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무서운 꿈을 꿀 때가 많이 있었습니다. 또 컴컴한 저녁에 시골길을 갈 때는 귀신이 있을까 두려웠습니다. 그럴 때면 청정주를 외우며 무서움을 극복했습니다.

주문을 외울 때는 목적의식이 있어서 그런지 일심집중이 잘 됩니다. 왜 해야 하는지를 명확히 알게 되면 간절해지고, 간절한 만큼 집중이 잘 됩니다.

원불교에서는 수양력을 얻는 빠른 방법으로 시간 되는대로 염불과 좌선하기를 주의하라고 하는데, 막상 왜 해야 하는지와, 언제 해야 하는지가 명확히 정해지지 않으면 챙겨서 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염불을 언제 하는 걸까요?

소태산 대종사께서는 무슨 일을 할 때나 기타 행·주·좌·와 간에 다른 잡념이 마음을 괴롭게 하거든 염불로써 그 잡념을 대치하라고 합니다. 분한 일을 당해도, 탐심이 일어나도, 순경에 끌릴 때도, 역경에 끌릴 때도 염불로써 안정시키라고 염불의 쓰임새를 알려주셨습니다. 물론 염불이 오히려 일하는 것에 집중을 못하게 할 때는 하지 않도록 하셨지만, 기본적으로 삶 속에서 경계마다 가장 먼저 이 염불로 안정을 얻도록 하자는 것입니다.

잡념으로 마음이 괴로울 때 실제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평소 새벽이나 밤이든 시간을 정해놓고 염불하는 습관을 길들여 놓아야 합니다. 염불하는 습관이 잘 되어 있어야 막상 일을 당해서 소리없는 염불이라도 일념집중이 잘 되는 것입니다.

저는 탐심이 날 때 이 염불을 자주 합니다. 마트에서 1+1 행사나 특가할인, 이런 제목에 당장 필요하지 않은 것이라도 미리 구입해놓고 싶은 욕심이 나오기에 그 때마다 속으로 염불을 하며 마음을 안정하고 꼭 필요한 것만 구입하곤 합니다. 타인에게 화나는 마음이 일어날 때 '부처님'을 생각하면서 마음을 안정합니다.

잠시 생각을 멈추고 깊게 호흡하며 마음을 가다듬으신 후 스스로에게 물어보세요.

염불의 의미와 목적과 방법을 명확히 알고 있는가?
염불을 하게 되면 어떤 효과가 있는지 직접 체험해 보았는가?

염불은 지정한 주문 한귀를 연속해서 외우면서 정신집중을 시키고 마음의 안정을 얻게 하는 수행이요, 내 본래 존재가 부처이고 내 본래 마음자리가 극락임을 믿는 신앙이요, 부처님 마음으로 돌아가서 부처님처럼 살겠다는 간절한 서원입니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쉽고 빠른 공부법인데, 안 해봐서 그 맛을 못봤다면 오늘 주무시기 전에 마음 챙겨 단 3분간만이라도 염불을 해보면 어떨까요?

염불 주문을 끊임없이 외치고 스스로 듣는 가운데 어느새 번뇌망상은 사라져 있음을 체험할 수 있습니다.

<삼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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