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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당을 찾아서 / 중앙교구 함열교당
교당을 찾아서 / 중앙교구 함열교당
  • 안세명 기자
  • 승인 2014.02.21
  • 호수 169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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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농(都農)교화, 지역현안으로 풀어가
교당 문을 열고 들어섰을 때 첫 느낌은 정갈함과 따뜻함이었다. 42년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법당, 구석 구석 많이 낡았지만 기름칠 한 것처럼 반짝거렸다.
눈이 몹시 내렸던 설날 전 새벽, 청소하러 나온 교무님 앞으로 교당 천장 기와조각이 떨어져 크게 다칠 뻔 했다는 얘기로 교도들은 법회 전부터 시끌 시끌했다.

▲ 법회를 통해 기도의 원력과 생활 속 지혜단련을 실천하고 있는 함열교당.
교화 42년, 2개 기관 갖춘 교당으로 성장

함열교당은 원기56년 익산교당 김대원화교도의 발원으로 탁정영(83) 교도의 자택에서 첫 법회를 시작했다. 함라교당 연원으로 원기57년 정제원 초대교무가 발령됐고, 원기66년 현재의 교당에 터전을 잡았다. 함열교당의 역사는 탁 교도와 부인 신경란(79) 교도의 거룩한 희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성호 교무가 부임한 원기89년에는 현재의 교당과 어린이집을 개수해 교화해 왔다. 이후 용안에 연원교당과 장애인시설 3곳을 설치하고 분관하였으며, 원기97년 김도현 교무와 박천권 교무의 발령으로 덕성원과 어린이집 2개 기관과 교당으로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도농교화, 현장은 무겁지만 희망 있어

"인구가 날로 감소되고, 지역민들이 먹고 살만한 기반시설이 부족해 걱정이예요" 김 교무는 안타까운 현실을 토로했다.

도시와 농촌의 경계선에서 인구의 유입이 불투명하고 60세 노령인구가 30%가 넘어서는 함열읍의 교화환경을 한마디로 정의하기란 참 어렵다.

한국전쟁 이후 천주교를 통해 정부의 구호물자가 전해지고, 인근 순교성지가 있어서인지 가톨릭과 개신교를 다니는 인구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교당 주위에 초등학교와 중·고등학교, 원광보건대학 기숙사가 있어 청소년과 어린이 교화에 승부를 걸어볼 수 있다는 것이 교무들의 희망이다.

박 교무는 "함열교당은 어린이집과 요양기관인 덕성원이 있어 이 두 기관을 통해 학부모와 어르신들의 자녀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많다"며 "현재 운영하고 있는 기관을 교법정신으로 관리하고 직원들을 잘 살피는 것이 교화 브랜드를 높이는 것이기 때문에 하루 하루 친절과 정성을 다하는 것을 생명으로 삼고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김 교무는 어린이집을 통해 학부모들과 깊은 연대를 맺고 있다. 졸업생들과 함께 하는 '푸름이 가족' 모임을 결성하고 토요특별활동 프로그램인 '숲하고 놀자', '우리동네 함께알기'를 진행하고 있다. 한 두차례 시작했던 것이 반응이 좋아 계속 하자고 아우성이다.

지역봉사의 일환인 '강 살리기 네트워크'와 '청소년을 위한 옛이야기'등으로 중·고생들과도 만나고 있다. 이는 김 교무가 10년 넘게 환경운동에 참여했던 경험의 산물이다. 함열의 젊은 세대 부모들의 눈높이에 맞춰 그들이 참여하고 기댈 수 있는 교당 여건을 만드는 것이 가장 큰 과제임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지역 위한 깊은 사랑이 교화의 대안

박 교무는 "둘 다 기관에서 근무하다가 교당에 부임했기에 큰 기대도 있었지만 두려움을 갖고 부임했다. 그간 많은 회화를 통해 그 해결점을 지역사회를 깊은 사랑으로 다가서는 것으로 초점을 맞췄다"고 말한다. 30~40대가 교당에 유입돼야 교화의 활력을 찾을 수 있기에 지역의 고민과 이슈를 수시로 모니터링 하는 자세는 참으로 대단했다.

김 교무는 "익산 북부권 지역은 예로부터 석산이 많다. 그러나 무분별한 석재 채취와 폐기물 매립으로 지하수와 공기오염이 매우 심각하다. 아름다운 익산을 가꾸고 옛 전통을 지키는 것이 이 지역에 뿌리를 내리고 살아가는 주민들의 마음임을 알기에 교화자가 먼저 고민하고 문제를 풀어가고자 하는 자세로 지역민과 대화하고 있다"며 "오랫동안 이 문제를 함께 고민해 준 김경일 교무와 교도 교수들의 지원도 큰 힘이 됐다"고 말한다.
▲ 햇빛교당 건립을 위해 한과를 만들어 수익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햇빛교당 건립, 교도들의 합력으로

함열교당 교도들은 '100년성업 100개의 햇빛교당 건립사업'을 큰 자랑으로 여긴다. 100년성업에 동참하는 것도 그 상징적 의미가 있지만, 교당만을 중심으로 교화를 생각하지 않고 '새로운 에너지운동의 대안'이란 시대적 화두를 함열교당에서 먼저 실천하는데 보람을 찾는다.

봉공회 부회장인 김상원 교도는 "교당에 아직 해결되지 못한 부채가 많아요. 그렇지만 햇빛교당 건립기금 마련을 위해 교도들이 겨울 내내 한과장사를 했어요. '함열 한과'가 꽤 유명하거든요. 아직도 많이 부족한 금액이지만 이 수익금으로 태양광 발전을 할 수 있다는 것이 너무 기뻐요"라며 교무들과 합력해서 일하는 행복을 감추지 않았다.

법회는 생명, 일과 속 자력생활 이야기로

기자가 찾은 함열교당의 '교화 DNA'는 바로 법회다. 교화의 생명은 법회가 아니겠는가.

함열교당 법회 분위기는 매우 진지했다. 김 교무의 설교를 듣는 내내 교도들은 가슴에서 우러나오는 추임새를 숨기지 않았다.

"대종사께서 '구전심수(口傳心授)'를 말씀하셨습니다. 저는 이 법문이 너무 새롭습니다. 대종사께서 '우리 모두가 부처'라고 말씀하셨는데, 우리 교도님들, 생활 속에서 확인하고 사시나요? 어제 아들이, 며느리가 내 맘에 안 들었다고 오늘도 그 마음으로 대하시나요. 어제 낭군과 각시가 내 마음을 긁어놨다고 오늘 그 마음으로 사시나요. 원래 부처임을 알아 그 마음으로 대하는 것이 바로 구전심수하시는 것입니다. 법문을 입으로 글로 아는 것이 아닌 내 생활에서 참 뜻이 알아지고 실지로 되어지는 것, 대종사께서는 이를 교의품 24장에서 '내 근기와 경우를 따라 마음기틀을 계발하는 공부가 구전심수'라 말씀하신 것입니다."

김 교무의 설교는 그가 법회에 얼마나 공을 드리는지 느끼게 했다. 설교준비에 최선을 다한다는 그는 "열심히 일과를 지키는 것이 자력 있는 공부인이고, 법문봉독과 실지생활을 온전히 바라보는 것이 가장 큰 힘이 되는 것이다"며 생활 속 지혜단련을 강조했다.
▲ 해맑은 미소로 훈훈한 교화의 장을 열어가고 있는 김도현(오른쪽)·박천권 교무.
부임 3년, 교무와 교도 신뢰 쌓여

함열읍은 주부 청·장년 모임 등 자치 성격의 모임들이 잘 돼 있다. 자치회에 동력을 함께하고 교화와 연결하는 것이 관건이다.

김 교무는 "지역 주민과 교도님들의 소일을 장만해주는 일터를 만들고 싶다. 농촌은 지금 뭐든 해야 할 것이 많다"며 지역의 생산물을 가공하고 유통하는 마을 별 일자리를 만들고 일정의 수익을 창출해 교당의 자립과 교도들에게 소일거리를 마련해주는 것이 중요함을 말한다.

"부임한지 3년, 이제야 교무와 교도 사이에 믿음의 공간이 익어졌다. 교도들의 가정에 신앙이 안정되고 있어 행복하다"고 두 교무는 조심스레 말한다.

함열교당의 '교화대불공'의 미래가 기대되는 것도 이러한 따뜻함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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