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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산종사 일화 9 / 걸림 없이 소요자재하다
대산종사 일화 9 / 걸림 없이 소요자재하다
  • 원불교신문
  • 승인 2014.09.05
  • 호수 17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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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산종사가 양주에서 요양할 때의 일을 '구도역정기'와 법문 등에서 회고한 일화이다.

내가 양주에서 정양할 때에 송현풍 선생이 같이 있었다. 그가 상(相)을 잘 보았다. 하루는 부원이 아파서 약방에 약을 지으러 갔더니, 의사가 내가 송현풍 선생인 줄 알고, "내가 아들을 낳지 못해서 마누라를 몇 얻었으나 아직 낳지 못했으니 상을 봐 달라"고 하며 약을 안 지어 주더라. "나는 상을 볼 줄 모른다"고 해도 막무가내이고 "아들만 낳게 하면 재산 반을 준다"고 하여 "나는 약만 지어 가면된다"고 대답하니 계속 안 지어 주므로 그러면 "내 말 잘 들으시오"하고 "당신의 눈살이 심하니 큰 마누라한테 가서 눈깔질 말고 부드럽게 눈뜨고 욕도 말라"고 하니 "그러겠다"고 약속하며 약을 지어주어 가져왔던 일이 있다.

몇 년 후 송현풍 선생이 거기를 갔더니 "그 선생님 어디에 계시냐!" 하면서 "그 후 아들을 낳았으니 내 재산 나누어 드려야 하겠다"고 하므로 그때 " 그 선생님은 돈 받을 분이 아니다"고 대답했다고 한다.

양주에서 수양하고 있을 당시 7~8개월을 석유등 하나에 있는 기름 갖고 썼다. 옆에 있는 사람은 석유를 한 초롱이나 써 버리더라. 나는 등 하나 갖고 필요할 때만 쓰고 얼른 끄고 했다. 왜냐하면 '내 건강이 이 호롱불 같이 달아 질 것이다'고 표준을 세워 잘 때 옷 벗어 놓고 찾을 때 잠깐 켰다 끄고 하였다. 그 등불의 기름이 8개월을 쓰고 났는데도 10의 8할 남아서 1년 쓰고도 남겠더라. 그래서 그것을 옆집에 갖다 주니까 그 집 주인이 그동안 무엇을 썼느냐고 하며 집에서 갖다 썼느냐 하여 아니라고 하니 놀래더라.

그리고 내가 양말 한 켤레를 갖고 1년을 신어야 되겠다고 해서 매일 신고는 빨고 떨어지면 기워 신고하니 살이 붙어 가지고 버선 같이 되었어도 한 켤레 가지고 살았다.

어느 날 마을 사람들이 나를 찾아와 물었다. "여기에 무엇 하러 오셨소?", "나는 허공을 찾으려고 왔소.", "허공을 찾아서 무엇 하려고요?", "허공을 내 것으로 삼으려고 합니다.", "……."

이 천지 안에 나보다 한가롭고 재미스러운 사람이 없는 것 같았다. 몸은 극심히 병들었지만 마음만은 허공법계를 걸림 없이 소요자재(逍遙自在)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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