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는 문화 통해 대중화"

▲ 원불교미술제에 출품한 만다라 작품.
5월25일, 중앙총부 영모전 광장에서 열리는 대산종사탄생100주년 기념대법회를 앞두고 무대디자인 구상에 여념이 없는 술산교당 김진성 교무.

소태산대종사탄생100주년기념대회에 이어 정산종사탄생100주년기념대회의 무대디자인을 담당했던 그가 올해도 어김없이 '마법의 붓'을 들었다.

그는 "원기76년 거행된 소태산대종사탄생100주년 기념대회 무대디자인을 시작으로 이 분야에 정성을 다해왔다"며 "올해 무대디자인까지 맡으면서 교단 세분 스승님의 탄생100주년 기념대회 무대를 제 손으로 디자인하게 된 것은 교역자로서 보람과 큰 기쁨이다"고 언급했다. 무대디자인 뿐만 아니라 교단의 크고 작은 디자인에서 독보적인 영역을 개척해 온 그는 종교 장엄의식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출가하기 전 초등학교 시절부터 그림을 그리기 시작해 중·고등학교 시절에는 전국 미술작품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받는 등 그림에 대한 특별한 재능과 기대 속에 화가로서의 꿈을 키워왔다. 그러나 또래 친구의 갑작스런 죽음을 보고, 사람의 생사에 의문을 갖게 됐고 여러 종교를 찾던 중 김해교당에서 교법을 만나게 된 것이다. 결국 그 인연으로 미술대학 진학의 꿈을 접고 전무출신의 길을 서원하게 됐다.

그는 "출가 이후 중앙총부 인근에 근무하면서 교단의 시각문화가 성장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 접었던 꿈을 다시 펴게 됐다"며 "대학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한 뒤 원기79년 교단 최초로 대사식(종법사 이·취임식)의 무대디자인을 하게 됐다. 그때 종법사 휘장을 제작했고, 휘장은 현재도 널리 사용되고 있어 보람과 긍지를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시각디자인 보다 순수미술인 서양화 작품에 몰두하고 있는 그는 "8년 전 부산 좌동교당 교무로 있을 때, 김해에서 그림을 지도해 줬던 서상환 화백을 다시 만나면서 순수미술에 향수를 느끼게 됐다"며 "원광대학교 대학원 박사과정(서양화 전공) 입학도 서 화백의 권유로 이뤄졌다"고 밝혔다.

그는 제24회 대한민국 회화대전에 작품을 출품해 특선을 수상한 것을 비롯해 원불교미술제 '성탑', '목어', '만다라' 등 신앙적인 정서가 배인 작품 시리즈를 발표하고 있다. 지난해 원불교미술제에 출품한 '만다라'에 대해 그는 "진리의 궁극적 자리를 조형으로 표현했던 것인데 작품 주변에 수많은 부처상과 기도 모습이 보이는 것은 절대 진리에 도달하고자 하는 염원의 표현이다"고 작품을 설명했다.

현재 원불교미술인협회 부회장을 맡고 있는 그는 올 가을 서울에서 개최 예정인 '제25회 원불교미술제'와 '교단100년 기념 미술제'에 높은 관심을 표명했다. 그는 "미술회원이 130여명이 되지만 원불교의 정서와 조형미를 갖춘 작품을 창작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며 "작가의 재능, 그리고 가슴으로부터 우러나오는 교법에 대한 환희심, 스승님의 경륜이 묻어나올 때 원불교 예술은 시작된다"고 강조했다. 농촌교당 방 한 칸을 화실로 꾸며 놓은 그는 교화하면서 그림을 그릴 수 있어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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