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마음공부가 알려지면서 학부모들이 같이 공부하기를 원해 방과 후에 학부모 마음공부 방을 열기 시작했다.

매주 뜻을 같이하는 학부모들이 함께 모여 당신들의 마음속 이야기를 나누며 공부하게 됐다. 이혼하려 했던 엄마가 마음공부를 하며 남편이 문제가 아니라 자기가 문제인 것을 알고 남편을 이해하게 되어 재결합한 이야기와 후처로 들어와서 전처의 아이가 미워서 고민이 된다는 이야기를 하며 눈물을 짓던 엄마에게 그 미워하는 마음이 나올 때마다 자기 마음을 안아주며 억지로 예뻐하지 않아도 됨을 공부하게 하여 마음이 편안해지고 미운마음이 자연스럽게 돌려진 일은 큰 보람이었다.

학부모들과 함께 공부하는 시간은 내가 더 기다려지는 시간이 됐다. 이렇게 행복한 시간을 갖고 지내다보니 같은 학년 선생님들이 같이 공부하기를 원해서 타종교인 교사들이 한자리에 모여 서로의 마음을 터놓고 공부한 것은 종교연합운동을 실천한 뜻 깊은 일로 기억되고 있다. 우리 법은 종교의 울을 벗어나 가져다 쓰는 사람이 주인이란 말씀이 마음에 다가왔다.

또 '마음을 나누어요'란 공책을 준비해 매주 법문을 한 구절씩 써 주고 법문을 주제로 부모님과 가족이 서로 토론하고 마음을 나눈 이야기를 써오게 했다. 부모와 아이들이 서로 마음을 나누며 생각을 이야기하는 소중한 시간이 되어 엄마 아빠의 관심이 많아지고 특히 가족 모두가 각자의 생각을 써주니 서로의 마음을 공유하게 되어 소통의 문제로 생겼던 크고 작은 일들이 해결되곤 했다. 변화되는 아이들의 행동을 보고 아빠들도 마음공부에 큰 관심을 가졌다.

학년말에는 그동안 공부한 아이들과 학부모와 교사들의 일기를 책으로 만들어 나누어 주고 교무님을 학교로 모셔서 학부모와 학생이 함께 마음 공부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방학기간에 원불교 교사회원들과 함께 전국 어린이 마음공부 훈련을 계획하고 시행했다. 원기80년 초 우리 교단의 훈련원이 적어 타 훈련기관을 찾아 다니며 10차례 마음공부를 했다. 이 훈련은 대종사께 보은하며 우리의 교법을 펴는 일이었기에 힘들어도 힘든 내색하지 않고 모두가 합심했던 소중한 역사요 추억이기도 했다. 추운 겨울에 난방이 잘 되지 않는 기관을 빌려서 아이들이 감기에 걸릴까봐 마음을 졸이기도 했고, 여름에는 '모기에 물리지는 않나, 물가에서 별일은 없어야 하는데…' 하며 잠시도 아이들 곁을 떠나지 못했던 일들…. 매 훈련 때마다 황직평 원로교무가 직접 감정을 해 주시고 공부인들이 어려운 여건 속에도 먼 길을 와서 일기를 감정해 주며 힘을 밀어 줬기에 그 일을 계속할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스승께 감사하고 송구한 마음뿐이다.

유린복지관에서 결손가정 아이들과 함께 마음공부를 하고, 노숙자들과 함께 마음공부 시간도 가졌다. 노숙자들은 손수레를 끌고 나가 군고마를 팔기도 하고 추운 겨울에 노상에서 과일을 팔고 지친 몸으로 공부에 참여했다. 어렵고 힘든 상황을 서로 이야기 하며 사회에서 소외된 아픔을 달래기도 하고 조금 벌면 술로 시간을 보내던 아저씨도 스스로 행복을 찾아가는 모습에서 보람을 느꼈다. 그들은 모두 다 가족에게 미안한 마음이 가장 크고 잘되어 그들이 기다리는 집에 들어가고 싶다는 마음을 일기로 기재할 때 그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줄 수 있는 감정을 해주어 기쁨과 보람이 있었고 나에게는 사회생활의 폭을 넓히는 은혜로운 기회가 됐다.

<여의도교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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