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종장교 첫 하계수련회

▲ 양제우 군종교구장이 참석한 가운데 강동현·조경원·문정석 군종장교가 8일, 경산종법사를 배알하고 군 교화 현황을 보고했다.
원불교 군종장교들이 육군본부가 승인한 첫 하계수련회를 개최해 주목을 받았다. 5~8일 익산 유스호스텔에서 진행된 '원불교 군종장교 하계수련회'에서는 경산종법사 배알, 교구 현안토의, 부대상황 공유, 익산성지 순례, 교구사무국과의 만남 등의 순으로 군종단(軍宗團)의 위상에 맞는 활발한 토론을 진행했다.

먼저 육군 제17사단에 복무하고 있는 문정석 군종장교(대위)는 "군종장교 후보자를 위한 매뉴얼을 점검하고 보완할 필요가 있다"며 "교단에서 선정한 후보자는 입소 일까지 보통 4개월 정도가 남아 있다. 이 기간에 무엇을 준비하고, 입소 후 훈련은 어떤 것들이 있으며, 부대 부임 이후 적응과정 등에 대한 상세한 매뉴얼이 업그레이드돼야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육군규정 및 훈련(군종)에 대한 점검 및 보완도 필요하다"고 지적하며 "원불교 관련 추가 사항이나 누락사항은 없는지 꼼꼼히 살펴야 하고, 특히 절기행사(4축2재) 등은 명확히 규정해야 한다. 국방부의 규정 개정은 3년 주기로 진행되기 때문에 기회를 놓치면 많은 시간을 허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전시 원불교 의식과 관련된 사항들을 점검하고 보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 군종장교는 "군은 전시를 위해 준비하는 조직이기 때문에 전시에 필요한 매뉴얼을 따로 마련해야 한다"며 "현재는 기성종교들만 전시 군종 매뉴얼이 있다. 전시에 대비한 원불교 매뉴얼을 만들어 군종실에 반영해 달라고 요청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육군본부 전반기 성과분석 회의에 나왔던 의제에 대한 원불교적 적용안 즉, 현장 중심의 군종활동, GOP 대대 군종장교 시범 운용, 비전캠프 종결 등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7월11일 육군사관학교 군종실 원불교 군종장교(대위)로 배속된 조경원 교무는 "이제 군종장교가 3명이 됐다. 2년 마다 순환인사가 진행되고 있는데 군 교화에 어떤 인사가 더 효율적인가를 살필 때가 됐다"며 "내실을 다지느냐, 아니면 여전히 개척에 주안점을 두느냐, 또는 중요부대에 집중 배치하는 거점교화를 전개해야 하느냐 등 군종장교 인사 운용에 대해 전반적으로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조 군종장교는 "야전의식 도구 세트 구성 및 구성품에 대해서도 통일성을 갖고 접근할 필요가 있다"며 "전시는 말 그대로 전쟁터다. 야전의식도구는 방독면 크기의 경량, 휴대, 편리성을 갖춰야 하기 때문에 그에 맞게 원불교 야전의식도구를 개발해야 한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야전에 맞는 의식복도 따로 제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7월 육군 제7사단에 부임한 새내기 강동현 군종장교(대위)는 "괴산 학생중앙군사학교에 입소해 훈련을 받았는데 교구에서 준비한 매뉴얼과 잘 맞지 않았다. 이웃 군종장교 후보자들은 최신 자료를 업데이트해서 훈련에 임하더라"며 "군대에서 1년의 변화는 매우 심하다. 우리는 3~4년 단위로 군종장교를 배출하면서 최신 정보에 더디게 대응하는 측면이 있다"고 경험에 비추어 의견을 냈다.

이들은 '부대 내 의식관련 통일안 마련'을 한 목소리로 주장했다. 군 관련 장례식, 영결식, 개토식(유해발굴)에 따른 기도문, 식순 등을 만들자는 주장이다. 사실 군대에는 부대 안전기도회, 거점기도회 등 행사마다 군종장교가 나서서 군의 사기진작과 안전을 기원하고 있다. 군에서 요청하는 군(軍)다운 내용을 담아낸 통일기도문, 식순, 독경을 갖추자는 뜻이다. 육군 홈페이지(인트라넷) 군종실 원불교게시판과 자료실을 활성화하자는 의견도 대두됐다.

하계수련회에서 군종장교들은 "신세대 장병들이 원불교의 용어와 한문체 단어들에 대해 매우 생소하게 느끼고 있다"며 "같은 한글이지만 쉽게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에 대해 본의를 훼손하지 않는 새로운 해석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하계수련회는 각 종단별로 군종장교들이 모여, 친목을 도모하는 한편 현안토의, 교육 등을 할 수 있도록 육군본부가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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