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각개교절 봉축행사
세월호 참사로 축소

'세월호 참사'로 어린 생명들을 잃은 가운데 대각개교절 경축행사들이 축소하는 형태로 진행됐다.

4월26일 추진하기로 했던 '아하데이' 축제를 비롯해 전북원음합창단 정기공연, 원광고등학교 도전 골든벨 참가 등 교단 대내외적으로 예정됐던 프로그램들이 연기되거나 취소됐다.

국민들이 비탄에 잠겨있는 상황에서 경축행사를 거창하게 하는 것은 사회적 분위기와 맞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부산교당 김지석 교무는 "대각개교절 기념식에 추진됐던 종교지도자 평화회의(BCRP)의 외빈 초청을 취소하고, 경축 분위기의 춤과 노래, 밝은 성가도 되도록 피하는 등 차분하고 엄중한 분위기로 행사를 진행했다"며 "국가가 어수선한 이 때 한쪽에서 우리 생각과 분위기만 너무 앞세우는 것은 오히려 대종사의 본의하고 맞지 않다. 아파하는 동포들과의 고통을 함께 분담하는 것이 대종사의 뜻라고 생각한다"고 근황을 전했다.

시국 정서를 외면하면서까지 교단의 경축행사를 추진하는 것은 무리가 따른다는 주장이다.

'세월호 참사'는 기존의 크고 작은 사건들과는 분명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그것은 어른보다 청소년들이 대부분 희생을 당했고, 위기상황의 매뉴얼이 어느 하나도 작동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번 사고는 가족을 잃은 아픔을 넘어 자녀를 잃은 부모의 절규가 국민들의 가슴을 울리면서 모두가 눈물을 흘릴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가고 있다. 특히 단원고의 학생들의 생사를 모르는 상황에서 청소년들을 위한 축제를 개최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주장이다.

한 교무는 "이번 대각개교절은 작년과 달리 '어린이 장기자랑' 등을 취소하고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위한 추모법회로 진행 했다"며 "시국이 안정적이지 않고 모두가 슬픔에 잠겨있는데 우리만 '모두가 은혜입니다'라고 문구를 외치기도 그렇고, 또 우리 생일이라고 말하기에는 너무 이기적이지 않느냐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것을 내세우지 않고 전 국민들과 함께하는 것이 맞다"고 판단했다. 추모법회는 '세월호 참사'로 인한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하고 해탈천도를 바라는 천도재와 마지막까지 생존자로 돌아오기를 간절히 바라는 기원식으로 진행했다.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