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혜양 교도/원불교여성회

남들은 평생에 한번 갈까 말까한 케냐를 작년 7월과 올 6월 벌써 두번이나 다녀왔다. 작년에는 국제개발민간협의회(KCOC)의 지원을 받아 지역조사를 수행했고, 그를 기반으로 올해는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지원을 받아 진행현황 점검 및 향후계획 수립을 위해 다녀온 것이다.

원불교여성회는 (사)한울안운동을 통해 작년 KOICA의 민간단체 사업발굴지원 프로그램에 지원대상으로 선정되었고, KOICA 사업 약정을 체결하여, 올해 1월부터 사업비를 지원받고 있다.

작년 지역조사를 갔을 때만 해도 케냐 키툴루니 기술학교는 거의 무너져 가는 교실에 책걸상도 없을 뿐 아니라 재봉반 학생들은 옷감이 없어서 푸대자루로 옷을 만들고 있었다. 그런데 1년 만에 다시 그곳을 가보니 아주 멋진 건물에서 수업을 받고 알록달록 예쁜 옷감으로 멋진 원피스를 만들고 있었다. 기술학교 학생들의 표정은 매우 밝았고 교사들의 얼굴에도 생기가 돌았다.

케냐 키툴루니 기술학교는 기존의 오래되고 낡은 교실을 리모델링하고 있고 새 건물을 신축하여 현재 재봉반, 컴퓨터반, 자동차정비반, 건축반이 운영되고 있다. 앞으로는 전기설비반, 요리 및 제과제빵반, 목공반으로 과목을 확장할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키툴루니 지역 주민들에게도 학교 시설을 개방하여 컴퓨터, 요리 및 제과제빵, 미용 수업을 받을 수 있는 지역주민센터로도 활용할 계획이다. 이렇게 키툴루니 기술학교가 지역의 중심지로 활성화 된다면 우리 원불교와 한울안운동도 키툴루니 지역 주민들에게 널리 알려질 것이다.

언제나 그렇듯이 다 쓰러져가던 곳이 멋진 교육의 장으로 변신할 수 있었던 것은 케냐교당의 한제은·한수녕 교무의 무더운 날씨에도 벽돌 하나하나 점검하고 땀흘려 고생한 덕분이 아닐 수 없다. 전기도 들어오지 않고, 흙먼지가 날리는 그곳에서 교화의 장을 마련하고자 손수 고생하는 교역자를 보면 숙연해진다.

처음 그곳을 방문했을 때는 굳이 이렇게 멀리까지 와서 이런 운동을 해야 할까 생각도 했었다. 하지만 키툴루니 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만족도 조사를 마치고 학생대표가 나와서 한울안운동의 후원자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했을 때는 나도 모르게 눈가가 촉촉해졌다. 그들도 알고 있었다. 자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교육이 급선무라는 것을.

원불교 정신 속에 자라나는 케냐의 청소년들
자력 갖춘 글로벌 인재로 서게 될 것


한울안운동은 지구촌 곳곳에 자력이 없는 이들에게 정신의 자주력, 육체의 자활력, 경제의 자립력을 키우고자 한다. 그 시작은 자신을 돌아보고, 부족한 것을 알게 하고, 그들 스스로 가르치고 배울 수 있도록 도와주는 데 있다. 나는 이런 한울안운동에 동참하게 된 것에 자부심을 가진다. 이런 운동 하나하나가 모여 우리회상이 은혜로 가득차 있다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알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것은 동포보은이자 우리의 교화사업이기도 하다.

이번 준공식에는 좌산상사께서 직접 참석했다. 개인적으로도 가까이 어른을 뵐 수 있어 큰 은혜가 아닐 수 없었다. 상사께서는 케냐인들에게 아주 귀중한 선물이라며 개인이 내부적으로 갖고 있는 자력과 주변 환경들이 만들어내는 타력이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는 원불교의 가르침을 전했다. 아무리 개인이나 단체의 내부에 강한 힘이 있다 하더라도 그를 둘러싼 환경에서 힘을 얻지 못하면 내부적인 힘은 빛을 발하지 못하고, 마찬가지로 내부적인 힘이 없다면 외부에 힘이 있어도 그 힘을 사용하지 못하게 된다는 법문이었다.

이제 케냐에서도 원불교 가르침 속에 자란 평범한 아이들이 다시 교화의 원동력이 되고, 잠재력을 계발해서 인재가 될 것이며, 다시 교리 실천의 선봉에 서게 될 것이다. 그들에게 자력을 갖추어주고, 타력을 활용할 줄 알게 할 것이다. 이것이 바로 교화대불공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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