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유무념실천 조목은 '자녀에게 행복문자 보내기'이다. 자녀들이 학원수업으로 늦게 귀가하고, 나는 이른 시간에 출근함으로 인해 자녀들과의 대화나 소통에 부족함을 느껴 문자로나마 아빠의 존재감을 느끼게 해 주기 위해서 조목을 정했다. 아이들에게 지나칠 정도로 심각하고 진지함으로만 각이 잡혀 있는 그런 아빠였기에 내가 그어놓은 보이지 않은 경계선을 넘어오는게 아이들로서는 상당히 조심스러웠던 것 같다.

오랜 기간을 통해 유무념 대조표로 마음을 챙기는 지금은, 휴대폰 메시지를 통해 간단한 아침인사나 격려글로 힘이 되어주고, 나의 간절한 자녀사랑 메시지가 서로의 기운이 통해 자녀가 심신간 건강하고 꿈과 목표로 행복한 인생을 설계할 수 있게 기도도 해본다. 또한 출근길을 가르며 오늘은 어떤 내용의 문자를 보내볼까 하며 아이들의 얼굴을 그리는 내 마음은 괜시리 설레이고 힘이 넘쳐난다.

이제는 유무념 점검표가 없이도 습관이 몸에 배어 하루도 빠짐없이 내딸 내아들에게 문자보내기가 일상이 되었고 매일 아침 하루일과의 시작을 알린다. 유무념의 실천과 점검을 통해 나를 바꾸었고 내 가정의 변화됨을 느끼며 그와 더불어 많은 긍정의 에너지가 통하였음을 분명 깨달았다.

하루하루 거듭할수록 굳어 있던 내 마음의 유연해짐을 스스로 알아지고 더 이상 딱딱한 부녀,부자관계가 아닌 수다를 떨고 서로의 옆구리를 간질거리는 친구가 된다. 이젠 권위적이고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의무적인 자녀사랑이 아닌 아이들의 눈높이로 아이들 입장에서 마주하는 아빠, 내 자신과 세상을 바라보는 내 마음을 다시 한번 챙겨보게 된다.

아이들은 지금 10대 청소년 시기를 보내고 있다. 웬만한 일은 스스로 할 수 있는 나이겠지만 나에게는 아직도 철부지라는 생각이 앞서 가끔 아빠 걱정도 해주고, 점잖게 배려도 해주고, 때로는 머리를 숙이기도 한다. 이런 소소한 것들이 내겐 기쁨으로 다가와 어떨때는 뒤돌아서서 씨~익 웃음 지으며 나만의 작은 행복을 만끽해 본다.

내 자녀와 내가 눈을 맞추고 안아주며 서로의 체온을 느끼고 심장뛰는 소리에 들을수 있다면 그 사이에 사랑과 감동은 절로 쌓여갈 것이라 믿는다. 오늘도 어김없이 내 사랑하는 딸,아들에게 행복 메시지를 보낸다.

"사랑하는 우리 딸, 아들! 하늘 한번 올려다보렴. 높고 구름한점 없는 파란 하늘이 니들 마음처럼 참 맑고 이뿌구나. 소중한 하루, 행복한 하루되길. 그리구 아빠 딸, 아빠 아들로 태어나 줘서 고마워. 사랑해."

<수원교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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