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16일, 진도해역에서 476명을 태운 여객선 세월호가 침몰했다. 이 사고를 두고 여러 가지 말들이 쏟아졌지만, 그 중에서도 침몰 당시 단원고 학생과 승객들을 뒤로한 채 가장 먼저 탈출한 선장과 선원들에 대한 국민들의 질타가 매우 컸다. 순식간에 배가 기우는 위급한 상황에서 선장과 선원들만이 안전하게 대피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

선박의 침몰초기 승객들은 구명조끼를 입고 선원들의 지시에 따라 외부로 탈출하게 돼 있다. 학교 교육에서 그렇게 배웠고, 그 이후의 행동사항과 돌발 시 대처방법은 배우지 않았다.

우리는 초·중·고등학교 시절 수 백명의 학생들이 집단으로 배편이나 차편을 이용해서 안전교육도 없이 수학여행을 떠난다. 그러나 학교에서는 혁신학교와 교과목에 치우쳐 있고 재난과 대형사고 시 대피요령과 인명구조, 응급처치 훈련 등의 안전교육은 빠져 있다. 학과 교육도 좋지만 평소에 학생들에게 안전 레시피를 알려주고 안전의식을 고취시켰다면 이번 세월호 참사에서도 많은 학생들이 선원들의 대기명령에 마냥 기다리고만 있진 않았을 것이다.

세월호 참사 직후 교육부와 각 시·도 교육청은 안전교육에 대한 지침을 긴급히 마련해 부랴부랴 일선학교에 내려보냈다.

하지만 '관련 교과 시간이나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에 관련 기관의 동영상과 책자를 이용해 안전교육을 실시하라'고 명시돼있을 뿐 실질적인 방안이나 교사들의 안전교육 전문성을 높일 수 있는 지침은 빠져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이나 그마저도 제대로 고치고 있지 않은 실정이다.

존 테일러 개토는 "모든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든, '무엇이 중요한가'라는 질문만은 회피할 수 없다. 그러므로 먼저 무엇이 중요한가를 이해하라. 우리는 대단히 추상적인 속보에, 대의명분과 표어와 정치구호와 가짜스릴에 중독되며, 다른 요소들이 우리의 삶을 지배하게끔 내버려 두게 된다. 무엇이 중요한지를 이해할 때, 그리고 그렇게 되기 위해 투쟁하고 심지어 목숨까지 내놓을 각오가 되어 있을 때 우리는 진정으로 자유로워 진다"라고 말한다.

안전교육은 곧 예방이다. 대형사고는 엄청난 인명과 재화의 손실을 초래한다. 그러므로 국민의 기본적인 복지인 '안전'의 증진을 위해선 경제·사회적 규제와 감독을 더 세밀하고 깐깐히 하며 이를 위한 사회적 투자를 강화해야 한다.

수박 겉핥기 식 교육이 아닌 이제는 '정말로 중요한 것'을 가르칠 시간이다.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