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 있어야 교화가 산다'

"영산성지에는 세계 사람들이 다녀간다. 그 사람들이 이 차를 마시고 행복해야한다. 또 성지를 다녀가면 그곳에서 마신 차 한 잔의 소중한 추억을 가져 갈 수 있도록 염원하는 그 마음으로 연잎차를 덖고 있다."

영산성지 성래원에서 손수 차를 덖는 김법전 덕무. 이제는 수제차 전문인이 됐다. 햇살 좋은 아침이면 보은강에서 풍겨오는 연향에 이른 새벽에 눈을 뜨곤 한다. 그리고 보은강으로 달려가 백련 잎을 채취한다.

그는 "차를 덖을 때는 사랑의 에너지를 넣어서 만든다. 또 영주와 청정주 독경을 하며 일심으로 하고 있다. 그래야 차를 마시는 사람도 이 차를 마시고 속이 편안하고 영산성지의 기운을 그대로 받을 수 있을 것이다"는 철학을 피력했다. 수제차이기에 맛과 기운이 다르다는 것이다.

성래원에서 여름에 생산되는 차는 백련꽃차와 백련잎차가 있다. 백련꽃차는 꽃 속에 녹차를 넣은 것이다. 그는 "백련꽃이 피고 하루 지난 후 다음날 꽃이 필 때 향기가 좋다. 그때 따서 연꽃 속에 녹차를 넣어 냄새가 들어가지 않도록 랩을 싼다. 그리고 급냉을 시킨다"고 설명했다. 연꽃은 이른 아침에 따는 것이 좋다. 향기도 많이 나고 이물질이 들어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보은강에 백련이 많아도 욕심내지 않는다. 내가 감당할 만큼의 양을 만든다. 차를 덖으면 이 아이와 함께 논다는 생각이다. 그러니 힘들지 않다"며 "1년 사용할 만큼의 양을 여름에 만들어 둔다"고 밝혔다. 더운 여름에 차를 만들어야 하기에 오전에는 주로 꽃과 잎을 따서 수분을 증발시키는 작업등을 하고 나면 오후쯤엔 완제품이 된다.

그는 "오후에 성지를 방문하는 운 좋은 사람들이 있다. 당일 만든 수제차를 시음 할 수 있는 행운을 얻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영산성지에 위치한 성래원의 미래는 밝다. 그는 "내년 말쯤 영산국제마음훈련원이 개원되면 더 많은 손님들이 영산을 방문할 것이다. 그때 도자기제작과 제다체험, 천연염색 등과 연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면 좋겠다"며 "현재 차훈 프로그램을 회원들과 시연하며 완성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차훈법은 녹차잎으로 염색을 한 포를 쓰고 훈증을 하며 차와 하나가 되는 선을 하는 것이다.

그는 "회원들과 염색을 하고 천을 잔디밭에 널어뒀다. 지나가던 사진작가들이 너무 멋진 장면이라고 사진을 찍어가기도 했다"며 "이러한 문화작업을 영산성지에서 활발하게 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러기엔 손발이 맞는 사람이 더 필요한 시점이라는 것이다.

그는 "영산성지는 최고의 교화 장소이다"며 "문화가 있으면 성지를 방문하는 어떤 사람들과도 친구가 될 수 있다. 문화가 있어야 자연스러운 교화가 되는 것을 체험했다. 교화한다고 멀리서 사람을 찾을 것이 아니라 같이 근무하는 사람들간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하면 사람들이 모여드는 것 같다"는 문화교화의 바람도 피력했다.

김 덕무는 원기95년 서원승인을 받아 영산성지에서 문화를 통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전통차예절지도사 자격을 갖춘 후 원광디지털대학교에서 차문화경영학과를 졸업, 차문화학사를 취득했다. 전남차인연합회 부회장과 국제차문화교류협력재단 차문화 전임교수로 활동 중이다. 원광디지털대학교 평생교육원 영산성지교육센터인 성래원에서 차문화 교육을 통해 지역사회에 교화 활동을 펼쳐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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