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함께라면 할 수 있어" YES, WE CAN ALL TOGETHER

▲ 평화재건 사업 성과를 축하하는 기념식에서 생계지원 20개그룹 현지인들이 그간의 노력을 서로 격려하며 협력관계를 구축했다.
은혜심기운동본부가 진행한 '필리핀 평화재건 사업'이 현지인들과의 긴밀한 협력관계를 구축하며 해외 구호사업의 가시적 성과를 보이고 있다.
공익복지부와 재해재난구호대 일원은 16~19일 평화 재건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필리핀 현지를 방문 시찰했다.

이번 방문에서 일행은 모두 20개 그룹 150여명의 현지인들을 대상으로 한 생계지원 및 주거복구, 학교 지원 사업은 물론 향후 평화재건 사업의 궁극적 목표라 할 수 있는 현지인들의 자력과 자활양성을 위한 협동조합 협력관계를 도모했다. 평화재건사업 1, 2단계 진행 활동에 대한 전반적인 점검이 이뤄지면서 사업성과 또한 해외재해재난구호의 롤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일행은 송콜란 마을 가운데 푼타지역 7개 그룹, 가힛지역 2개 그룹, 센트로지역 4개 그룹, 옵옵지역 4개 그룹 등의 생계지원 사업을 시찰하고 송콜란지역과 인근지역 학교 지원사업에 따른 완공상황을 꼼꼼히 점검했다. 주로 돼지사육과 양계, 동력선을 이용한 대형 그물 작업과 물고기 양식장 등을 시찰하며 관리상황을 파악하고 학교지원 사업에 따른 향후 방향을 논의하기도 했다.

18일에는 그동안의 노력과 성과를 축하하며 현지인을 대상으로 한 생계지원 20개 그룹에 대한 표창과 함께 기념식을 진행했다.

이날 기념식에서 참석한 바탄 주교 호세 코라손(Jose Corazon T. Tala-OC)신부는 "지난 6개월 간 원불교의 지원을 토대로 이뤄 낸 성과는 실로 알찬 결과를 가져왔다"며 "앞으로도 지역 내 가톨릭을 대표하는 사람의 소임으로서 도울 수 있는 부분에 대해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을 재차 다짐한다. 앞으로의 성과는 비단 물질적인 성과뿐만 아니라 한국과 필리핀 나아가 종교간 화합과 평화라는 대의에도 부합하는 위대한 목표를 향한 발걸음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바탄교구 묜시뇰 프락 신부도 "'성과'에 대해 이야기 할 때 우리는 흔히 얼마나 빨리, 얼마나 많이 이뤄냈는가를 이야기 한다. 하지만 지난 6개월이라는 시간은 '성과'라는 것을 말하기에는 아직 성급한 기간이 아닐까 생각한다"며 "우리가 돕고자 하는 사람들조차 우리의 활동에 대한 이해가 아직은 깊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에게는 '인내'가 필요하다. 우리가 '인내'를 통해 사람들에 대한 '신뢰'를 쌓아갈 때, 보다 큰 의미로서의 '성과'는 어느새 우리 앞에 다가와 있으리라 생각한다"며 생계지원 사업에 협력한 현지인들의 의지를 북돋우기도 했다.

이번 방문길에 함께 한 공익복지부 이순원 부장은 "평화재건 활동에 대한 현지인들의 인식과 수용은 그 폭이 다르지만, 사업이 완료단계에 들어서자 가시적인 성과 앞에 점차 이해와 관심의 정도가 높아져 가고 있다"며 "단순한 물질적 지원에 치중해 수혜자 수를 늘리는 데에 급급한 일부 구호단체의 행태와는 달리, 이 기회를 토대로 자력으로 생활할 수 있는 의지를 심어주고 스스로를 조직하고 자원해 문제를 해결하고 미래의 또 다른 재난에 대처하는 역량을 기를 수 있게 됐다. 한 울안 한 가족으로 서로의 동반자가 되었다는 점이 가장 중요하다"며 원불교 교법정신과 맥을 같이한 지원사업의 가치를 높이 평가했다.

평화재건사업 1, 2단계 진행 활동 전반적 점검
20개 그룹 현지인들과 긴밀한 협력관계 구축
사업성과, 해외재해재난구호 롤모델로 평가

평화재건사업 방문 시찰 주요일정

17일, 송콜란 마을 내 푼타지역 7개 그룹, 가힛지역 2개 그룹, 센트로지역 4개 그룹 생계지원 사업시찰.(돼지 사육, 양계, 동력선 이용한 대형 그물, 물고기 양식장 등), 바탄 지역 학교 지원사업 시찰, 타본 통합 학교 교실 3개 동의 벽과 지붕 공사 완공 상황 점검, 이필 통합 학교 지원을 위한 돼지 사육 자원봉사 그룹 방문.
18일, 송콜란 생계지원 사업 기념식 참석 (지원 대상 20개 그룹 표창), 송콜란 초등학교 교실 6개 지원 사업 완공 상황 점검, 송콜란 옵옵 동네 4개 그룹 시찰.(돼지 사육, 동력선 이용한 대형 그물, 토종닭 사육), 바탄 만업 통합학교 교실 3개 동 지원 사업 완공 상황 점검.

19일, 바탄 교구 사제관에서 몬시뇰 프락(Msgr. Pedro C. Frac) 접견, 칼리보 교구 주교좌에서 주교 접견 및 오찬(Most. REV. Jose Corazon T. Tala-Oc).

상호협력 통한 평화재건 사업

은혜심기운동본부는 지난해 12월 필리핀 구호상황이 긴급구호단계에서 복구재건단계로 진입했다고 판단, 사단법인 평화의친구들에게 중장기재건사업을 위탁해 시행키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지난 1월, 평화의친구들은 필리핀 바탄(Batan)지역에 상주인원을 파견하고 본격적인 재건활동에 돌입했다.

활동계획 명칭은 '평화재건 활동'으로 전쟁 뿐 아니라 자연재해 상황에서도 이재민이 처한 비평화적 삶의 여건을 원상 복귀하겠다는 것과 모든 활동을 평화 중심적 접근으로 하겠다는 의미이다.

구체적으로는 트라우마 클리닉 프로그램, 학교복구 프로젝트, 주택복구 프로젝트, 생계지원 프로젝트, 아동권리보호 트레이닝프로그램, 의료지원프로그램 등이 진행됐다. 활동 안에는 학교와 주택 그리고 생계를 지원하는 프로젝트뿐만 아니라 정신적·심리적 트라우마를 치유하는 프로그램과 아동의 권리를 옹호하는 인력과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프로그램까지도 포함됐다.

무엇보다 강조되는 것은 단순한 물자의 지원에 그치지 않고 마을주민들이 스스로의 문제에 적극적으로 발언하고 해결할 수 있는 역량을 기를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있다. 평화재건 사업은 향후 현지인들과의 긴밀한 협력관계를 토대로 협동조합 구성 등 장기적인 방안을 모색하며 평화재건 의식을 다각도로 도모할 예정이어서 그 행보가 주목된다.

미니인터뷰 - 명진건 활동가
▲ (평화의친구들·경희대 평화복지대학원 아시아 태평양 지역학 전공)
- 평화재건사업 어떻게 시작했나

송콜란 마을은 바탄 지역 내에서도 가장 가난한 마을이다. 그래서인지 마을 내에는 다른 국제기구 소속의 비영리 단체들의 활동이 무척 활발했다. 한편으로는 그 부작용으로 스스로 운명을 변화시키기 보다는 그저 외부의 지원에 기대어 근근이 살아가는 삶에 이미 익숙한 사람이 태반이었다.

우리는 먼저 사업예산의 의미에 대해 설명했다. 평범한 원불교 교도들이 정성껏 마련해준 성금으로 단순히 돈으로 받아들이기 보다는 어려움에 처한 필리핀 이웃을 돕기 위한 진정한 '마음'의 전달이라고 여겨달라고 호소했다.

- 이후 과정을 소개한다면

이후 3개월 동안 수백 차례의 회의를 거쳐 한 그룹당 평균 5가구로 이루어진 생계지원 사업 20개 그룹을 조직했다. 어업, 축산업, 농업, 상업을 망라하는 제안서를 제출 받아 최소 6차례는 수정을 해야 할 정도로 엄격하게 심사했다. 물론 그 과정에서 현지 사전 조사를 거쳐 현지 물가와 시세에 대한 정보를 확보했다. 또한 우리가 떠난 뒤에도 사업이 원만하게 흘러갈 수 있도록 자율적인 운영위원회를 조직했다. 이제 남은 것은 기다리는 일이다.

- 가장 힘들었던 점은

먼 타국의 외진 시골에서 여러 개의 사업을 진행하는 일은 매 순간이 긴장과 좌절의 연속이었다. 첫 2개월 동안은 인터넷은 물론 전기조차 없고, 물에서는 소금기와 곰팡이 냄새가 항상 느껴졌다. 더울 때는 살인적일 정도로 강렬한 햇빛 때문에 모자는 물론 우산까지 쓰고 다녀야 했고, 폭풍이 오면 집 앞이 순식간에 물이 잠겨 버리는 경험도 수 차례였다. 모기와 이름 모를 무수한 벌레에 물렸으며, 때로는 음식이 맞질 않아 앓아누운 적도 있다.

- 평화재건사업 진행 마무리인데 그간의 심경이나 소감은

처음 올 때, 한국은 무척 추웠다. 이제 돌아가면 이 곳 만큼은 아니지만 무척 더울 것이라고 생각한다. 6개월이라는 시간은 쉽게 설명할 수 없는 시간이었다. 은혜심기운동본부와 평화의친구들과의 소중한 인연을 평생 가슴에 품고 살아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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