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교구 20주년 기념세미나
범종교계 통일 네트워크 제안

▲ 평양교구가 설립 20주년을 맞아 기념세미나를 개최하고 범종교계 통일 네트워크를 제안했다.
평양교구가 설립 20주년을 맞아 3월 26일 '원불교 100년, 한반도 평화와 남북통일'이라는 주제로 기념 세미나를 열었다. 원불교 평화통일포럼이 주관한 이 자리는 평화재단 이사장 법륜스님이 기조강연을,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임을출 교수와 원불교 평화통일포럼 윤법달 수석연구원이 발제를 맡아 토론회를 이어갔다.

참석자들은 통일이 추상적 담론이나 이론 차원에서 실제적 방법론이나 개인적 차원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 또 이제까지 종교계가 남북한 체제의 차이를 간과한 채 진행돼왔다는 점을 인식하며, 특히 선교나 포교가 전제된 종교계의 북한 지원이나 교류 사업에 대해 경계의 목소리를 높였다.

경남대 임을출 교수는 '바람직한 통일논의 방향'의 발제에서 한반도와 독일의 상황을 비교하며 "지금 우리의 할 일은 통일을 준비하는 한편 남북한 주민이 모두 행복하고 주변국들도 통일을 지지할 수 밖에 없는 환경을 만드는 일이다"고 밝혔다. 이른바 '통일대박'을 만들기 위해 남북간 교류협력을 높은 수준으로 활성화해야 하며, 각종 격차를 줄여놓는 일이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종교의 역할'을 발제한 평화통일포럼 윤법달 수석연구원은 "종교계 전체를 포괄하는 평화네트워크가 형성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원불교와 조계종, 개신교, 천도교 등이 대북사업을 각각 진행해온 자료를 통해 "효과적인 대화를 위해서는 북한 종교계 대화 파트너의 위상이 강화되어야 하는데, 이를 위해 범종단적으로 협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교도들이 각 종단의 통일·한반도평화 관련 단체를 알지 못한다는 통계를 들어 "통일에 대한 인식 제고와 통일 이후 사회통합을 위해 평화교육 프로그램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전했다.

발제 후 민주당 통일전문위원 김종수 박사·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통일교육위원회 이영동 위원장·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본부 홍상영 국장·원불교교화훈련부 조경철 교무·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이찬수 교수가 각계의견을 전했으며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원불교 북한 교화는 원기23년 개성교당으로 시작돼, 원기79년 평양교구 설립으로 이어졌다. 원기89년 탈북자자활쉼터 '평화의집'과 이듬해 탈북청소년 대안학교인 한겨레중고등학교가 문을 열며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지원도 이어오고 있다. 세미나를 주관한 원불교평화통일포럼은 작년 한겨레중고 곽진영 교장을 대표로 시작된 연구모임이다. 김대선 평양교구장은 "이제 스무살 청년이 된 평양교구를 통해, 얼어붙은 북녘땅을 따뜻하게 녹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평양교구가 교도 없는 교구라고 하지만, 북쪽의 2800만 동포가 다 교도이며 가장 큰 규모의 교구장이라는 소명으로 살고 있다"고 밝혀 큰 박수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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