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원오 교무
충북교구장

가정의 달 5월, 가정의 소중함은 거듭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한 가정, 한 가정이 건강해야 모든 청소년들이 올바르게 자라게 되고, 그 가정들이 건강해야 한 나라의 안정과 번영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원불교 경전 가운데 하나인 〈세전(世典)〉에 보면 '가정은 인간생활의 기본이라, 사람이 있으면 가정이 이루어지고 가정에는 부부를 비롯하여 부모 자녀와 형제 친척의 관계가 자연히 있게 되는 바, 그 모든 관계가 각각 그에 당한 도를 잘 행하여야 그 가정이 행복한 가정, 안락한 가정, 진화(進化)하는 가정이 된다'고 밝히고 있다. 즉 행복한 가정, 안락한 가정, 진화하는 가정을 이루기 위해서는 가족 구성원들 모두가 각자 행해야 할 마땅한 도를 온전하게 실천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신 말씀이다.

가정은 모든 인간생활의 기본이자 나라의 근본
그 도를 행할 때 행복하고 안락한 가정을 이뤄


요즘 가계부채가 늘어나고 이혼율이 점점 증가하면서 가정이 무너지는 사례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한 가정의 붕괴는 그 폐해(弊害)가 그 가정에만 머물지 않고 사회 전반으로 확산된다는 데 문제가 있다.

부모 사이에 문제가 있거나 또는 이혼하게 되면 그에 따른 피해가 곧바로 자녀들에게 돌아간다. 또 가정과 사회의 관심에서 멀어진 청소년들은 범죄의 유혹에 빠지기 쉽다. 해마다 10대 청소년들의 범죄가 증가추세를 보이고 그 문제가 나날이 심각해지면서 '청소년 범죄에 브레이크가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러한 청소년들의 가출과 범죄를 부추기게 되는 또 다른 요인은 가정 폭력이다.

가정 폭력은 성폭력, 학교폭력, 부정·불량식품과 함께 4대 사회악 가운데 하나에 속한다. 가정폭력은 가정파괴의 주범이며 엄하게 처벌해야 할 범죄이다. 가장 집요하고 음성적이며, 재발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이 가정폭력이다. 그러나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그 가정폭력을 경험한 청소년들이 어른이 되면 그 자녀에게 본인이 겪었던 가정폭력을 대물림할 확률이 높다는 데 심각성이 있다.

소태산대종사는 가정을 다스리는 호주(戶主)의 책임이 크고 중함을 강조했다. 〈대종경〉 인도품 24장에서 '한 가정은 한 나라를 축소하여 놓은 것이요, 한 나라는 여러 가정을 모아놓은 것이니, 한 가정은 곧 작은 나라인 동시에 큰 나라의 근본이 된다'하시고 '그러므로 한 가정을 잘 다스리는 사람은 사회 국가에 나가도 그 사회 그 국가를 잘 다스릴 것이며, 또는 각자 각자가 그 가정 가정을 잘 다스리고 보면 국가는 따라서 잘 다스려질 것이니 한 가정을 다스리는 호주의 책임이 중하고 큼을 알아야 한다'고 했다.

한 가정을 다스려 나가는데 필요한 네 가지 실천 덕목이 있다. 〈소학(小學)〉 선행편(善行篇)에 보면 '집안을 다스리는데 네 가지 가르침으로써 할 것이니 그것은 부지런하고 검소하며 공손하고 너그럽게 용서하는 것(御家以四敎, 勤儉恭恕)이다'고 밝히고 있다.

부지런함과 검소함은 가정의 경제를 튼튼하게 만들게 하고, 공손함과 용서는 가족 간의 소통과 화합을 이루는 바탕이 되게 한다. 어렵고 힘든 때일수록 가족 간의 유대와 믿음이 그 무엇보다도 절실히 요청된다.

몸과 마음이 건강해야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고, 가정이 건강해야 가정폭력과 청소년 범죄를 예방할 수 있다.

가정의 달 5월, 내일의 주인공인 청소년들이 밝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보살핌이 필요하다. 더불어 가정을 다스리는 호주가 그 의무와 책임을 다함으로써 행복한 가정, 건강한 가정으로 만들어가야 한다.

우리는 가정의 달 5월을 맞아서 가정과 가족의 소중함을 가슴 깊이 되새기고 밝고 건강한 사회를 건설하자.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