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이 활불의 주역이 되도록

▲ 남궁문 원무 / 원광대 공과대학
교당 청년임원들이 청년회 발전을 위해 대산종사의 기운을 받자고 결의하고 신도안에 방문한 적이 있다.

막상 출발하려는 당일 눈이 너무 많이 오고 바람도 세차게 불어서 과연 가야할 것인지 말 것인지, 그리고 신도안에 간다 해도 이런 날씨에 종법사께서 대중접견을 하실 것인지 판단이 서질 않아서 망설이다가 설령 대중접견을 하지 않으셔도 대산종사 계신 곳에 가는 것만으로도 기운을 크게 받을 수 있을 것이란 의견을 모으고 출발했다. 그러나 날씨 관계로 대중들은 거의 눈에 띄지 않았고 접견자체도 불확실했다.

오후2시경이 되니 법무실 관계자가 "이렇게 추운데도 먼 길에서 오셔서 감사하다. 종법사님께서 바로 나오실 것이다"고 반겨줬다. 우리는 너무 기쁘고 흥분됐다. 조금 후 대산종사가 나오셨다.

우리들은 큰 절을 정성껏 드리고, 대중들 앞에서 이곳에 오게 된 동기와 그간의 활동에 대한 소개를 올렸다. 그러자 대산종사는 환하게 웃으시며 "박수를 치자"고 대중을 향해 말씀하시고 "앞으로 나오라"고 하셨다. 그러시더니 옆에 않으라 하시고 내 손을 꼭 잡으시면서 놓아주시질 않으셨다.

나는 마음에 기쁨과 충만함을 느끼면서도 그만 손을 놓고 자리로 돌아가고 싶었다. 그런데 대산종사께서는 접견이 끝날 때까지 손을 놓지 않으시고 간단한 법설까지 하셨다. 나는 온몸이 후끈거리고 전율이 감돌았다.

접견시간이 끝나자 그때야 손을 가만히 놓아주시면서 "야! 청년이 활불의 주역이어야 한다. 알았지"라는 말씀을 하셨다. 나는 그 말씀을 마음 깊이 새기면서 돌아왔다.

그 후 몇년이 지나 나는 '솔솔송자원봉사' 대원들과 대산종사의 기운을 받고자 삼동원을 다시 찾았다.

그때는 여름철이라 주변의 산들이 푸르름으로 가득하여 야외에서 법설을 하셨다. 나는 대산종사와 그날 함께 한 전국의 교도들께 '솔솔송자원봉사대'의 성과를 보고하고 대원들은 준비한 노래도 불러드리며 훈증을 받는 시간을 보냈다. 그런데 대중접견을 마치시고 돌아가시기 전 나를 나오라 하시더니 손을 잡으시고 걸으셨다.

나는 영문도 모르고 그냥 부추겨드린다는 생각으로 대산종사의 잡은 손에 더 힘을 주면서 함께 걸어갔다. 대산종사께서는 법설 장소에서 생활하시는 장소까지 함께 걸으면서 그냥 손만 잡으시고 아무런 말씀이 없으셨다. 그래서 나도 그냥 아무 말씀도 드리지 못하고 걸어갔다.

그리 길지 않은 거리를 걸으면서 나의 마음속에는 수많은 생각들이 들었다. 그러면서 한발 두발 걷다보니 이미 대산종사와 나는 잡은 손을 그대로 하면서 숙소에 도착했다. 그때 잡은 손을 살포시 놓으시면서 "야! 청년들이 활불의 주역이어야 한다. 알지!"라는 말씀을 하시면서 들어가셨다.

그 말씀을 듣는 순간 나는 아무런 생각을 할 수 없는 공황상태가 되었다. "몇년 전에도 똑같은 말씀을 하셨는데… 대산종사님은 만난 사람을 다 기억하시나? 아! 그렇구나. 그냥 하신 말씀이 아니시다. 나에게 청년교화에 대한 열정을 내라는 말씀이시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후 나는 더욱 청년교화 활성화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그러한 신념으로 이리교구(현 중앙교구)청년연합회장직을 하면서 청년들의 자원봉사단체인 "솔솔송자원봉사대"를 창립했다.

30여년이 지난 지금도 지역사회를 위해 다양한 봉사활동을 전개하고 있으며, 중앙청년회장시절에는 종교연합과 세계평화 실현을 위해 '평화의 친구들'이라는 법인을 만들어 국제봉사활동 및 지원 등의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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