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곡차곡 쌓아가는 '인연의 벽돌'

일요일 오전, 한국어와 크메르어가 비빔밥처럼 맛있게 섞여 법회가 이루어진다. 한국인과 캄보디아인이 한자리에 모여 법회를 보고 있다. 일상수행의 요법을 설명하다 나도 모르게 웃음과 한숨이 동시에 나온다.

캄보디아 땅에서 법회를 보고자 일요일이면 오는 귀한 사람들이 있고 이해하려고 한마디 한마디에 집중하는 모습이 고맙고 아름답다.

현재 바탐방교당에서 교화활동과 무료 진료소 운영, 한국어, 태권도 교육 등의 활동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고 최지운, 김경선 교무가 그 많은 일을 담당하고 있다. 그리고 내가 근무하는 프놈펜에는 원광탁아원이 운영되고 있다.

바탐방과 프놈펜의 거리는 버스로 5~6시간이 걸린다. 교무들은 서로 연락은 자주 하지만 일년에 두 세 번 정도만 만날 수 있다.

지금 프놈펜에서는 신현대 법당이 건축중에 있다. 현재 예상으로는 7월이나 8월쯤에 완공될 듯 하다. 세상 모든 일이 혼자 힘으로 이루어지는 일이 하나도 없으며 음으로 양으로 모든 분들의 기도와 정성과 관심속에서 이루어지는 것을 다시 한번 절실히 깨달았다.

31년 동안 박청수 원로교무를 그림자처럼 보좌하던 강남교당 故 신현대 교도가 2012년 12월 열반하고 가족들이 정성을 모아 올린 헌공금과 박청수 원로교무의 간절한 염원으로 드디어 프놈펜에도 법당을 마련하게 됐다. 그동안 탁아원 매니저와 둘이서 조촐하게 법회를 봤는데 기운이 모여드는 것인지 프놈펜에도 법회를 보고자 하는 교도들이 생기고 캄보디아인들을 데리고 와서 갑자기 10여명의 인원으로 법회를 보게 됐다.

거기에 바탐방교당에서 교무들이 오랫동안 공을 들여 입교를 하고 열심히 활동하던 청년들이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을 위해 프놈펜으로 올라오는 청년들도 있어서 말 그대로 그냥 앉아서 교도들이 금세 늘어난 법회를 보게 됐다.

모두가 은혜롭고 감사한 일 뿐이다. 캄보디아의 바탐방과 프놈펜에 교당이 세워지고 세 사람의 교무가 재미있게 살고 있고, 모든 활동들이 원만히 이루어지고 있다. 탁아원에서는 우리 아이들이 밝고 건강하게 지내고 은연중에 대종사 일원대도 교법을 접하고 자연스럽게 한국과 원불교를 만나고 있다.

긴 시간 공들이고 후원한 캄보디아 바탐방과 프놈펜에 교화의 터전을 마련해준 박청수 원로교무와 바탐방에 부임한 후 13년의 긴 시간을 묵묵히 견디고 서원과 기도로 뚜벅뚜벅 걸어 지금까지 온 도반 최지운 교무에게는 늘 고맙고 감사하다.

탁아원으로 인해 만나는 모든 인연들, 법회를 통해 만나는 한사람 한사람이 이곳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일들을 만들어주고 있다. 늘 격려해주고 기도해주는 선·후진과 국내외 수많은 교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인연의 벽돌 어느 하나도 어긋나지 않게 제자리에 놓여 아름답고 튼튼한 상생의 인연을 지어가기를 염원하고 현장에서 개벽의 일꾼으로 제대로 일하기를 서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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