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진수 교무/원광대학교 마음인문학연구소

명상에 대한 대중적 관심이 시작된 것은 1970년대 이후의 일이다. 경제화와 민주화의 과정에서 삶의 외적·물적 갈증이 어느 정도 해소되면서 자연스럽게 내적·심적 관심이 고조된 것이다. 1990년대 초반에 명상수련 단체들이 차츰 증가했고, 교단에서도 마음공부에 대한 관심이 커져 수계농원, 시민선방 등 공부모임이 활성화되었으며, 대안학교와 교육현장에서 적용되기 시작했다.

2000년대에 들어서 명상의 대중화가 본격화되었다. 이때부터 마음공부에 대한 학위 및 연구논문, 단행본 발간이 크게 증가하였다. 2004년 7월, 임시수위단회를 전후하여 '마음공부의 사회적 확산'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되어 이후 수차례 걸친 토론 및 실천사례발표 등이 이어져 2008년 출범한 사단법인 마음공부회는 마음공부의 새로운 구심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2010년대에 들어서면서 명상의 대중화 경향은 더욱 가속화되었고, 전문화와 규모화의 추세까지 보이고 있다. 명상은 서양의 심리학, 의학, 교육학 등과 만나면서 새롭게 프로그램화되었고, 역수입되어 웰빙, 힐링의 트렌드와 결합하여 관련 영역을 더욱 확장하고 있다. 교단에서도 이러한 시대적 흐름에 대응하여 교육기관이나 관련 단체에서 마음공부 지도자 양성이 추진되고 있으며, 영광국제마음훈련원의 개설을 앞두고 있다.

교법 담아야할 제도, 너무 낡지 않았나
원불교 넘어서는 다양한 노력 필요

사실 마음공부는 1924년 불법연구회가 설립되면서 훈련법 제정과 함께 시작된 것이다. 이 공부법으로 많은 지도자가 배출됐고, 전국 각지에 교당과 훈련원이 설립 운영되었다. 한편 교육, 의료, 복지 등 다방면에서 적극적인 사회참여가 이루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다시 마음공부 사회화를 고민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지금까지의 교법 실현이 마음공부 사회화가 아니고 무엇이었던가? 먼저 안으로 지금까지의 마음공부가 어떻게 이루어졌는지를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많은 이들이 우리의 교법으로 자신을 변화시키고, 가족과 직장의 많은 문제들을 해결하여 왔으며, 사회현실에 적극 참여해 왔다. 그러한 활동이 마음공부와 어떤 연관성이 있었는지, 마음공부에 대한 체험과 연구는 지속되었는지, 혹 법회나 훈련 등이 형식적으로 진행되지는 않았는지, 교법을 담아야 할 제도들이 너무 낡아버린 것은 아닌지 되돌아보아야 한다.

다른 한편에서는 밖에서 마음공부가 어떻게 인식되는지를 돌아보아야 한다. 여전히 마음공부는 원불교 안에서만 통용되고 있는 느낌이다. 대부분 마음공부를 접하려면 먼저 원불교 관련 기관 및 사이트에 접속해야만 한다. 당연한 것일 수도 있지만 일반인들이 종교적 편견 없이 마음공부를 접할 수 있도록 더 많은 배려가 필요하다. 당장 마음의 안정을 얻기를 희망하는 이들에게 탈종교적인 입장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지난 2010년 12월에 원광대학교 마음인문학연구소가 한국연구재단의 인문한국(HK)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공식 출범하였다. 마음인문학연구소에서도 마음공부를 마음치유 및 인성교육 활동과 연계하여 프로그램 개발과 사회적 확산을 위한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현장전문가와 만남을 추진하고 프로그램개발 및 효과검증, 지도자양성과정 등에 대한 연구도 병행 중이다. 여전히 마음공부 관련 개별 단체들의 활성화도 필요하다.

하지만 구심이 필요하다. 사단법인 마음공부회의 역할 재고 및 마음공부학회 등의 설립도 요청된다. 이를 통해 인접학문과 교류 및 학술연구의 심화, 프로그램의 효과검증, 단계화 및 교육과정의 개설, 지도자 양성 등에 지속적이고 유기적인 합력이 무엇보다도 시급하다. 오랫동안 잘 키워왔던 마음공부가 이제는 원불교인의 마음공부에서 모든 사람의 마음공부가 되기를 염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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