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들이 어떤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가?' 교구 순방 간담회에서 임원진에게 던져진 질문이다. 원불교100년을 앞두고 일선 '교도'들이 체감할 수 있어야 한다는 주문이고, '실천'하는 교화마인드를 요구한 것이다.

교정원과 교구 임원진 간담회는 실질적인 교화 성장을 위해 교구의 환경적 특성을 살려내는 교화 실천 목소리가 강하게 대두됐다.

특히 중앙교구의 경우, 대학과 병원, 복지시설 등 자원 활용에 대한 안타까움이 제기됐다. 입교현황 등 교화 실적에 대한 실질적인 의견들도 주고받았다. 출가 교역자의 교화 의지와 실적에 일침이 가해지기도 했다.

'교도들이 어떤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가?' 문득, 자문해 본다. 교도인 우리는 원불교100년을 앞두고 어떤 실천을 하고 있는가? 교화 현장에서, 각종 세미나와 간담회에서, 하물며 취재처에서 만나는 재가 출가교도들의 교화에 대한 열망과 안타까움과 고민들을 듣고 전하는 나는 어떤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가?

교도로서 지켜야 할 4종 의무는 조석심고 법회출석 입교연원 보은헌공이다. 마음만 챙기면 어렵지 않을 조석심고도 성실하지 못하다. 법회출석은 잘 못하고 있고, 따라서 입교연원이 있을 리 없다. 몇몇 단체들의 정기 후원금도 내놓을 바가 못되니, 보은헌공 또한 면피가 안 되는 실정, 그야말로 교도로서 나는 형편없는 낙제점이다.

매일 새벽, 좌선을 하기 위해 교당으로 향했던 나의 신심이 예상치 못한 물리적 환경에 이제는 무색하리만큼 무뎌져버렸다.

교단 산하 기관에서 근무하는 나 같은 직원들을 일명 '잠자는 교도'라고 한다. 지난해 '잠자는 교도'깨우기 기획기사를 연재하면서 '교단에서 운영하는 기관에서 교화를 못하면 안 된다. 어떤 자리에서든, 직원들의 법회 참석을 장려하고, 입교를 독려해야 한다'는 직언에 격하게 공감한 바 있다. 그러면서 출가교역자들의 교화의지를 점잖게(?) 질타했던 기사를 쓰기도 했다.

잠자는 교도의 원인은 '교도'가 아닌, '출가교역자'가 극복해 내야할 사명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단견이었다.

일반적으로 회사에 근무하는 직원들은 회사규칙과 규정을 준수하고 성실하게 업무를 수행하겠다는 서약을 한다. 이를 기반으로 업무 실적에 따른 임금협상과 인사규정을 합의한다.

제반 환경과 특성이 다르다고는 하나, 교단 산하 기관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이라면 적어도 교법을 이해하고, 한 발 더 나아가 교도로서의 의무를 지켜야 하지 않을까. '교화'의 실머리를 풀기 위해, 시선을 '나'에게로 돌린다.

산수유가 노란 꽃망울을 터트렸다. '내'가 맞이하지 않으면, '봄'은 오지 않는다. 힘차게 일어나 봄 마중을 하자. 그렇게 '내'가 100년 성업의 주역으로, 교단의 봄을 맞이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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