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관련 작품 많이 창작하길"

온화하고 편안한 웃음이 돋보이는 신석교당 장철주(법명 재훈)교도. 원광대학교 국문학과를 졸업한 그는 〈표현〉 시 부문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했고 이후 아동문예문학상 당선 등 시인과 동화작가로서 활발한 창작 활동을 해왔다.

그는 "출판업에 종사하다 원광사에 입사하며 교단과 인연을 맺게 됐다"며 "좌산상사께서 원광사 사장이던 시절,〈원광〉 편집장으로 근무하며 계간지였던 〈원광〉을 월간으로 바꾸는 데 일조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반출판사과 원광기획, 원광사 등 평생을 출판업에 종사해오다 지난해 12월 정년퇴임을 했다. 박범신, 양귀자, 안도현 등의 작가들이 활동했던 원광문인회 사무총장, 원불교문인협회 부회장을 역임하면서 작품 활동은 물론 교단의 인쇄물 발전에도 기운과 정성을 다해왔다.

그는 원기86년에는 〈쌤통, 월드컵 우승하다〉 등 교단을 소재로 한 3권의 어린이 장편동화와 동시를 짓는 등 어린이 교화활동에도 역량을 쏟았다. 최근까지도 그는 〈원불교대사전〉교정과 각종 도서발간에 편집을 담당해왔다.

그는 "14년간 원광사에서 일하다 보니 교단에서 발간된 책 중 내 손길을 거친 작품이 많다"며 "지난해는 박혜명 교무의 신앙 실록 시리즈 4권을 재편집해서 한 달 만에 6천 권을 완판하게 된 것도 기쁘고 보람된 일 중의 하나다"고 소개했다.

여전히 창작활동에 힘쓰고 있다는 그는 "지금도 기쁘거나 슬플 때, 어느 때고 시상이 떠오르면 메모를 했다가 시간이 날 때 고쳐 쓴다"며 "내가 쓴 작품에 대해 사람들이 더 좋게 해석하고 평가할 때는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는 심정을 전했다.

그는 "지인들에게 잘 웃고 동안이라는 말을 자주 듣는 편이다"며 "'언제나 잘 웃기에 온화한 시만 쓸 줄 알았는데 글은 사회 비평적이고 하이에나처럼 무섭고 날카롭다'는 평을 하더라"고 전했다.

그의 대표 시 '길, 문득 사라지고'를 보면, 하늘에 길 있듯/인간은 누구나 길 하나씩 갖고 있다/꿈도 아주 추우면/꽁꽁 얼어붙는가/얼지 말자 얼지 말자 되뇌이며/끊임없이 꿈은 찾아왔건만/멀쩡한 내가/지난겨울에는 한 컵의 꿈도 못 마셨다/어느 싸늘한 초봄 아침/길, 문득 사라지고/나는 찾는가/미명의 안개 속에서 솟아오르는 형극의 길을….

원불교 문인으로 마음공부로 일관했던 그의 삶이 엿보이는 시다.

그는 올해 대산종사 전기 작업과 〈한 교당 한 교당이 열릴 때마다〉 재편집, 교단에 관한 내용만을 간추려 담은 개인 시집 발간에 매진 할 예정이다.

대종사, 정산종사, 대산종사의 일대기를 적은 책이 많은 데 비해 시로 나온 작품이 없기에 세 분의 인생을 대서사시로 표현하고 싶은 소망도 간직하고 있다. 그는 "살아오면서 아쉬웠던 것은 좌산상사께서 30여 년 전 전무출신을 하라고 권하셨는데 그 때 못한 게 후회스럽다"며 "내생에는 꼭 전무출신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후배 문인들에게 "종이책을 더 많이 아끼고 귀하게 알아주길 바란다"며 "다른 종단에 비해 설교집이 많지 않은 현실이니 교무님들의 다양한 설교집 발간과 교단에 관한 시, 소설 등, 재가 출가교도 문인들이 교단 관련 작품을 많이 창작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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