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그 후 남는 것은? 슬픈 상처와 아픔, 고통이다. 오랜 치유로도 다 낫지 못할 깊은 아픔의 울림이 함께한다. 1950년 6월25일의 한국전쟁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우리는 한국전쟁 65주년에 원기100년을 맞는다. 한반도 곳곳에는 한국전쟁의 상흔인 민간인 대학살의 현장이 존재한다. 또 근대 민주화의 과정에서 희생자들이 발생된 곳도 있다. 원기100년을 맞아 100곳의 민간인대학살 현장, 민주화 현장을 선정해 추모 위령재를 거행하면 좋겠다. 물론 올해도 교당에서 '평화적 남북통일을 위한 분위기 조성의 일환'으로 일요법회와 겸해 합동위령재가 진행됐다. 내적으로는 북한교화기금 마련을 위해 진행하되, 외적으로는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위령재를 제안한다. 이는 간접교화의 한 방법이면서도 대사회불공의 차원이다. 또 지역민도 동참할 수 있으며 지자체 관계자들이 얼마든지 객관성을 갖고 원불교 의식을 행하는 길이 되는 것이다. 더불어 현대사회에서 진리적 종교의 신앙과 사실적 도덕의 훈련을 실현해 가는 방법 중의 하나가 될 것이다.

남원에서는 매년 3월 김주열 열사 추모행사가 열린다. 이때 남원교당이 참여해 천도 의식을 행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5·18 광주민주화 운동을 기념해 광주전남교구도 위령재를 거행하고 있다. 이처럼 지역마다 한국전쟁관련 단체 전국 유족회와 민주화과정의 희생자를 기념하는 행사와 연계해 국민 치유행사로 승화시켜가야 한다. 이는 평화를 앞당기는 요소로 작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자료에 의하면 한국전쟁 당시 학살된 한국 민간인은 114만 여 명이라 한다. 제주 4·3사건, 여순사건, 대전 산내학살, 경산 코발트 학살, 익산역 폭격사건, 노근리 학살, 작명 5호의 산청·함양·거창 민간인 학살 등 곳곳에 현장이 존재한다.

특히 대전 산내학살은 제주 4·3사건과 여순사건과 관련해 정치범들이 포화상태였다. 대전형무소의 정원은 1200명이었다. 그런데 3배가 넘는 3000~4000명이 수감되어 있어 1950년 7월8~10일 대전시 산내면 골령골로 끌려가 미군과 사회 유지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학살당했다.

대산종사는 기원문 결어에 '대참회(大懺悔) 대해원(大解寃) 대사면(大赦免) 대정진(大精進) 대보은(大報恩) 대진급(大進級)' 법문을 밝혔다. 개인이나 단체, 사회, 국가 등 크게 반성하고 크게 용서할 때 단계적으로 나아가 평화의 세계로 대진급을 할 수 있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원기100년, 100곳의 한 맺힌 현장에서 대해원의 치유를 겸한 추모 위령재를 거행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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