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19-10-11 17:03 (금)
교당을 찾아서 / 광주전남교구 영암교당·영보선교소
교당을 찾아서 / 광주전남교구 영암교당·영보선교소
  • 안세명 기자
  • 승인 2014.05.23
  • 호수 17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의 고장 영암, 따뜻한 법풍으로 감싸 안아
▲ 일원가족 생일기도 법회를 맞아 법신불전에 축원을 올리고 있는 영암교당 기원인 일동.
소백산맥이 목포 앞 바다로 쭉 뻗어가다 평지에 돌출된 잔구형태의 월출산이 있다. 국립공원인 동시에 산 전체가 거대한 수석 전시장이라 할 만큼 기암괴석으로 형성돼 웅장한 기맥이 흐르는 이곳에 영암교당과 영보선교소, 영암원광어린이집이 있다.

영암교당은 원기55년 목포교당 연원으로 설립 돼 45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영암원광어린이집은 올해로 34회째 졸업생을 배출하고 있어 지역 인재양성에 탄탄한 입지를 갖추고 있다. 또한 영암교당에서 연원 낸 영보선교소는 충절과 유학사상이 뿌리 깊은 선비마을에 33년간 자리하고 있다.

세월호 교훈, 인도상 공정한 도 실천해야


맑고 따뜻한 음성으로 반갑게 맞이해 주는 은성의 교무. 그는 영암과 영보에 부임한지 4년을 맞이하고 있다. "영암은 일본 아스카문화의 시조라 칭송받는 왕인박사와 신라 도선국사가 탄생한 곳이며, '기(氣)의 고장'으로 불릴 만큼 애향심이 남다르다"며 "유서 깊고 전통과 창조에 대한 의지가 강한 지역인 만큼 교도들의 신심과 공부심도 장해 교화에 큰 의지가 된다"고 설명했다.

매월 2째주 법회는 일원가족 생일기도 법회다. 호명 돼 나오는 교도들은 각기 촛불과 기도비를 법신불전에 헌공하고, 불단에 앉아 본인과 가족을 위해 기도한 후 대중들과 떡 케익을 나누는 시간, 참 정답고 신선했다.

은 교무는 설교에서 "어제 교도들과 함께 세월호 참사 현장인 진도를 다시 방문하고 왔다"며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다양한 자원봉사 역할도 있지만 깊은 참회와 다짐의 서원이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일원상서원문에 밝혀진 바와 같이 우리 모두가 진급의 길을 걷기 위해서는 육도 중 인도(人道)의 몸을 받았음에 깊이 감사하고, 인권(人權)시대에 사람으로서 떳떳이 해야할 길을 밟아 행하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는 세월호가 주는 교훈은 종교인부터 인도정의의 공정한 법칙을 실천하는 데 있음을 강조한 것이다.

▲ 영암 원광어린이집 어린이 회원들이 석존성탄절 헌공다례를 올리고 있다.

지역민과 호흡하는 따뜻한 실천

영암교당에는 원광어린이집과 영암다례원, 원불교경로식당, 사)삼동청소년회 영암지부가 동시에 운영되고 있다.

어린이집은 군내 젊은 세대들이 좀처럼 유입되지 않고 타 단체 시설들과 경쟁하는 어려운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마음공부 인성교육과 풍물, 다도, 주산 등 특화 프로그램이 있어 지역 내 인기가 높다. 유묘원 원장은 "그동안 졸업생들 대상으로 원광캠프를 열었고 지금은 가족캠프를 통해 어린이와 학부모들과의 신뢰를 쌓아가고 있다"며 "35년의 역사를 갖고 있는 만큼 이 곳을 거쳐간 영암의 청소년들을 교화로 이어지게 하는 것이 가장 큰 고민이다"고 토로했다.

영암교당은 20여 년 전부터 교당 지하에서 경로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영암군내 65세 이상 어르신들은 누구나 할 것 없이 점심식사를 공양한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많게는 하루에 50여명까지 방문하는 등 입소문이 자자하다.

김현심 교도회장은 "관과 협력하여 지역민과 소통하는 것이 교화에 가장 중요한 전략이다"며 "노인급식을 통해 원불교를 알리게 됐고 더불어 노익복지에 큰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매년 대각개교절에는 군내 미화원들 30여명을 초청하여 함께 식사하는 것도 오래된 전통이 됐다.

영암다례원 또한 교당의 자랑이다. 원광대학교 평생교육원 분원으로 사)한국차인회 소속인 다례원은 지역의 크고 작은 주요 행사에 빠지지 않고 군을 대표하는 문화 지킴이이며, 교당 홍보를 톡톡히 하고 있다. 문경인 다례원 회장은 원광대학교 디지털대학교 차문화경영학과 1회 졸업생으로 자부심이 대단했다. 그는 "왕인문화축제, 한옥건축박람회, 국화축제와 군내 행사에는 어김 없이 영암다례원의 참여를 요청받아 왔다"며 "이 지역은 교당은 물론 각 가정에도 차나무와 차밭이 있을 정도로 다도에 관심이 높아 교육을 수강하고 싶은 일반인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고 말해 문화교화의 가능성을 비쳤다.

영보선교소, 재가교도 천일기도 이어가

영암교당에서 차로 10분 거리에 있는 영보선교소는 현재 은 교무가 겸직하고 있다. 농촌교당 특성상 매주 수요일 10시 출장법회를 보며, 4축2재와 통합법회는 영암교당과 함께 한다. 2년 전, 은 교무가 갑자기 영암교당으로 부임되자 그동안 진행됐던 1000일기도에 공백이 생기게 됐다. 이를 걱정하던 신덕길 주무는 교역자가 없는 교당에 매일 새벽 천일기도를 이어가 852일째를 맞이하고 있다.

신 교도는 "처음에는 기도가 중단돼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뿐이었는데, 점점 정성이 더해졌다"며 "천일기도를 하면서 갑작스런 태풍으로 훼손된 교당 기와와 담장을 복원할 수 있도록 전남도로 부터 지원을 받게 됐고, 법당 일원상과 불전도구 희사자가 생겼으며, 교당 주위에 사는 이들이 입교를 하고, '도농교육센터'가 건립되는 등 신비한 일들이 생겨났다"고 기도의 영험함을 열거했다.

신용정 교도회장도 바쁜 농사일에도 불구하고 인터넷 사경을 8차례나 완독하는 등 놀라운 공부심을 가졌다. 선교소에는 그와 같은 사경 마니아들이 10명이 넘는다. "처음에는 독수리 타법으로 시작해서 하루에 3~4단락 칠 정도로 더뎠다"며 "5~6번 완료할 때 까지만 해도 무슨 뜻이지도 모르고 법문 글자에만 집중하다보니 이제는 300타를 넘어 섰다. 지금은 사전을 찾아가며 뜻을 새기는 재미로 공부의 맛이 가득하다"며 기쁨을 전했다.

선교소 바로 옆에는 1470년 신영명이 건축한 '이우당'이란 고택이 있다. 청백의 상징인 연과 충절의 상징인 오죽이 심어져 있어 '이우(二友)'란 이름이 붙었으며, 율곡 이이 외 수많은 유학자들이 도덕과 문장을 논의했고, 한석봉도 이곳에서 서예를 배웠다고 전해진다. 또한 그 옆에 새로이 도농교육센터가 한옥으로 조성돼 있어 지역 내 발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 곳 교도들은 교역자 1인이 영암교당과 영보선교소를 번갈아 법회를 보고 있는 현재의 실정을 몹시 아쉬워 한다. 이곳에 선방과 기도도량을 희망했다.

▲ 영보선교소는 500여년이 넘은 이우당 고택과 도농교육센터사이에 자리하고 있다.

100년성업, 어린이 교화로 부터

영암교당의 가장 큰 비전은 어린이교화다. 어느덧 법호인들이 일반 교도들보다 많을 정도로 젊은세대의 교화 참여가 그들의 숙제가 됐다. 이를 위해 하나 둘씩 늘어가는 어린이법회와 청소년교화에 교도들의 관심과 열정이 대단하다. 팔을 걷어 부치고 토론하는 그들의 눈빛에 꿈이 실현될 것임을 기대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