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숨결 〈정전〉

경쟁사회 기반한 행복과 열정은 결국 욕망에 불과
텅 빈 마음에 바탕한 열정이 중요

사람의 본래 마음은 우주의 근원처럼 맑고 텅 비었으되 상쾌함이 있다. 이 마음을 공적영지(空寂靈知)라고 부른다. 그 마음에 열정이 더해 갈수록 본래 마음은 세상을 향해 은혜로움으로 나타난다.

하지만 인간의 교육이 지식과 생존에 따른 삶의 경쟁에서 이기는 것으로 행복을 삼다보니 사람들 대다수가 지식의 관념과 경쟁에서의 욕심으로 생활습관을 길들인다. 물론 텅 비고 상쾌한 마음에 그쳐서도 안 된다. 맑고 착하기는 하나 무능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지 이 시대 교육은 조금 모질지라도 자기 밥그릇 만큼은 챙길 수 있기를 선호한다. 현실 가능한 확률로 볼 때 자기 앞가름 정도는 하며 살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비롯되었다. 인간의 영성을 생각한다면 안타까운 모습일 수밖에 없다.

아이와 부처의 마음은 모두 순진무구하지만 능력에서 차이가 난다. 아이의 마음은 마치 잡초 나기 이전의 밭에서 솟아오른 새싹과 같으나 잡초가 함께 자랄 수도 있다. 반면 부처의 마음은 열매를 맺는 데에 잡초가 있는 듯 없는 듯하여 지장을 주지 못하는 것과 같다. 아이의 마음은 순연하고 유연하며 집중력 또한 탁월하나 아직 삶의 힘과 능력까지 있는 것은 아니다.

인간의 하고자 하는 마음은 어느 동물보다 훨씬 강하다. 즉 열정이 있다. 이 열정이 비움을 기반하면 은혜를 생산하는데 관념과 욕심 그리고 잘못된 습관을 기반하면 욕망이 되어 세상을 혼탁하게 만든다. 사람이 사회 성원으로 자라면서 열정에 지식과 경험 그리고 생활의 힘이 더해가며 사회적 영향력이 커진다. 하지만 비움을 기반하지 않은 열정은 그 영향력 만큼이나 자신뿐 아니라 사회에 좋지 않은 영향력을 끼친다.

물론 사람들 모두가 열정이 있지는 않다. 무기력에 빠진 사람도 있다. 스스로 경험하며 힘을 키워야 할 때 어른의 간섭이 지나치면 그 기회를 잃어버리게 되어 무기력하다. 반면 스스로의 힘으로 성취하며 자란 사람은 열정과 더불어 능력도 있고 그 만큼 사회에 영향력을 미친다. 아울러 욕망의 그림자도 드리울 수 있지만 말이다.

차가 크고 주행성능이 좋은 차는 제어능력 또한 커야 하는 것처럼 능력 만큼이나 비워야 할 과제도 아울러 안고 있다. 그래야 단체와 사회 그리고 국가에 영향을 미쳐가는 데 개인적 욕망이 아닌 공적 가치관으로 살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가게 된다.

텅 비고 상쾌한 마음을 바탕으로 가치 실현을 해가는 모습이 영적 가치관 즉 진리를 벗하며 살아가는 삶이다. 이것은 어느 특별한 사람들의 모습이 아니라 누구나 그 마음으로 살 수 있다. 내 안의 진리를 그대로 발현시키기만 해도 되기 때문이다. 아직 사회가 성숙되지 못하여 가치관이 동물의 범주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는 하지만 의식이 열려가는 때인만큼은 분명하다.

<성주삼동연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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