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 효과 크지만 실제 내용이 중요

▲ 김성수 문화평론가.
미국의 헐리웃 영화 한편이 수도 서울 한복판에서 촬영된다. 교통통제가 불가피한 상황인데 이에 대한 찬반 양론이 팽팽하다. 김성수 문화평론가와 함께 이야기를 나눠본다.

- 우리나라에서 '어벤져스2' 촬영을 한다고 하는데, 어떤 영화인가?

마블코믹스 만화를 원작으로 하고 있는 초대형 블록버스터다. 마블코믹스는 슈퍼맨, 스파이더맨 등 특별한 능력을 가진 영웅들을 등장시킨 상상력 넘치는 만화로 큰 인기가 있다. 이 중 '어벤져스2'는 다양한 영웅들이 지구를 지키는 내용이다.

- 왜 하필 수도 서울에서 촬영하나?

원래는 일본 도쿄나 홍콩이 거론됐던 걸로 알고 있다. 그런데 이 도시들을 제치고 수도 서울이 선택된 건 여러 배경이 있었다. '어벤져스1'이 한국에서 큰 히트를 했고, 또한 한국 영화 관람객 수가 한 해 2억명이 넘어가는 등 마블스튜디오 측이 한국에서 촬영을 하는 것이 여러 이익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에서도 파격적으로 대우를 했다. 한국영화들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촬영을 끌어올 때 협조 뿐 아니라 리메이크까지도 양해각서로 체결하기도 한다. 이런 것들이 주로 고려한 것 같다.

- 외국영상물 로케이션 인센티브 제도가 있다던데?

그 점이 이번 촬영의 장점이 되는 부분이다. 촬영 장소에 대해 부정적이게 그리지 않는 조건을 내거는 거다. 대신 우리나라에서 촬영한 비용 일정부분을 돌려주는 제도다. 대략 20억원 이상을 사용한 경우 비용의 최대 30%까지 돌려받을 수 있는데, 이번에 어벤져스2 같은 경우 100억원을 사용하게 될 예정이라 30억원을 돌려받을 수 있다.

- 평일이 아닌 주말에 촬영을 시작하게 되는데 어떻게 통제되나?

도심통제 계획은 3월30일 오전 6시부터 오후 5시까지 마포대교가 통제되는데, 차량 뿐 아니라 보행자까지도 통제된다. 지하철 마포역 일부 출구, 여의나루역 일부 출구도 통제된다. 2일부터 4일까지는 월드컵운동장 북로도 통제되고, 버스노선 16개도 우회통행한다. 5일 오전 5시부터 오후 5시까지 청담동, 6일에는 강남역에서 논현까지 통제된다. 이러다보니 교통통제에 대한 사회적 비용이 너무 크다는 평가들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 우리나라에서 막대한 지원을 하는 것 같은데, 당연히 시민들의 불편도 초래될 것 같다. 그럼에도 이런 촬영을 하게 될 때의 장점은 어떤 것이 있나?

현재 문화체육관광부에서는 이번 촬영에 의한 경제적 효과를 최대 2조원까지 보고 있으나, 사실 이러한 전망은 너무 낙관적이라고 본다.

그러나 직접적인 생산유발효과만 251억원, 관광객들이 62만명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되니 효과는 연간 900억까지 볼 수 있다. '어벤져스2'는 전 세계적으로 1억명이 넘는 관객이 관람할 것으로 보이는데 조심스럽게 봐도 미국내에서만 수천만명이 볼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관객들에게 서울의 긍정적인 이미지가 15분에서 20분 정도 노출되니 스크린투어들이 생겨날 수 밖에 없다. 서울의 브랜드 가치가 제고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서울이라는 공간이 배우들이 실제로 액션을 하고 중요한 백그라운드로 사용되는 것과 그저 배경으로 지나가는 것과는 큰 차이가 있다. 어떻게 활용이 되는지에 따라 확연한 차이가 날 것이다.

- 효과에 대해 많은 숫자가 발표됐는데 얼마까지 믿을 수 있나?

2조원이라고 하는 발표를 100% 신뢰하기는 어렵지만 문화효과의 파급효과는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반지의 제왕'을 촬영한 호주의 경우, 영화의 후반 작업을 호주에서 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아졌다. '반지의 제왕'에서 탁월한 기술을 보여줬기 때문에 호주의 스튜디오들에 의뢰를 한 것이다. 우리나라는 고양시를 중심으로 이러한 기술 작업을 할 수 있는 인프라를 탄탄하게 구축하고 있는데 이런 공간들을 활용하게 한다면 생산유발효과가 클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일자리 창출도 있을 것이다. '반지의 제왕' 사례들이 우리나라에서도 나타나기를 희망하고 있다.

- 그렇다면 경제적인 효과 말고도 국가 이미지 제고나 인식에서도 도움이 될까?

탁월하다고 본다. 그러나 긍정적으로 그리겠다고 양해각서를 체결하긴 했지만 얼마나 그리고 어떻게 그려낼지다. 예를 들어, IT의 최첨단 거리로 상암디지털단지가 들어가면서 IT강국의 면모를 보여줄 수 있게 된다고 한다. 이를 통해 국가의 위상들을 제고시키고 해당 분야의 세계 진출이 늘어날 수 있을 것이다.

- 영화 촬영 계약을 체결하기 전에 시놉시스라던가 대본을 볼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걸 기반으로 판단한 것이 아닌가?

당연히 그랬으리라고 생각된다. 만약 시놉시스나 대본을 보지 않고 계약을 체결했다면 후폭풍이 엄청나지 않을까.

- 문화체육관광부가 헐리우드영화에 대해 엄청난 지원을 한 반면, 같은 기간 촬영을 원하던 우리나라 영화에는 까다로운 조건을 내걸었다고 해서 논란이 됐는데?

사실 서울 도심에서 영화 촬영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한국의 영화에서 하려고 하면 해당 장소에 인접한 수많은 공공기관에 수없이 발품을 팔아야 한다. 그러나 '어벤져스2'의 경우는 문화체육관광부나 서울특별시, 영화진흥위원회 등이 모두 한꺼번에 한 자리에 모여서 양해각서를 체결한 것이다.

이런 일들은 상당히 드문 일이다. 영화 '감시자들' 같은 경우 서울 도심에서 찍는 장면에서 협조나 양해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고 알고 있다. 그런데 이렇게 전면적으로 허용을 해준다고 하니 특혜 논란이 있을 수 있는 것이다.

반면 영화의 파급효과를 생각하면 하나의 전례가 생겼다고 판단될 수도 있다. 막대한 경제효과를 위해 블록버스터 촬영에 이런 지원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우리가 사회적 합의를 넓혀가는 과정이라고 본다면 앞으로의 태도의 전환들도 유도해낼 수 있다고 본다.

- 우리 시민들 입장에서 불편과 어려움은 있겠지만 더 큰 이익을 위해 참을 수 있다는 여론도 크다. 촬영이 도심에서 진행되는 만큼 시민들이 주의할 사항도 있을 것 같은데?

물론 시민들은 큰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다. 또한 '어벤져스2' 촬영 내규상 촬영장면을 사진으로 찍거나 동영상을 찍는다면 나중에 굉장한 곤혹을 치를 수 있게 된다. 실제로 관계자들 같은 경우도 장면들을 찍거나 하면 내용유출이라고 하여 법적인 책임을 져야한다. 혹시 보게 되더라도 절대로 사진을 찍지 말아야 한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자료제공/원음방송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