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 사종의무, 선업 쌓기 시작 단계

정전의 법위등급에서 '보통급은 유무식·남녀·노소·선악·귀천을 막론하고 처음으로 불문에 귀의하여 보통급 십계를 받은 사람의 급'이라고 밝혔다.

대산종사는 법위등급 가운데 첫 등급인 보통급은 '불지출발, 큰집발견'으로 '법위표준'에서 밝혔다. 또한 3급 3위의 법위 가운데 제일 다행한 급, 춤추고 기뻐할 급이 바로 이 보통급이라 했다.

보통급은 정법회상에 입문한 초심의 단계로 불문에 입문하여 불지에 오르는 첫 출발이다. 처음으로 발심이 나서 불문에 귀의할 때는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기회가 열려 있으므로 유무식·남녀·노소·선악·귀천을 막론하고 처음으로 불문에 귀의하여 이 보통급을 통과해야 하는 필수적인 첫 관문이다. 우리가 가야 할 길이 아무리 멀다고 해도 발을 내딛는 첫 걸음부터 시작하는 것처럼, 여래의 불지를 향하는 길도 이 보통급의 첫 걸음부터 시작하는 것이므로 보통급이야말로 불지출발이요, 불문초입이라 할 수 있다.

불가에 전해오는 '세 가지 어려움'이라는 이야기가 있는데, 하나는 사람의 몸을 받아 태어나기가 어렵고(人身難得), 둘은 사람으로 태어났더라도 정법회상을 만나기가 어렵고(正法難得), 정법회상을 만났어도 불도를 이루기가 어렵다(成道難得)는 것이다. 사람으로 태어나서 정법회상을 만나고 불도를 이루는 세 가지 어려움을 돌파하는 영생의 길에서 보면 정법회상을 만나는 것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관문이 된다 할 수 있다. 왜냐하면 비록 사람의 몸을 얻었다 할지라도 정법회상을 만나지 못하면 중생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끝없는 윤회의 길에서 돌고 돌 것이기 때문이다. 정산 종사께서 말씀하시기를 "소중한 인연에 두 가지가 있나니 혈연과 법연이라, 혈연은 육친의 가족이요 법연은 법의 가족이니, 혈연과 법연이 다 소중하나 영생을 놓고 볼 때에는 혈연보다 법연이 더 소중하나니라"고 정산종사법어 원리편 58장에 밝혔다. 영생의 길에서 정법을 만나고 성불의 길을 이어 가는 것은 곧 법연이라는 소중한 인연이 있기 때문이라는 말씀이다.

따라서 우리가 정법회상을 만났을 때 불도를 이루기 위해서는 나의 이 법연을 소중하게 여기고 법연을 더욱 넓혀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또한 나의 혈연을 비롯한 모든 인연들을 정법회상으로 안내하여 법연을 함께 하는 것이 많은 법동지의 합력으로 불도를 이루어 가는 큰 힘이 되는 것이다.

우리 교도에게는 입교와 동시에 앞으로 대각여래의 부처가 될 길이 열리고 그 여래위를 향해 수행에 정진하는 것은 우리들의 의무이자 권리이기도 하다. 따라서 이 보통급 단계에서는 누구에게나 '보통급 십계'와 '교도 사종의무'인 조석심고, 법회출석, 보은헌공, 입교연원의 의무가 주어진다.

보통급 십계는 '연고 없이 살생을 말며, 도둑질을 말며, 간음(姦淫)을 말며, 연고 없이 술을 마시지 말며, 잡기(雜技)를 말며, 악한 말을 말며, 연고 없이 쟁투(爭鬪)를 말며, 공금(公金)을 범하여 쓰지 말며, 연고 없이 심교간(心交間) 금전을 여수(與受)하지 말며, 연고 없이 담배를 피우지 말라'이다.

보통급에서는 이 보통급 십계를 하나하나 밟아나가는 과정을 통해서 과거의 악습을 고쳐나가는 동시에, 교도로서 지켜야 할 네 가지 의무인 '교도 사종 의무'를 실천함으로써 선업을 쌓기 시작한다. 보통급 십계를 지키고 교도의 사종의무를 실행하는 것으로 불지를 향한 첫걸음을 시작하고 정법회상의 주인이 되어가는 것이다.

<중앙중도훈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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