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 2023'은 지난 주 이리온에서 열린 청소년교화박람회의 주제다. 2023은 전무출신의 숫자로 출가교도들이 청소년교화에 응답해야한다는 절박함이 담긴 주제다.

청소년교화박람회는 원기94년 '청소년교화자대회'로 시작됐다. 청소년 교화자들의 사기진작과 자기 성찰을 통해 결속하자는 뜻이 강했다. 이후 원기95년부터 '청소년교화박람회'로 명칭을 바꾸고, 그 취지도 다양한 특화 교육과 문화콘텐츠 개발 및 교화프로그램을 공유하는 장이었다. 이번 박람회는 소통하며 스스로의 역량을 개발하는 시간으로 진행했다.

청소년 교화는 여러 요인의 변화를 따라잡지 못하고 침체일로에 있다. 원기72년 2대말 국내 교당수는 391개였다. 이때 어린이법회는 70%, 학생법회 73%, 청년법회 56%가 구성되어 있었다. 그러나 현재 513개 교당 중 어린이법회 54%, 학생법회 42%, 청년법회 34%로 17년이 흐르는 동안 청소년법회 구성비가 평균 66%대에서 평균 43%대로 떨어졌다. 이 통계만으로도 청소년 교화의 병맥이 얼마나 심각한 수준인가를 알 수 있다.

청소년교화박람회 일정 중 '청소년교화를 살릴 백신을 찾아라'란 과정활동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백신은 의학용어로 예방이나 치료를 위해 사용되는 항원의 총칭을 말한다. 그러나 컴퓨터의 등장으로 일반이 쉽게 접하는 용어가 됐다. 청소년교화에 '백신'이 등장했다는 것은 그 병맥이 얼마나 깊은가를 성찰하라는 뜻이다. 참가자들은 20여개의 백신을 제시했다. 이중 '24시간 편의점'이 눈에 띄었다. 20여개 중 '도전과 열정'이 다수의 뜻이 담긴 백신으로 집약됐다. '도전과 열정'으로 24시간 편의점을 운영하듯 언제나 열린 교당이라면 그 보다 더한 묘약이 없을듯하다.

그러나 '도전과 열정'이 타오르기 힘든 교화 여건이 안타깝다. 현재 교단에는 청소년교화협의회, 삼동청소년회, 스카우트협의회, 대학생교우회 등 청소년교화의 저변이 되는 하드웨어는 어느정도 갖춰있다. 그럼에도 정작 청소년 교화자들이 주체적 책임자로 있지않다. 어쩌면 교감·보좌·부 교무 등의 호칭들이 이를 대변하는지 모른다. 교당일의 조력자나 보조자 정도의 위상은 청소년교화의 장벽이 아닐 수 없다. 청소년 교화 전문부서 설립과 전문인재 양성, 프로그램 창출, 재정지원 확대 등을 통해 '도전과 열정'의 백신이 위력을 발휘하게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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