된다.

몇 십년의 시간을 선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화기롭고 평화로운 얼굴을 갖지 못한 것에 대한 자책이다. 가만히 묵상해 보면 내 마음속에 가시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발견한다.

가시를 가지게 되면 자신은 보호가 되겠지만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가시있는 말, 가시있는 행동은 상처를 주는 요인이 된다는 것이다.

이것은 알게 모르게 얼굴로 표현된다. 거친 얼굴, 찡그린 얼굴, 화난 얼굴, 표정이 어두운 얼굴 등 다양하게 나타난다.

자신이 제어할 수 없을 때 표출되는 감정이다. 그러므로 인과를 멀리서 찾을 필요가 없다.

자신의 말, 자신의 한 행동이 바로 얼굴과 연결된다. 얼굴은 정직하다. 이와달리 기쁜 마음을 가지면 얼굴 표정이 저절로 밝아진다.

어떤 방면으로든지 남에게 유익을 주겠다는 마음, 어떻게 하면 남의 앞길을 열어주겠다는 자세, 남의 마음 상하는 일을 하지 않는 것 역시 얼굴에 스며든다.

〈정산종사 법어〉 원리편 32장에서는 "다른 사람의 마음을 좋게 하여 항상 화평한 마음을 가지게 하면 나도 또한 화평한 얼굴을 가지게 될 것이요, 남을 불안하게 하면 나도 또한 우울한 얼굴을 갖게 될 것이니, 사람을 대할 때에는 안과 밖이 같은 진실한 마음으로 대하며, 은악양선하여 저 사람을 도와주면 저 사람도 나에게 도움을 주게 된다. 그런즉 비록 마음에 싫은 사람이라도 상생으로써 말을 하고 기운을 터야 나에게 기운이 응한다"고 밝히고 있다.

주변 사람들을 위해 좋은 기운을 보내야만 자신이 더욱 즐거워지는 것이다. 천지의 기운은 묘하다. 주면 주는 대로 받으면 받는 대로 오게 되어 있다.

몸 한 번 행동하고 말 한 번 한 것이라도 그 업인(業因)이 허공 법계에 심어지는 이치다. 현실적으로는 화평하고 고운 얼굴로 반영된다. 얼굴은 얼이 통하는 통로요, 마음의 초상화이기 때문이다.

심리학자이면서 비언어 의사소통 전문가인 폴 에크먼은 〈얼굴의 심리학〉에서 표정이 얼굴 근육의 조합임을 과학적 연구를 통해 밝혔다.

얼굴은 2개의 근육만으로 300가지 표정을, 3개 근육으로는 4,000가지, 5개 근육을 서로 달리 조합하면 1만 개 이상의 표정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비록 얼굴은 안면근이라 불리는 표정근(表情筋)으로 여러 가지 다양한 표정을 나타내고 있기는 하나 하루 아침에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표정과 마음상태는 긴밀한 관계성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이처럼 감정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적절히 조절한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화평한 얼굴 역시 마찬가지다.

공부인들도 편안한 얼굴을 갖기 위해서는 상대방과의 관계를 좋게 해야 한다. 어린 시절의 슬픔, 괴로움, 분노, 역겨움 등을 상대방에게 투사하는 것은 잠시 망설일 필요가 있다.

한 물건도 미워하거나 원망하지 않아야 한 물건도 나에게 원한이 없는 것이다. 이것은 평화로운 얼굴을 가지게 되는 중요한 요건이 된다.

상생으로 가기 위한 필수 조건이다.

서로간의 관계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할 수 있었는데', '할 뻔 했는데', '해야 했는데'는 이미 지나간 시간이다. 그건 누구나 할 수 있는 말이다. 자신을 서글프게 만든다.

이제는 당당하게 사는 공부인들을 모습을 보여야 얼굴 가난에서 벗어날 수 있다. '얼굴'이라는 노래 가사처럼 '동그라미 그리려다 무심코 그린 얼굴/ 무지개 따라 올라가던/ 오색빛 하늘 아래/ 구름속에 나비처럼 날으던 지난 날/ 동그랗게 동그랗게 맴돌다 가는 얼굴'이 되어야 한다.

상대방이 그리워하는 얼굴이 되기 위해서는 내가 먼저 말과 행동을 살펴야 한다. 그래야 인생성적표인 좋은 얼굴이 만들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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