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병을 치료하지 않으면 영원한 고통의 씨앗이 되고, 마음의 자유를 잃어 자력 없이 끌려 다니다 자살도 하고, 자기 스스로 고통을 만들어 죄에서 죄로 고에서 고로 들어가 다시 회복할 기약이 없게 되나니라.(〈대종경〉 수행품 56장)

마음병에 대한 대종사의 진단이다. 그렇다면 이 병은 정말 무서운 병이 아닐 수 없다. 병인 줄도 모르면 낫고 싶어도 나을 수 없는 병. 불치병이 되어버릴 것이다. 그렇기에 예수와 부처, 대종사와 같은 성현들이 우리 곁에 온 것이 아닐까? 우리 마음의 병을 치료해주려고 말이다. 그럼 어떻게 하라고 했나?

잠깐!! 치료에 앞서 먼저인 것은 내가 아프다는 것을 알아차리는 것이다. '나는 아프지 않는데', '내 마음은 멀쩡한데', '나는 아무 문제 없어'라고 생각할 것이다.

나 또한 그럴 때가 많다. '내가 짜증이 나는 것은 너(그 일) 때문이야. 나는 괜찮아' 하지만 감정이 일어나고 힘이 든다. 상대방이야 어떻든 우선 내가 힘들면 문제인데 인정하려 않는다. 그 순간을 참는다든지, 다른 쪽으로 관심을 돌려서 아픔에서 벗어나려 한다. 그리고 머릿속으로 생각한다. '나는 멀쩡해, 괜찮아'

그러나 항상 사람과 장소만 바뀔 뿐 같은 문제로 같은 상황이 일어난다. 참으로 신기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다 결국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큰 경계로 옴싹달싹 할 수 없을 때가 와야 비로소 인정한다. 항상 반복되는 경계에서 누가 바뀌어야만 할까? 그 경계가 없는 곳으로 내가 떠나야 할까?

기본적으로 우리들은 잘못을 인정하는 것을 거부하고 힘들어한다. 더구나 마음에 병이 들었다고 인정하는 것은 '내가 마음을 잘못 써서 아프다'고 생각하거나, '나는 이것 밖에 안되는 존재야'라고 자신을 규정 짓기 때문이다. '내가 못나서 이것 밖에 할 수 없어'. '내가 잘못했기 때문에 그런 거야' 라고 내가 만든 부정적인 감정과 생각으로 나를 괴롭히는 것이다.

여기 감기 걸린 한 사람이 있다. 그것이 나쁜 것인가? 감기 걸린 사람을 미워하고 손가락질 하겠는가? 아니다. 약을 챙겨주고 편히 쉴 수 있게 배려해준다.

마음의 병도 우리의 마음에 잠깐 감기가 든 것이다. 그것을 인정하지 않고, 괜찮다고 억지웃음 지어 보인다. 속에서는 곪아 터지려 하고 있는데 말이다. 그냥 인정해주자. 내 마음이 아프구나. '얼마나 아팠니' 하고 내 스스로를 꼬옥 안아주자.

'나는 이것밖에 안돼?' '그래 나는 이것밖에 안돼!'하고 인정해준다. 그렇게 해주면 자연스럽게 치유의 준비가 된 것이다.

마음병의 근원을 알지 못해 다스리지 못한다면 억지 긍정만 하면서 살아가는 것에 불과하다.

대종사는 마음병의 치료를 3단계로 밝혔다. 첫째 마음병의 고백, 둘째 진단의 순응, 셋째 완치까지의 정성이다. 하나씩 공부해 보자.

<김제교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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