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희정 교도 / 안암교당

"어느 교당 다니세요?", "서울 안암교당 다녀요", "거기 청년은 많지만 엄청 빡세다고 들었는데 정말 그래요?", 다른 교당 청년을 만나면 가끔씩 듣는 질문이다.

처음 그런 질문을 받았을 때 당황스러웠지만 이제는 빙그레 웃음이 나온다. 그러면 질문을 한 상대방도 멋쩍은지 다시 질문을 해온다. "어떻게 하면 안암교당 청년회처럼 잘 될 수 있을까요? 방법 좀 알려주세요." 사실은 나도 안암교당을 다니기 전까지 그와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제대로 된 학생법회나 청년법회를 본 적이 없었던 나는 4년 전, 우연한 기회에 교당을 처음 방문하게 됐다.

청년회가 가장 활성화된 교당이라는 소문을 종종 들었기에 한번쯤은 꼭 가보고 싶었던 교당이었다. 첫 방문은 마음공부방(당시, 화요공부방)이었는데 법회가 아닌 평일 저녁에 있는 강의 분위기의 자리였음에도 불구하고 서른명 남짓의 대학생, 청년들이 집중해서 경청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 '도대체 무엇이 저 사람들을 교당으로 이끌었을까?'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고, 그 날 이후부터 지금까지 교당을 다니고 있다. 그동안 직접 보고 느낀 많은 점들 중에서 원불교 청년들에게도 권장해주고 싶은 두 가지만 이야기해 보려 한다.

법회, 훈련, 교화단의 기본과 원칙을 추구하는
청년교화야말로 가장 빠른 지름길


첫째, 짜임새 있는 법회와 훈련으로 끊임없이 배우고 공부하자. 교당에서는 매주 토요정례법회 뿐만 아니라 수요마음공부방에서 〈정전〉을 공부한다. 그리고 매년 여름과 겨울에 2박3일간 정기훈련을 하며, 1월 초에는 스물 댓명 정도가 출가자로서의 삶을 체험할 수 있는 훈련인 '7일간의 출가여행'도 있다. 빡빡해 보이는 일정이지만, 대부분의 청년들은 법회와 훈련은 빠지지 않고 참석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청년들이 교당을 찾는 이유는 다양하지만, 기본적으로 원불교에 대한 관심이 있으면서 각자 처한 문제와 고민에 대해 다른 곳에서는 얻을 수 없는 해답을 얻기 위해 방문한다. 나 역시도 그랬다. 어머니의 인연으로 어릴적부터 교당을 다녔지만 공부다운 공부를 해본 적이 없었다. 그렇게 별다른 목적과 소득 없이 교당을 다니다가 원불교에 대해 더 알고 싶다는 생각으로 교당을 다니기 시작하면서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법회와 공부방에서 배운 내용들을 정기훈련을 통해 직접 체험해보니 세상이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다. 짜임새 있고 서로 긴밀하게 작용하는 정기훈련 11과목을 실행하며 수많은 경계와 이기심으로 가득 차 있던 마음이 수양과 공부로 점점 가라앉는 신기한 체험을 하였고, 내 안의 마음이 고요해지자 조금씩 사은에 감사하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 더 나아가 우리 교법이야 말로 앞으로 어떤 사람이 되어야할지,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 서원과 목표를 정하는데 중요한 길잡이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둘째, 법과 정을 함께 나누는 단회로 서로 화합하자. 토요일 저녁6시. 젊은이들에게는 황금 같은 시간이다. 하지만 교당에는 그보다 더 즐거운 모임인 단회가 있다. 교당 청년회는 5개단이 있다. 법회 후 각 장소에서 매주 단회를 하는데, 법회 때 얻은 소득감상과 한 주간 살아온 이야기를 나누고, 한 달에 한번은 꼭 각자 미리 공부해온 교전으로 함께 공부담을 나누기도 한다. 때로는 가족처럼 경조사를 챙겨주거나 MT와 단모임 등 서로 법연으로서의 정을 쌓는다. 나도 교당 밖의 사회에서는 쉽게 만날 수 없는 원불교 인연들을 한자리에서 만나며 단원들로부터 많은 은혜를 입었다. 숨가쁘게 돌아가는 세상. 법회와 훈련으로 신심과 공부심을 키우고, 법동지와의 단회를 통해 공심을 배우고 정을 나누며 공부인으로 진급해 가는 순간순간이 참 재미있고 보람차다.

청년교화. 그거 기본과 원칙이 가장 빠른 지름길이라고 생각한다.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