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인재 특신급 양성, 교법의 사회화

▲ 고세천 교무 / 순창교당
원불교 교리에서 신앙과 수행이 훈련되어 단계별 성장됨을 구분하는 근거는 법위등급이다. 법위등급은 공부인의 수행정도를 여섯가지로 차등을 두어 각 등급마다 마음공부의 깊이를 체크하게 되어있다. 보통급, 특신급, 법마상전급, 법강항마위, 출가위, 대각여래위중 앞의 3단계 급(級)은 학생, 즉 배우는 단계이고 뒤의 3단계 위(位)는 스승, 즉 가르치는 단계이다. 이중 특신급이 핵심인재의 근거가 된다고 본다. 우리의 교리와 법규를 대강 이해하며 모든 사업이나 생각이나 신앙이나 정성이 '다른 세상'에 흐르지 않는 사람의 급은 자신의 구제와 더불어 세상의 구원에 첫 발을 내딛어 나와 천지, 부모, 동포, 법률의 관계성에 눈을 뜨고 특히 개인 단체활동에 있어 개인이익과 전체이익을 구별하여 악업을 짓지 않고 공공성을 살려 대중을 위해 일을 하는 하늘나라 공무원 길로 들어서는 단계이다. '다른 세상'은 원불교를 벗어난 세상의 뜻도 있지만 '악도(惡道)'의 의미가 더 크다. 만일 원불교에만 갇히면 교단주의 함정에 빠진다. 원불교가 최고이고 원불교에만 구원이 있다고 보지 않고 상식이 통하는 보편적인 진리를 인정하면 세상이 스스로 원불교를 높이 세워준다.

특신급은 함께함, 즉 공화(共和)의 출발이다. 나를 벗어나 세상 살림의 묘미를 맛보기 시작하고 소아인 '작은 나'를 놓고 대아인 '우리들'을 찾아가는 단계이다. 단체의 공법과 사회속에서 일을 하면서 개인의 사사로운 이익에 매몰되지 않고 전체의 이익을 생각하여 큰 살림을 시작한다. 작은 원불교를 벗어나 큰 원불교인 세상 전체를 위해 일을 하게 되어 지도자로 선출되고 추천된다. 말과 행동이 어긋나지 않고 내 앞에 큰 떡을 놓지 않는다. 특신급 신앙은 보이지 않는 무형의 진리부처님을 공경하고 두려워하여 진리전에 마음을 그대로 고백하고 보이는 유형의 부처님인 천지님, 부모님, 동포님, 법률님 보은의 조목을 실천한다. 우러름에서 끝나지 않고 내가 직접 실천하는 적극적인 신앙을 바탕으로 복(福) 락(樂)을 얻어야 신앙이 완성된다. 복락을 얻지 못하는 신앙, 생활의 향상을 가져오지 못하는 신앙은 공허한 신앙이며 미신이다.

특신급 공부가 되면 원만한 인격을 쌓는 수행공부가 제 궤도에 오르게 된다. 인격은 인품이고 사람의 됨됨이다. 우리가 사람을 고용한다고 할 때 그 사람의 됨됨이를 먼저 본다. 국가도 장관을 비롯한 고위직 공무원을 임명할 때 청문회라는 절차를 통해 후보의 인품을 검증한다. 우리가 명품을 좋아하는 이유는 명품 속에 나의 인품도 함께 들어난다고 보기 때문이듯이 명품 인격이 되면 스스로 자랑하지 않아도 대중이 높여준다.

지나가는 100년간 특신급에 대한 중요성은 인식했지만 원불교 핵심인재로 키우는데는 게을렀음을 반성해야 한다. 다시오는 100년에는 하늘나라 공무원의 기준이 되는 특신급 교도들을 잘 훈련하여 교단과 사회의 핵심인재로 육성하자. 특신급 인재들이 교당의 울타리를 넓혀 이웃종교를 비롯한 동포들과 손을 잡고 세간속에서 불법을 실천하여 모두를 이익 되게 하는 홍익인간의 정신을 고취하였으면 한다. 우리의 교리와 법규를 대강 이해하며 모든 사업이나 생각이나 신앙이나 정성이 다른 세상에 흐르지 않는 사람들이 바로 교단의 핵심인재이며 이들을 중심으로 주세교단, 대자비교단을 만들어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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