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와 불교의 새로운 관계모색 제안
금강경과 원불교사상

'소태산의 객관적이고 실재적인 사상을 접근하기 위한 방법론으로 〈정전〉에 의존하기 보다는 〈불교정전〉에 의존하라'

충남대 김방룡 교수가 "개교100주년을 앞두고 모든 상(相)을 버리고, 소태산의 본래 정신으로 되돌아가라"고 충언했다. '불교와 원불교'를 주제로 한 원불교사상연구원 춘계학술대회에서 그는 "불법연구회의 공식적인 소의경전은 〈불교정전〉이었다"며 "〈불교정전〉은 불법연구회규약(1924년 6월), 불법연구회규약(개정판 1927년 3월), 수양연구요론(1927년 5월), 육대요령(1932년 4월), 삼대요령(1934년), 조선불교혁신론(1935년), 불법연구회예전(1935년), 불법연구회약보(1937년), 불법연구회근행법(1939년), 심불일원상 봉안법(1939년) 등이 저술된 이후 이를 종합해 1943년 완성한 것이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소태산에 의해 직접 감수·찬술된 〈불교정전〉의 서(序)에는 원불교의 불교적 성격이 그대로 드러났다"고 주장한 그는 "'우리는 불조정전(佛祖正傳)의 심인이오 우주만유의 근본이 되는 법신불일원상을 수행의 표본과 신앙의 대상으로 모시고'라고 되어있는 데, 〈정전〉에서는 '우주만유의 본원이요 제불제성의 심인인 법신불일원상'이라고 바뀐다. 불조가 제불제성으로 변화된 것이다. 또한 〈불교정전〉 권1 제1편 개선론의 8장에는 '진리신앙과 석존숭배'에서 '석가모니불을 교주로 숭배하나니'라고 돼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소태산이 〈금강경〉을 가지고 불법이 주체가 된 새로운 불교회상을 만든 의미는 〈금강경〉에서 말하는 '반야지'가 바로 우리의 본래마음이며, 법신불임을 알아 실생활에까지 활용하자는 데 있음을 강조했다. 더불어 '원불교'를 제한적으로 말하면 '불법연구회'는 정각정행, 지은보은, 불교보급, 무아봉공의 사대강령에서 분명히 알 수 있듯이 개혁불교, 생활불교 교단이란 점이 분명하다고 피력했다.

이밖에도 그는 "소태산의 사상은 용수, 혜능, 지눌의 대승불교 전통을 계승한 것이며, 그 사상적 토대는 〈금강경〉에 두고 있다"고 말한 뒤 "소태산의 열반 후 정산종사의 주세불관, 원불교 〈정전〉의 편찬, 불교재산관리법의 세 가지 문제가 원불교의 정체성을 독자적인 교단 방향으로 이끌어가게 했다"고 주장했다. 소태산의 본래 취지에 입각해 새로운 전환점을 모색해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소태산은 〈불교정전〉에서 '불일증휘 법륜상전'이라고 표방한 바와 같이 자신이 불제자로서 부처님의 법을 온 세상에 펼치고자 했음을 밝혔다.

불교와 원불교의 관계에 있어 중요한 분기점이 됐던 '불교재산관리법(1962년 8월 각령 공포)'에 대해 그는 "불교재산관리법의 적용 받는 단체가 아님을 통보받으면서 동시에 한국사회에 원불교가 불교가 아님을 공표하는 계기가 됐고, 이후 내부와 외부에서 원불교가 독자적인 종교로서 내딛게 되는 계기가 됐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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