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용한 교도 / 동수원교당

대학교에 입학하면서 어머니 권유로 1회 대학선방을 다녀온 것이 인연되어 전농교당 청년회 활동을 시작으로 원불교 교도가 됐다. 졸업 후 결혼과 직장관계로 수원에 거주하며 매주 일요일 법회를 전농교당으로 보러 다니고 있었는데, 어느날 이운숙 교무가 이제는 집 근처 동수원교당으로 옮기라는 명을 듣고 '네!'하는 한마디로 교당을 옮기게 됐다.

부모의 그늘을 벗어나 낯선 교당에서 청년이 아닌 일반 교도로 새로운 교당생활이 시작되니 그동안 교도로서 기본의무나 교당생활에 대한 연습이 없었음을 반성하게 됐다. 당당하게 일반교도의 일원으로 내가 챙겨야 할 것들을 챙겨야 하는 줄 알게 되면서 철이 들기 시작했다.

교당 성장의 원동력
청소년 중심으로 교화 우선되어야


원기92년 2월 동수원교당 100년 비전이 선언되고, 그해 10월 교당 청년회가 재조직됐다. 회장단이 있었지만 나는 간사역할을 맡아 청년회 활성화를 돕도록 했다. 청년회를 벗어난 지 얼마되지 않은 나는 시간이 허락하는 대로 MT도 따라다니며 그들과 함께했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시간이 지나면서 직장 따라 흩어지는 청년들도 있었지만, 새로운 인연과 결혼해 일반교도로 올라오는 청년들과 부모의 권유로 인해, 혹은 본인이 직접 찾아오는 젊은 교도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평소 2030세대교화에 관심이 많으셨던 박근영 교무는 이 좋은 기회를 그냥 보내지 않고, 젊은 교도들을 조직화하는데 공을 들였다.

원기91년 청년단을 시작으로 원기93년~94년에는 연화7단으로 원기95년에는 희망단으로 원기96년부터는 은혜단(가족단)으로 이름을 바꿔가면서 원기99년 현재 12가족에 아이들까지 약 40여명에 이르는 대 가족단이 되었다. 평소 정례법회일이면 4~5가족이 꾸준히 참석하면서 교당 법회를 시끌벅적하게 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이제는 일반 교도분들도 뒷자리에서 아이들 떠드는 소리와 아기 울음소리가 들리지 않는 법회 날은 왠지 허전해 한다.

지난 10여년 청년단 간사역할에서 시작하여 원기98년까지 2030특성단의 단장을 맡았던 나는 올해 비로소 새로운 단장에게 은혜단을 넘겨줬다. 두 아이의 엄마인 신임 단장은 신세대답게 스마트폰의 SNS를 통해 늘 단원들과 소통하면서 끈끈한 단원관계를 유지해간다.

지난 3월30일 원기99년 입교식에서는 동수원 교당 은혜단의 귀염둥이 어린이들이 대거 입교를 했다. 특히나 아내나 남편을 따라서 교당에 다니던 배우자들이 입교를 하게 되면서 2030단이 교당 교화의 새로운 활력소임을 다시금 입증했다.

이제는 젊은 부부세대들의 교당유입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가정과 직장문제로 깊은 고민을 하고 있는 그들이다. 어린시절 부모를 통해 원불교에 대한 좋은 가르침과 깊은 인상은 있지만 학업과 배우자, 새로운 일터라는 다양한 변수로 인해 교법과 멀어지는 경우가 매우 많다.

이들의 손을 잡고 다시 법회에 참여하게 하여 일원가족이 되도록 하는 것은 어떻게 가능할까?

교역자의 비전과 교도에 대한 따뜻한 사랑도 절대적이지만, 내가 경험한 바와 같이 젊은 세대에 대한 관심과 그들의 삶을 다독여주고 성장시키는 교화자 역할을 서로 감내해야 한다.

교당 성장의 새로운 원동력은 아이들 교화의 중심으로 변화되야 한다. 유년회 학생회 청년회를 거쳐 다시 아이들의 부모로서 맞이하는 새내기 일반교도가 되기까지의 과정이 자칫 소홀해지고 놓치기 쉬운데 서로 릴레이 바톤 이어가며 합력으로 이어져 간다면 젊은 교도 교화에 맥이 살아나고 활력이 되지 않을까 한다.

우리들의 꿈은 이렇게 청년에서 일반으로 다시 그들의 아이들로 이어져 아이들의 울음소리에 활기찬 교당으로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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