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괴된 학교건물 복구 막바지

▲ 사)평화의친구들이 지역 주민,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만옵초등학교 건물을 복구하고 있다.
사단법인 평화의 친구들이 지난 1월부터 진행해온 바탄 지역 학교 건물 복구 사업이 완료 단계에 돌입했다. 지난 1월 중순 만옵(Manup)초등학교를 시작으로 송콜란, 타본, 이필로 이어지는 '평화의 친구들'의 활동은 타본 통합학교에 대한 자재 지원과 이필 통합학교에 대한 기금 마련 사업지원으로 막바지에 이른 것이다.

작년 11월 태풍 하이옌(욜란다)의 내습으로 필리핀 내에 많은 인명과 재산 피해 및 시설물 파괴가 발생했다. 바탄 지역은 많은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해안에 인접한 특성 때문에 학교와 주거 시설의 파괴가 두드러졌고, 이에 대한 복구는 당국의 열악한 재정상황으로 인해 많은 기관 및 단체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지부진한 실정이다.

평화의 친구들은 행정절차를 따지는 필리핀 현지 당국과 비생산적인 논의를 하기보다는 보다 즉각적이고 시의 적절한 지원을 추구했다. 이를 위해 현지 파견 활동가의 직접 방문 및 주민과 학교를 묶는 회의를 주최했다. 1월부터 2월에 걸친 회의와 조사 끝에 바탄 전체의 20여 개 학교 가운데 심각한 피해에도 불구하고 다른 기관 및 단체로부터의 지원에서 소외된 상기 4개 지역 학교에 대한 실물 지원에 착수했다.

이 가운데 만옵초등학교는 1월 중순에 공사를 시작하여 2주 만에 교실 3개 동에 대한 수리를 완료했고, 송콜란초등학교 또한 2월 초에 공사를 시작해서 3월 초에 교실 6개 동 및 긴급 대피소에 대한 수리를 완료했다. 타본은 섬 지역인 특성 상 자재의 운송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지역 사회와 학교 측의 긴밀한 협력에 힘입어 자재 운송이 완료되었으며 3월 말 완공을 목표로 붕괴 위험이 있던 교사 1개 동에 대한 부분적인 개축이 진행 중이다. 피해 정도가 심각하여 한정된 예산으로 교실 신축이 어려웠던 이필 지역의 경우 주민 자원봉사 위원회가 꾸려졌고, 이 위원회에 새끼돼지를 지원하여 사육하고 그 수익금으로 기금을 마련하는 보다 장기적인 방안이 마련됐다.

학교 건물 복구 사업에 있어서 평화의 친구들의 활동이 두드러지는 점은 지역 사회 및 학교와의 협력관계 구축에 있다. 재난 상황이 닥친 뒤에 수동적으로 지원을 받는 일에만 익숙해 있던 학교와 지역 사회는 이 기회를 토대로 스스로를 조직하고 자원하여 문제를 해결하고 미래의 또 다른 재난에 대처하는 역량을 기를 수 있게 됐다. 단순한 물질적 지원에 치중하여 수혜자 수를 늘리는 데에 급급한 일부 구호단체의 행태와는 달리, 단 한번의 도움이라도 진심을 담아 스스로를 변화시킬 수 있는 의식을 심어주는 계기를 마련한 것이다.

평화의 친구들이 필리핀에서 벌이는 평화재건 활동 가운데 학교 지원 사업과 같은 목적의 연장 선상에 주거복구와 생계지원 사업이 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지역내 일지라도 평화재건 활동에 대한 현지인들의 인식과 수용은 그 폭이 다르지만, 학교 시설 복구 사업이 완료단계에 들어서자 가시적인 성과 앞에 점차 이해와 관심의 정도가 높아져 가고 있다. 평화재건 사업의 남은 일정은 현지의 반응에 맞춰 완급을 조절하며 장기적으로 신중하게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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