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여 년 해외교화 역사
결집과 비전으로 도약

▲ 현재 23개 나라에 57개 교당, 개척 선교소 10곳, 30개 기관에 139명(원무1명)의 교역자가 근무하고 있다. 사진은 모스크바교당의 한·러문화큰잔치.
교단 100년을 앞두고 해외교화의 비전과 성찰을 공유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해외 전무출신 합동훈련 및 해외 출가교역자대회는 해외교화 70년 만에 대규모로 열리는 행사로 결집과 새로운 도전의 의미가 크다. 현재(원기99년 5월) 교단의 해외교화는 23개 나라에 57개 교당, 개척·선교소 10개, 30개 기관에 139명의 출가 교역자(원무 1명)가 현지인 교화는 물론 한인 교화까지 전담하며 역동적인 현장을 만들고 있다. 정역분야에 있어서 〈정전〉 〈대종경〉은 24개 언어로 번역돼 보급되고 있고, 〈정산종사법어〉 〈불조요경〉 〈교사〉 〈예전〉 〈성가〉 등도 정역을 완료했거나 감수 중에 있어 경전교화의 새장을 펼치고 있다. 영어, 중국어, 스페인어 등 주요언어를 비롯해 최근에는 태국어로도 〈정전〉이 번역돼 활용되고 있는 상황이다.

미주선학대학원대학교, 원다르마센터

교단의 해외교화는 미주선학대학원대학교(2003년 개교)와 미주총부법인 원다르마센터(2011년) 봉불식을 계기로 판도가 한판 크게 바꿨다. 특히 미국이나 영어권 교화에 있어서 두 기관은 원불교 세계화에 있어 상징성이 매우 클 뿐 아니라 미국교화를 이끄는 쌍두마차다.

미국교화 1세대 교무들이 홀홀 단신으로 교당을 개척하고 한인 교화에 주력했다면 2세대 교무들은 고등교육기관인 미주선학대학원을 통해 능숙한 영어로 현지인 교화에 앞장서고 있다. 뿐만 아니라 3세대 교무라 할 수 있는 현지인 출가자가 교육 과정을 밟고 있어 미국교화는 그 어느 때보다 역동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미주선학대학원은 영어권 인재양성의 요람으로 31명의 교무를 배출했고, 7명의 출가자가 수학하는 등 향후 10년, 본격적인 본토인 및 주류사회 교화로 선회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지금도 본토인 교화를 전담하는 교당과 교무들이 있지만 미주선학대학원 출신 교무들이 각 교당에 자리를 잡으면서 교화의 패러다임이 바뀔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원다르마센터는 원불교 선의 세계화와 보급에 있어 첨병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지리적으로 뉴욕시와 매우 가까워 명상과 휴식을 원하는 미국인들에게 새로운 명소로 유명세를 치르고 있는 중이다. 훈련에 참가한 주류사회 현지인들이 원불교 동선(Moving Meditation)을 체험하고 열띤 호응을 보내고 있어 원불교 선의 세계화 가능성을 어느 정도 보여줬다는 평가다.

원다르마센터가 영성훈련 도량으로써 조금씩 자리를 잡으면서 교무훈련을 비롯해 교도들의 훈련 까지 담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센터가 위치해 있는 뉴욕주 콜롬비아 카운티 지역사회에서도 활발한 교류를 통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지역민들이 적극적으로 정기법회를 비롯해 선방·요가 교실에 참여하면서 교화에 시너지를 내고 있어 고무적이다.

교서 정역, 종교연합운동

교정원 국제부는 '원기100년 10개 국어 교서정역봉정계획'을 수립하고 7대 교서에 대한 번역 출판에 들어갔다. 번역 출판은 모바일 인터넷 시대에 있어 가장 기본적인 작업이다. 원광대 정역원은 교서 번역에 있어 주된 창구 역할을 하고 있고, 실무로는 국제부 류정도 교무가 보좌하고 있다.

이번 해외 출가교역자대회에 참석하지 못한 한 교무는 "교서 번역 뿐 아니라 참고 경전이나 법문집의 주옥같은 말씀을 번역하는 일도 큰 일이다"고 술회한 바 있다. 그만큼 교서만으로 해결되지 못하는 부분을 스승님의 법문이나 교화교재 번역으로 본토인들의 욕구를 충족시킬 필요가 있다. 한결같이 원하는 부분은 '현지인을 감동시킬만한 법문 번역이 급선무'라는 것이다. 경전 번역은 한번으로 끝나지 않고 계속돼야 한다.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것이 번역이기 때문에 탁월한 번역은 어떤 교화방편보다도 파급력이 있다.

긍정적인 부분은 교서 외 경산종법사나 좌산상사의 법문집, 책자 등이 영어로 번역되고 있다는 것이다. 경산종법사의 〈일원상서원문〉 등 3종류의 책자는 이미 영역돼 있고, 좌산상사의 〈무시선법 해설〉 영역본도 조만간 볼 수 있게 됐다. 뿐만 아니라 올해 초 미주선학대학원에서 열린 '미주 교서 정역 워크숍'의 논의 결과 〈정전 번역 해설서〉를 만들어 배포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그 결과 교단100주년을 앞두고 〈정전〉 내용 중 대의, 단어해설, 관련 문헌 등을 각주로 달아 원문의 뜻을 명확히 전달할 예정이다. 한마디로 신도형 교무의 〈교전공부〉처럼 정리해 영역한다는 계획이다. 더불어 대산종사의 해를 맞아 법문 1집에 수록돼 있는 〈수신강요 1, 2, 3〉를 번역할 예정이고, 〈교리실천도해〉 번역도 야심차게 준비 중이다.

날로 중국의 위력을 체감하고 있는 지금, 중국교화에 대한 관심도 어느 때보다 높다. 주로 중국교화는 문서나 학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물론 중국 내 한인을 상대로 교화는 하고 있지만 여전히 교화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문판 〈원불교교전〉은 북경에서 출판기념대회를 개최할 만큼 번역이 성공적이라는 평가다. 현재 중요 대학이나 도서관에 배포돼 있다.

종교연합에 있어서는 2013년 경산종법사가 태국 방콕에서 열린 세계불교도우의회(WFB, 김상호 교무·사무부총장)에 국빈 방문함으로써 불교와 교류협력을 강화했다.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 김태성 교무·사무차장)를 비롯해 아시아종교인평화회의(ACRP, 김관도 교도·사무총장), 세계종교평화회의(WCRP, 이오은 교무·공동의장) 등 에도 교단이 중추적인 역할을 해 내고 있고, 유엔(UN) 지정 세계 종교간 화합의 주간을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회의를 주관하는 등 실질적인 활동에 힘을 보태고 있다.

대륙별 교화현황

무엇보다 해외교화의 핵심은 교당이다. 대륙별 교당들이 제몫을 해주기 때문에 교화사업이 역동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교단의 해외교화는 원기20년(1935) 일본 대판과 만주 목단강 교화가 시초다. 이후 원기75년(1972) 이제성 교무의 도미와 이듬해 미국 LA에 원불교 종교법인을 설립하면서 본격적으로 해외교화를 열어갔다.

현재 미국과 남아메리카는 LA교당을 비롯해 28개 교당(개척포함), 훈련원 3곳, 10개의 기관이 자리 잡고 있다. 또 유럽교구(아프리카, 아시아지구 포함)은 15개 교당, 라마코카 원광유치원을 포함해 10개의 기관이 있고, 일본(오세아니아 포함)과 중국교구 역시 24개의 교당(개척포함)과 3개의 기관으로 성장했다.

해외교화를 돕기 위해 (사)아프리카어린이돕는모임, (사)함께하는 사람들, (사)삼동인터내셔널, (사)청수나눔 실천회 등이 조직돼 대륙별 특성에 맞게 적극적인 후원활동을 펼치고 있다. 저개발 나라에는 보건진료소나 탁아소, 한울안여성센터 등을 운영하며 빈곤과 질병 등을 퇴치하는 데 역점을 두고, 선진국의 경우에는 훈련원과 복지관, 한의원 등의 운영으로 현지인들과 접점의 기회를 모색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특히 모스크바교당은 한류 바람에 따라 한글학교와 풍물, 민속큰잔치 등을 선보이며 더욱 외연을 확대해 갈 방침이다. 교정원 국제부 산하 국제교화사업회(회장 김창규)도 해외교화의 재정적인 부분을 뒷받침하며 다양한 교화사업을 전개해 나갈 전망이다.

국제부 류정도 교무는 "해외교화의 거점 확보는 어느 정도 됐다. 중요한 것은 벌려놓은 교화판을 이끌어 갈 인재양성이 시급하다. 또한 해외교화의 정책적인 방향을 확고히 잡아가는 것도 중요하게 대두되고 있다"고 해외교화의 과제를 밝혔다.
▲ 원다르마센터가 지역주민들을 위해 열린 선방을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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