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영권 교도 / 인천교당
개교100년을 앞두고 원불교 교도라면 꼭 실천해야할 4정진 운동의 하나인 유무념공부는 수행의 시작이고 부처로 가는 지름길이다. 원기96년부터 현재까지 실행하고 있는 유무념공부 중 성공한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1970년대 초부터 최근까지 ○○건설회사에 입사하여 최근까지 약 40여년을 건설업에 종사하며 전국의 공사 현장을 찾아 생활한 관계로 식사를 일반 식당에서 해결하게 됐다. 오랫동안 잘못된 식습관에 젖게 되어 짠 음식, 기름진 고기류, 과음 등 불규칙한 식생활은 몸을 점차로 비만해지게 하고 결국 고혈압과 당뇨병이 찾아오게 됐다.

겉으로는 좀처럼 표시가 안 나는 병이다 보니 해당되는 약만 복용하고 현장에 나가서 일하기를 반복하다가 내가 좋아하는 면 종류의 음식을 줄이면 건강이 회복될까 하여 한동안 '짜장면 곱빼기 안 먹기'를 유념으로 정하여 실행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점검을 소홀히하여 효과를 거두지 못하여 그 성과를 가늠하지 못하고 시간을 보냈다.

그러던 중 원기96년 7월, 현장근무 중 원인을 알 수 없는 졸음이 밀려오고 다리에 힘이 없어지는 현상이 일어났다. 걱정되는 마음으로 부리나케 상경하여 병원으로, 한의원으로 찾아다니며 치료에 전념하게 됐다. 이제는 쉴 때가 되었나 싶어 일손을 놓기로 했다. 그리고 '쉬자! 그냥 쉬는 것이 아니라 먼저 168cm의 키에 78kg이나 되는 뚱뚱한 몸을 75-70-65kg까지 서서히 시간을 두고 새로 만들자'고 굳게 다짐했다. 유념해야 할 조목인 식생활개선과 운동, 그리고 하지 말아야할 조목으로 아내를 대하는 말투를 된 소리에서 부드러운 말로 하자고 정했다. 이번 기회에 마음대조를 확실하게 체득하자는 각오로 임했다.

기간은 6개월 단위로 점검하고, 원기98년 7월까지 2년간 설정했다. 2년 내에 새 몸을 만들어 건강을 회복하고 부드러운 말 한마디로 가정의 행복을 만들자는 목표는 분명했다. 사실 몸무게를 줄이고 생활습관을 고친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40년간 길들여진 습관의 힘은 서두른다고 고쳐질 일도 아니다.

그러나 '마음공부하는 사람이 이 몸 하나를 다스리지 못해서 되겠냐'는 심경으로 계획을 잡았다. 몸무게를 줄이기 위해 먼저 식생활을 개선하기로 하고 잡곡밥, 현미밥은 양을 줄여 먹고, 고기류 보다는 채소류를 배부르지 않고 짜지 않게 번갈아 먹었으며 야식은 삼갔다. 운동은 1주일에 5~6일 1시간 정도 꾸준히 행했으며, 아내와 같이 운동하는 시간에는 일상을 주고 받으며 소통하니 정의가 돈독해지게 됐다.

실천방법에 있어서 유무념 조목(식단, 운동, 고운 말)을 우선으로 하고 계문이나 일상에서 나의 단점이나 보강할 부분을 선정, 매일 상시일기 체크시간에 대조하고 그 내용을 그래프를 작성하여 마음의 움직임을 살폈다. 매월 빠짐없이 정기로 검진을 받으며 혈압, 당뇨, 몸무게의 변화를 기록으로 남겨 월말 집계 후 스승님의 감정을 받았다.

이러한 유무념공부가 과연 그 효과가 있는가? 궁금했다. 시행 목표인 살빼기는 식단을 개선하고 운동을 꾸준히 하여 6개월이 지나면서부터 효과가 나타나 75kg에 도달, 그리고 2년이 되는 지난해 7월에 66kg이었다. 10월 65.2kg으로 약 13kg 감량되어 목표점에 도달했다. 고혈압, 당뇨 약도 상당량이 줄어든 처방으로 복용하며 건강을 지키고 있는 상태다.

2년 전 평생을 몸 바쳐 일하던 현장을 떠나 올 때는 '나도 이제 세월에는 어쩔 수 없구나'하는 절망감과 함께 '제발 큰 병이 아니었으면 좋겠다'는 걱정으로 가득했다. 병원 의사마다 "별 다른 일 없으니 안심하고 몸 관리나 잘 하라"는 말에 안도하며, 스승님들의 지도를 받아 유무념 공부에 재미를 붙이게 됐다.

먹고 싶을 때 참고, 또 참고, 운동하러 나가기 싫어 게으름이 날 때면 마음의 호통으로 육신을 일으켜 걷게 하고 아내와의 대화에서도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으면 한번 참고 생각하여 말하는 습관을 길들인 결과 이처럼 변화된 모습에서 나 자신은 물론 가족들 그리고 매주 마주하는 교도들도 놀라는 정도가 되었다.

오랜만에 만나는 지인들은 혹여 나쁜 상황이라도 생겼는가 하여 조심스럽게 걱정해 주기도 한다. 한편 품이 작아진 관계로 사철 옷을 바꿔야 하는 옷값의 비용이 만만치 않지만 가벼워진 육신은 날아갈 것만 같다. 그래서 큰 자신감도 생겼다.

이 모두가 유무념공부의 위력이 아닌가 생각 한다. 이제 모든 일상을 규칙적이면서도 여유롭게, 나만의 유무념공부가 아닌 모든 분들과 더불어 공부의 위력을 체험하고 싶다. 자신의 단점과 자주 범하는 계문을 시작으로 쉽게 할 수 있는 것부터 절실한 것, 실천 가능한 것을 구체적으로 조목을 잡아야 하며, 매일 매일 기록함과 동시에 그 변화 유무를 감정 받는 것은 유무념공부를 통해 얻어진 지혜가 아닐까 싶다. 보다 더 크고, 넓은 부처님 공부에 진력하는 유무념 공부인이 되고 싶다.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