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재동포구호사업.
교단체제의 완비, 국가와 인류의 희망으로
원불교 초기 교단사는 교조의 생애와 그 궤를 같이한다. 소태산대종사는 일제통치 36년간의 탄압과 굴욕의 역사 속에서 두려움 없이 우주의 진리를 깨닫고 교단을 세워 28년 동안 교법을 펼쳤다. 시련을 극복하면서 개벽의 함성으로 온 누리에 희망을 준 것이다. 원기28년(1943년) 교조의 열반 후 정산종법사는 19년동안 재위 하면서 교단, 국가, 인류의 나아갈 방향을 실천으로 보여 주었다.

원기30년(1945년) 해방으로 무질서한 한국 사회를 걱정하고 찬동을 얻어 '전재동포 구호사업' 을 전개하여 '허영의 생활을 안분의 생활로, 원망생활을 감사의 생활로' 등의 구호와 전단지의 전달사업과 강연회 등으로 국민정신을 일깨우고 '건국론'을 저술, 정계지도자들과 교단 동지들에게 제시한 것이다. '구호사업과', '건국사업'등을 통해 원불교의 존재 가치와 역할을 고취한 것이다. 원기33년(1948년)교헌을 제정 공포했다. 정식교명을 확정, 제1조에는 '본교는 원불교로 칭한다'하고, 종전의 회규 5조에 '석가모니불을 교주로 숭배한다'는 조항을 완전 삭제한 것이다. 이로써 주체성과 법치교단의 틀을 갖추었다.

교당, 전문 기관설립, 사회 개벽
교육기관으로 원기31년(1946년)에는 대종사가 제시한 '유일학림'을 인재양성 전문기관으로 설립하였다. 총부에는 선원을, 영산에는 학원을 두어 전무출신을 양성해 왔다. 그 당시 중등부는 원광 남녀 중·고등학교로, 전문부는 원광대학교로 각각 발전시켜 소태산대종사의 '타자녀교육'의 사상을 유감없이 실현했다.

원기34년(1949년) 에 '원광'을 창간하고 원광사를 설립하여, 휴간한 '회보'를 원광으로 발전시키며 '일원지광 편조시방'이라는 휘호를 써 주었다. 원기35년(1950년) 6·25 한국동란이 터지자, '과거반상차별 시대에 맺혔던 원진이 터진 것이다'라 말하고 장차 한민족이 겪게 될 고통을 염려하였다. 총부는 북한군의 부대본부가 되고 정산종사는 총부를 지켰다.

원기38년(1953년)에는 제1대 성업봉찬 대회를 원광대학운동장에서 재가 출가 5천여명이 모여 성대하게 거행했다. 총결산은 의무교도 32,244명(일반신도 290,196명), 전무출신 260여명, 교당50개, 교육기관3, 자선기관7, 출판기관 1개 등 18개의 기관을 설립하게 됐다. 12년 동안 교당 수 2.5배, 전무출신 3.3배, 교도수 6배 이상의 발전을 가져온 교세성장의 황금기를 맞이한 것이다.

정산종사의 4대 경륜실현, 대내외적 실천과제 천명
원기46년(1961년) 정산종법사는 일제말기의 압정과 8·15, 6·25 등의 혼란기에 교단을 이끌어왔다. 그러한 중에도 교재정비, 기관확립, 정교동심, 달본명근 등의 사대경륜을 주요 실천과제로 계획, 실천하였다. 교재정비의 일환으로 〈정전〉과 〈대종경〉을 비롯한 〈예전〉을 편찬하여 대중과 사회교화의 기본 자료를 갖추었다. 기관확립은 교화, 교육, 자선, 생산 등 여러가지 기관을 설립하여 인재, 경제, 사업의 근거를 갖춰 종합적으로 발전시키려는 것이다. 정교동심은 정치와 종교가 서로 합심, 합력하여 평화와 평등세계를 함께 건설 하자는 것이다. 달본명근은 교단발전에 노력하면서 자신의 신앙수행생활에 더욱 정진하여, 본래 성품을 깨치고 생사해탈을 얻으며 모든 일에 근본을 잃지 말자는 것이다.

인류의 희망, 삼동윤리 선포
원기46년 정산종법사는 "삼동윤리의 첫째 강령은 동원도리니, 곧 모든 종교와 교회가 그 근본은 다 같은 한 근원의 도리인 것을 알아서 서로 대동 화합하자는 것이요, 그 둘째 강령은 동기연계니, 곧 모든 인종과 생령이 근본은 다 같은 한 기운으로 연계된 동포인 것을 알아서, 서로 대동 화합하자는 것이요, 그 셋째 강령은 동척사업이니, 곧 모든 사업과 주장이 다 같이 세상을 개척하는 데에 힘이 되는 것을 알아서, 서로 대동 화합하자는 것이다"고 선포했다. 이 해 5월, 정산종법사의 원력사업으로 전무출신 요양재단인 법은재단이 설립됐다. 이듬 해 세수 62세, 법랍 45년, 종법사 재위 19년의 생애를 마치고 열반하였다.

정산종사가 인류 보편적 삶의 윤리와 도덕을 세 가지로 집약하여 발표 한 것은 어떠한 의미가 있는 것일까? 원불교가 교단 내에서 일원상진리에 준거한 평등한 종교사업으로 모범을 보이며, 어떠한 계층이나 계파, 학연, 지연 등의 편파적 경영으로 구성원들이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미리 경고한 의미가 있다. 나아가 종교사회가 갈등이 심한 현재적 상황을 간파하여 근원적으로 하나의 세계를 향해 일하도록 인류가 나아갈 지향점을 밝혀 준 것이다.

<교화연구소/ 100년 총람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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